지난 여름, 전 국민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런던 올림픽 모두 기억하죠? 그중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른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일명 ‘손연재 에어컨’이라 불리는 에어컨을 판매한 회사에서는 ‘손연재 선수가 메달을 획득하면 구입자에게 모두 현금 ☆원을 드립니다(①)’와 같은 이색 마케팅을 했습니다. 한편 경쟁업체에서는 ‘8월 한 달 동안 온도가 33℃ 이상인 무더위가 지속되면, 최대 ◎만 원을 돌려드립니다(②)’와 같은 이벤트를 진행했고요.
기업들의 이러한 마케팅은 확률 덕분에 가능합니다. 선수들의 지난 기록이나 기상청에서 발표한 최근 몇 년간의 날씨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계산해 이벤트를 진행하거든요.
실제로 손연재 선수의 지난 경기 성적을 모아 ‘메달을 딸 확률’을 계산해 본 결과, 그 확률이 그리 높지 않았던 거예요. 그래서 에어컨 회사에서는 이런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손연재 선수는 메달권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내며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어요. 아쉽게도 메달 획득에는 실패하면서 국민들은 아쉬움이 컸지만, 에어컨 회사는 아마 가슴을 쓸어내렸을 거예요.
또한 ‘무더위가 한 달간 지속될 확률’을 구해 보면, 아무리 폭염 기간이 오래 지속되더라도 한 달 내내 기온이 33℃ 이상을 유지할 확률은 적어요. 하지만 고객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죠. 업체에서는 이런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해 낮은 확률에 큰 선물을 거는 이벤트를 종종 진행한답니다.
이처럼 확률은 마케팅과 경제활동에도 쓰이고 있어요.이외에도 통계와 함께 강수확률과 같은 날씨는 물론,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월드컵 8강 진출 경우의 수와 같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확률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놀이로 배우는 확률!
학교에서 배우는 ‘확률’을 떠올리면, 주사위나 카드가 가장 먼저 생각나죠? 그 중 주사위는 대부분 정육면체 모양으로 등장하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특별한 주사위를 만나볼까 해요. 이 주사위는 1975년 경주 안압지에서 발굴된 주사위예요. ‘주령구’ 또는 ‘목제 주령구’라고 불리는 이 주사위는 ‘십사면체주사위’랍니다.
주령구의 면 중 6개는 정사각형, 8개는 육각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주령구는 각 면에 ‘소리 없이 춤추기’ ‘시 한 수 읊기’ ‘얼굴을 간질여도 꼼짝 않기’ ‘여러 사람 코 두드리기’ 등 14개의 벌칙이 적혀 있는 재미난 주사위랍니다.
그럼 오늘은 특별히 주령구를 이용한 ‘확률 문제’를 만나 볼까요? 단, 주령구의 각 면이 나올 확률은 모두 같다고 약속합니다.
★ 주령구 놀이 ★
문제 창규는 친구들과 함께 주령구 놀이를 하기로 했다. 창규가 첫 번째로 주령구를 던져 ‘소리 없이 춤추기’가 나왔을 때, 다음 순서에 다시 ‘소리 없이 춤추기’가 나올 확률은 얼마인가?
풀이 창규가 첫 번째로 주령구를 던져 ‘소리 없이 춤추기’가 나온 사건을 A라고 하자. 주령구의 벌칙은 모두 14가지이고, 그 중 ‘소리 없이 춤추기’는 1가지이므로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1/14이다.
창규가 그 다음 순서에서 주령구를 던져 다시 ‘소리 없이 춤추기’가 나올 사건을 B라고 하자. 그럼 사건 A와 같은 이유로 사건 B가 일어날 확률 역시 1/14다. 사건 A와 B는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별개의사건이다. 따라서 사건 A와 B가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1/14×1/14=1/196이다.
