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 우리 거울공주 하나가 또 욕심을 내는구나. 거울 좋아하는 건 엄마를 꼭 닮았네. 그럼 우리 하나가 좋아하는 거울도 사고, 집에서 아빠랑 요술 거울을 만들어 볼까?”
“오~, 좋아요! 요술 거울 얼른 만들어 볼래요.”
거울로 만든 요술 상자, 만화경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동화 백설공주에서 왕비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에게 늘 이렇게 질문을 하곤 한다. 거울은 사과와 함께 백설공주의 상징으로, 빛의 반사를 이용해 물체의 모습을 비추는 신기한 물건이다.
거울의 시작은 매우 오래 전인 청동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지금과는 다르게 청동으로 거울을 만들었다. 물건의 모습을 비추는 용도보다는 권력이나 부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오늘날의 거울은 1508년에 이탈리아의 달가로우 형제가 발명했다. 유리 뒤에 은을 코팅해 물건의 모습이 반사되어 보이게 하는 원리다.
물건의 상을 비추는 거울을 이용해 재밌게 수학을 공부할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만화경’을 만들어 보자. 만화경은 거울로 된 통 안에 형형색색의 유리구슬이나 종이를 넣어 아름다운 무늬를 볼 수 있도록 만든 도구다. 만화경을 만든 사람은 1817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브루스터로, 1817년에 만화경으로 특허를 받았다. 브루스터는 1819년에 <;만화경의 이론>;이란 논문을 써서 만화경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만화경을 만드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의 평면거울 3장을 정삼각형 통모양으로 만든다. 그런 다음 통 안에 알록달록한 구슬을 넣는다. 구슬은 첫 번째 거울에 비춰지고, 그 모습은 다시 두 번째 거울과 세 번째 거울에도 비춰진다. 그리고 다시 그 상은 첫 번째 거울에 비춰지면서 무한한 무늬를 만든다. 몇 개의 구슬만 있어도 거울 속에 상이 무수히 비춰 아름답고 신비로운 무늬를 만드는 것이다.
만화경으로 만든 무늬는 복잡해 보이지만, 일정한 거울 반사 원리를 따른다. 그 결과 반복과 대칭, 무한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아하! 생각이 쑥쑥! 거울로 배우는 도형의 합동과 반사
<;실험1>;을 통해서는 여러 개의 거울을 이용해 무수히 반사해 신비한 무늬를 볼 수 있는 만화경을 만들었다면, <;실험2>;에서는 하나의 평면거울을 이용해 무늬를 만들어 보았다. 그렇다면, 거울을 이용한 만들기에서 어떤 수학적인 개념을 찾을 수 있을까?
거울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물체의 모습을 똑같이 비춰 준다는 점이다. 즉 거울 밖의 모습과 거울 속의 모습이 똑같다. 기하학에서는 이렇게 도형의 모양이 똑같아 완전히 포개지는 것을 ‘합동’이라고 한다.
그런데 거울 밖의 모습과 거울 속의 모습이 정말 똑같을까? 아래 그림은 물체를 거울에 비추었을 때 보이는 모습이다. 거울 밖의 물건과 거울에 비친 물건의 상이 정말 같은지 유심히 관찰해 보자.
거울 밖에서 3시를 나타낸 시계가 거울상에서는 9시를, 거울 밖에서 오른손을 든 판다는 거울상에서는 왼손을 든 모습을 하고 있다.
수학에서는 이렇게 거울에 비춘 도형의 움직임을 ‘반사’라고 한다. 반사 된 물체의 모습은 왼쪽이 오른쪽으로, 오른쪽이 왼쪽으로 돼 물체가 뒤집어진 것과 같다. 즉, 거울을 통해 비춰진 물체는 앞뒤가 바뀐 셈이 된다. 반사는 회전, 대칭과 더불어 기하학에서 도형을 다루는 중요한
성질이다.
한편 거울 반사는 만화경과 같은 놀이를 넘어 예술에서 응용되고 있다. 형태나 색깔의 착시를 이용한 ‘옵티컬 아트’를 하는 예술가들은 작품에 거울을 종종 활용한다. 거울 반사로 만든 무늬는 단순한 형태로 반복되고 끝없이 퍼지면서 프랙털 구조를 만든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착시를 일으켜 옵티컬 아트에 제격이다. 늘 가까이에 있는 거울을 이용해 신비로운 옵티컬 아트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