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1 몬스터와 대칭은 어떤 관계?
몬스터? 혹시 괴물인가? 나타나기만 해 봐. 내 펀치로 날려 버리겠어! 그런데 빨리 찾지 않으면 수학계에 위협이 되겠지? 몬스터를 빨리 찾기 위해 힌트인 대칭부터 알아보자구!
‘대칭’이란 무엇일까?
대칭이라고 하면 나비처럼 좌우가 같은 모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수학에서 대칭은 단순히 생김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대상을 자유자재로 이동시켜도 원래 모양과 똑같은 것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동을 수학에서는 ‘변환’이라고 한다. 변환에는 회전이동과 평행이동, 반사, 미끄럼반사가 있다.
따라서 대칭이란 어떤 대상을 변환했을 때 처음과 같은 모양과 크기, 같은 위치에 놓이는 것을 말한다. 특별히 이런 변환을 모아 놓은 것을 ‘대칭 집합’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도형은 회전이동 또는 반사를 대칭으로 갖는다.
하지만 띠무늬나 테셀레이션 등 여러 도형이 무늬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는 회전이동과 반사뿐만 아니라 평행이동과 미끄럼반사에 대해서도 대칭이 된다.
그렇다면 대칭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수학적인 대칭 연구는 기원전 500년 경 피타고라스학파의 수학자 테아이테토스가 정삼각형 또는 정사각형,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입체도형을 작도하는 데서 시작됐다. 결국 테아이테토스는 정사각형 6개로 둘러싸인 정육면체와, 정삼각형 20개로 둘러싸인 정이십면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처럼 대칭적 성질을 갖는 새로운 도형을 찾아내는 것은 대칭 연구 중 하나다.
대칭에 대한 연구는 프랑스의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가 남긴 60쪽 남짓의 논문을 통해 크게 발전했다. 수학들은 지금도 3차원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대칭 성질을 갖는 새로운 도형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추적2 몬스터는 대칭도형일까?
대체 대칭이랑 몬스터가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대칭에 대해 알아봐도 전혀 모르겠잖아! 혹시 우리 아버지의 4차원 큐브처럼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존재가 아닐까? 아니면 큐브처럼 생긴 각진 괴물이던가? 어쨌든 도형의 대칭에 대해 알아보면 좋을 것 같아. 어때 내 생각이?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9/M201207N006_1.jpg)
정다각형의 대칭 모임, 정이면체군
모든 대상에는 하나 이상의 대칭이 반드시 존재한다.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360° 회전을 하면 항상 원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다각형에는 대칭이 몇 개나 있을까? 신기하게도 정n각형(n≥3)은 항상 n개의 회전 대칭과 n개의 반사 대칭을 가진다. 즉 대칭의 개수는 총 2n개다. 일반적으로 한 꼭짓점과 마주보는 변의 중점을 이은 직선이나 마주보는 두 꼭짓점을 이은 직선, 또는 마주보는 두 변의 중점을 이은 직선이 반사의 대칭축이 된다.
수학자들은 정다각형의 이런 특별한 성질을 묶어 ‘정이면체군(Dn)’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D₃은 정삼각형, D₄는 정사각형이 가지고 있는 대칭의 모임을 뜻한다.
정삼각형 대칭군
정삼각형에는 360°, 240°, 120° 회전이동과, 한 꼭짓점과 마주보는 대변의 중점을 이은 직선을 대칭축으로 하는 3가지 반사를 포함해 총 6가지 대칭이 있다. 이 집합에서 임의의 두 원소를 뽑아 곱하면 정삼각형 대칭 집합의 원소가 돼, 정삼각형의 대칭은 대칭군이 된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240° 회전이동과 120° 회전이동을 곱해 보자. 여기서 곱셈은 두 이동을 차례로 시행하면 된다. 따라서 정삼각형을 240° 회전한 뒤, 다시 120° 회전하면 된다. 그러면 처음의 정삼각형이 돼 대칭 집합에 속한다.(*수학에서 회전이동은 시계방향을 따른다.)
정삼각형에는 360°, 240°, 120° 회전이동과, 한 꼭짓점과 마주보는 대변의 중점을 이은 직선을 대칭축으로 하는 3가지 반사를 포함해 총 6가지 대칭이 있다. 이 집합에서 임의의 두 원소를 뽑아 곱하면 정삼각형 대칭 집합의 원소가 돼, 정삼각형의 대칭은 대칭군이 된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240° 회전이동과 120° 회전이동을 곱해 보자. 여기서 곱셈은 두 이동을 차례로 시행하면 된다. 따라서 정삼각형을 240° 회전한 뒤, 다시 120° 회전하면 된다. 그러면 처음의 정삼각형이 돼 대칭 집합에 속한다.(*수학에서 회전이동은 시계방향을 따른다.)
정육면체와 정팔면체는 같다?!