참고 주령구의 14가지 벌칙은 모두 1가지씩이다. 따라서 모든 벌칙이 나올 확률은 같다. 창규가 처음 ‘소리 없이 춤추기’에 걸린 다음, 또 다른 벌칙(시 한 수 읊기, 얼굴을 간질여도 꼼짝 않기 등)에 걸릴 확률도 1/196이다!
확률, 이것만은 꼭!
학생들은 초등 6학년 때 경우의 수를 처음 배웁니다. 따라서 중학교 때 배우는 경우의 수와 확률은, 다른 단원에 비해 익숙하죠. 다만 배운 지 2년이 지나고 개념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중학교에 올라와 배우는 확률에서는 사건을 다루는 범위가 넓어지고, 여러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 등 복잡한 형태의 문제가 나옵니다. 그 중 학생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은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것입니다. 즉, ‘사건 A 또는 사건 B가 일어날 확률’과 ‘사건 A와 사건 B가 동시에 일어날 확률’을 구분할 줄 알아야 확률을 정복할 수 있죠.
이 두 가지가 헷갈린다면 사건 A가 사건 B를 대신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장갑을 끼고 양말을 신어야 하는 경우에는 장갑이 양말을 대신할 수 없으니, 이 사건은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에요. 하지만 구두를 신어야 할지 운동화를 신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에는 구두가 운동화를 대신할 수 있으니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죠.
어때요? 이제 정확히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이 생겼나요?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은 곱사건,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합사건으로 계산하면 된답니다!
지은정 선생님의 특별 처방전!
수학 교과서를 읽어 본 적 있나요? 국어 교과서도 아닌데, 문제뿐인 수학 교과서를 어떻게 읽느냐고요?! 알고 보면 수학 교과서에도 곳곳에 ‘읽을거리’가 많답니다. 만약 공들인 만큼 수학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면 가장 먼저 ‘자신의 수준에 맞는 학년의 교과서’를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해요! 오늘은 수학 교과서를 200%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 수학 교과서 200% 활용하기! ★
첫째, 천천히 수학 교과서를 읽으세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 교과서에서 문제만 풀려고 합니다. 보통 각 단원의 앞이나 뒤에 등장하는 ‘읽을거리’는 그냥 넘어가죠. 물론 문제의 유형을 익혀서 그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정복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관련된 설명은 모든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둘째, 풀이과정을 쓸 땐, 늘 ‘왜’라고 질문하며 넘어가세요.
문제를 풀면서 이 질문에 항상 대답할 수 있다면, 그 문제를 정확히 이해한 겁니다. 만약 대답을 할 수 없다 해도, 그냥 넘기지 말고 지식과 자료를 총 동원해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세요.
셋째, 수학 교과서 설명에 어울리는 예를 찾아보세요.
한 문장을 읽고 어떤 의미인지 이해한 뒤, 알맞은 생활 속 예시나 관련된 문제를 찾아보세요. 자신만의 특별한 예를 찾는다면 해당 개념을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넷째, 수학 교과서에서 나온 문제를 어떻게 바꿀 수 있고, 다른 풀이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 보세요.
이 방법은 가장 훌륭한 수학 공부 방법입니다. 선생님들이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여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여러분이 바꾸어 본 문제가 시험 문제로 나온다면 정말 짜릿하겠죠?
마지막으로,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을 도와 주세요.
문제만 풀어 줄 것이 아니라 풀이과정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다 알고 있어’라고 생각했던 문제에서도 정확히 모르고 넘겼던 작은 빈틈을 찾아 메울 수 있습니다.
수학은 논리적인 글쓰기와 말하기를 익힐 수 있는 과목입니다. 수학 교과서에는 논리적으로 상황을 설명한 글이 많이 실려 있죠. 따라서 수학 교과서를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은 논리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알게 모르게 ‘논리적인 글쓰기’를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만약 여기에 ‘나만의 풀이’를 더해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연습을 한다면 ‘논리적인 말하기’까지 훈련할 수 있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수학 교과서를 더욱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