입체도형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육면체의 대칭은 24개다. 여섯 개의 면은 각기 맨 아래 위치할 수 있는데, 이 때 서로 마주보는 면의 중심을 관통하는 축을 택해 90°, 180°, 270°, 360° 회전시킬 수 있으므로 6×4=24개다. 그런데 정육면체에는 왼쪽 그림과 같이 두 가지 반사가 있다. 이 반사는 모든 회전 대칭에 대해서도 적용되므로, 정육면체의 대칭의 개수는 24×2=48개다. 48개의 대칭들이 모여 이른바 정육면체 대칭군을 이룬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정팔면체도 정육면체 대칭군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정육면체와 정팔면체는 특별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육면체 여섯 개 면은 정팔면체의 여섯 개 꼭짓점으로 바꿀 수 있고, 정육면체의 여덟 개 꼭짓점은 정팔면체의 여덟 개 면으로 바꿀 수 있다.
둘의 관계는 숫자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육면체는 정팔면체에, 정팔면체는 정육면체에 안에 딱 맞게 들어갈 수 있다. 각 면마다 가운데 점을 찍어 서로 이웃한 면의 점을 이으면 된다. 정육면체와 정팔면체의 이런 특별한 관계를 수학에서는 ‘쌍대성’이라고 부른다. 쌍대성이란 한쪽의 대칭이 자동적으로 다른 쪽의 대칭이 되는 것으로, 생김새는 서로 다르지만 대칭이라는 성질 안에서 둘은 같다는 의미다.
추적3 방정식에도 대칭이 있다?!
4차원 큐브에 대칭이 384개나 있다니 신기하지 않아? 4차원 큐브를 앞으로 더 소중히 다뤄야겠어. 그나저나 정다각형의 대칭까지 알았으니, 대칭은 다 알아본 게 아닐까?
잠깐! 내 최첨단 장비로 검색을 해 보니, 방정식에도 대칭이 있다고 나오는데…. 근데 대체 방정식 어디에 대칭이 있다는 거지? 내 직감에 의하면 여기에 뭔가 중요한 단서가 있을 것 같아.
5차 방정식의 해법은 없다?!
방정식의 해법을 찾는 일은 수학자들의 오래된 과제였다. 어떤 방정식이 주어져도 단 하나의 공식으로 방정식의 근을 구할 수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2차방정식의 해법은 정확히 누가 언제 개발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100년 경 고대 그리스인들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차, 4차방정식은 오랜 기간 풀리지 않는 난제였는데, 16세기 이탈리아 수학자 니콜로 타르탈리아와 로도비코 페라리에 의해 각각의 해법이 고안됐다.
이제 문제는 5차방정식의 해법을 찾는 것.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은 5차 방정식의 해법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 그 결과 19세기 노르웨이의 수학자 닐스 아벨과, 프랑스의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가 5차 방정식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5차 이상의 방정식에서 일부는 계수들의 사칙연산과 거듭제곱근을 이용하여 근을 나타낼 수 있지만, 모든 방정식의 근은 표현할 수 없다는 걸 알아낸 것이다. 실제로 2차, 3차,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살펴보면 모두 사칙연산과 거듭제곱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방정식의 근에 대칭이 있다?
방정식의 근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사면체, 정이십면체 등 다양한 도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차방정식 x4=2의 근은 정사각형으로 표현된다. x4=2의 네 근을 아래 그림과 같이 나타낸 뒤 선으로 이으면 정사각형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네 근을 차례대로 A, B, C, D라고 하면 A+C=0이고 B+D=0이다.
이제 정사각형을 90° 회전이동 해 보자. 그러면 A+C=0과 B+D=0은 각각 B+D=0, C+A=0으로 바뀌고, 이들은 여전히 참이 된다. 정사각형 역시 90° 회전이동에 대해 대칭이 된다. 정사각형이 갖는 8가지 대칭 변환을 모두 해 봐도 A+C=0과 B+D=0에 대응되는 식은 여전히 참이 된다.
따라서 x4=2는 정사각형과 똑같은 대칭군을 갖는다. 방정식이 가지고 있는 성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정식의 근이 사각형 대칭군을 이루면 근을 거듭제곱근으로 나타낼 수 있다. 삼각형과 오각형처럼 소수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다각형이 대칭군을 이룰 때에도 마찬가지다.
2차 방정식의 근은 항상 제곱근으로 나타낼 수 있고, 3, 4차 방정식의 근은 모두 사각형 대칭군 또는 소수 개의 변으로 이루어진 다각형 대칭군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5차 이상의 방정식에서는 50%만이 이런 꼴로 표현된다.
즉 x5=2처럼 거듭제곱근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있고, x5+6x+3=0처럼 불가능한 것도 있다. 따라서 5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추적4 알람브라 궁전에서 대칭을 찾아라!
헐~. 뭐가 이렇게 어려운 거야? 완전 멘붕인데? 아니 대칭은 건축물이나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거미줄 치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대칭을 찾으면 얼마나 좋아.
내가 한 번 찾아볼게. 다들 알잖아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내 능력! 어디 보자, 어?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에 특이한 무늬가 있는 걸? 같은 무늬가 계속해서 반복돼.
그래? 우리가 또 궁금한 건 못 참지. 바로 출동이다!
발자국의 대칭 개수는?
발자국으로 나타낼 수 있는 대칭의 개수가 몇 개인 줄 알아? 갑자기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알람브라 궁전에 숨은 대칭은 일명 ‘평면대칭군’이라 불리는 녀석들이지. 즉, 평면에서 가질 수 있는 대칭을 모두 모아 놓은 것이라구. 발자국 대칭은 평면을 구성하고 있는 띠무늬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미리 알아둬야 하지.
대칭을 기준으로 발자국을 분류하려면, 먼저 180° 회전이동과 반사, 미끄럼반사가 있는지 조사해야 해. 이것을 고려하면 총 7가지의 대칭이 나오는데, 이것을 ‘띠무늬군’이라고 부르지. 아래 표를 잘 보라구!
* ( )는 두 변환의 곱셈에 의해 새로 생긴 대칭을 뜻한다.
대칭의 궁전, 알람브라
스페인 그라나다에 위치한 알람브라 궁전은 대칭에 매료된 수학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전세계 어느 곳에도 17가지
대칭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학자들 이 곳에 방문하면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궁전의 벽, 천장, 바닥을 샅샅이 살펴 17가지 대칭의 예를 모두 찾기 위해 노력한다.
같은 모양을 무한히 반복해서 평면을 덮을 수 있는 무늬는 무한히 많다. 하지만 다른 무늬를 가지고 있어도 같은 대칭적 특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대칭성을 가지는 무늬끼리 묶어 분류하면 17가지밖에 되지 않는다. 이를 수학자들은 ‘평면대칭군’이라 부른다. 평면대칭군은 결정의 내부 구조나 분자 구조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그런데 알람브라 궁전은 수학자들이 평면대칭군을 발견하기도 전인 1300년경에 지어져 놀라움을 더한다. 당시 궁전을 장식하던 아랍 예술가들은 궁전의 벽면에 누가 더 정교한 무늬를 흥미롭게 나타내는지 경쟁했다. 이 때문에 정사각형 타일에서 벗어난 아름다운 무늬를 그려넣기 시작했다. 그 결과 평면에서 표현할 수 있는 많은 무늬들이 만들어졌고, 알람브라 궁전 곳곳에 평면대칭군이 남겨지게 됐다.
물론 아랍 예술가들이 평면에 나타낼 수 있는 있는 문양이 17가지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19세기까지 발전한 수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시 17가지 대칭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모두 표현한 것만으로 놀라움을 자아낸다.
같은 종류의 대칭을 찾아라!
거미줄을 타고 알람브라 궁전을 한 바퀴 휙 돌아봤어. 그런데 17개 대칭을 모두 찾기가 쉽지 않겠더라고. 서로 다른 무늬가 수십 개거든. 내가 찍은 사진 좀 보라고. 이들 중에서 같은 대칭을 찾을 수 있겠어?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도 잘 모르겠지? 전혀 다른 무늬인데 같은 것을 찾으라니,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이 곳에서 만난 미국의 수학자 존 호튼 코웨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알겠더라고. 그 방법은 회전이동과 반사, 평행이동, 미끄럼반사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는 거야. 이 때 색은 고려하지 않아. 그러면 1번과 4번을 제외한 2, 3, 5, 6번이 같은 대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2, 3, 5, 6번은 모두 정사각형의 각 꼭짓점을 기준으로 90°, 180°, 270°, 360° 회전이동에 대칭이야. 또한 정사각형에서 평행하지 않은 서로 다른 두 변과 양 대각선을 대칭축으로 하는 반사와 미끄럼반사를 할 때 원상태로 되돌아오지. 이런 평면 무늬를 수학자들은 *442이라고 표기한다더군.
그렇다면 1번은 어떤 대칭을 가지고 있을까? 333으로 표기되는 이 무늬는 정삼각형의 각 꼭짓점을 기준으로 120°, 240°, 360° 회전이동 할 때만 대칭이 되는 도형이야. 4번은 정사각형의 각 꼭짓점을 기준으로 90°, 180°, 270°, 360° 회전이동에 대칭이고, 또한 정사각형의 평행하지 않은 서로 다른 두 변을 대칭축으로 한 반사와 미끄럼반사에 대해 대칭이지. 이런 무늬를 4*2라고 표기해.
추적5 거울대칭은 수학계의 뜨거운 이슈
알람브라 궁전에 대칭을 찾느라 뛰어다녔더니 내 아름다운 머리가 많이 헝클어졌네. 어디 거울 좀 볼까? 앗! 잠깐, 아름다운 내 얼굴을 볼 수 있는 이 거울도 대칭이잖아! 우리가 거울대칭을 놓치고 있었어. 나와 함께 거울대칭의 대표 연구자를 만나러 가자구!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9/M201207N006_3.jpg)
저는 최근에 벽횡단 공식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어떤 다양체가 시간에 따라 움직인 궤적을 보면 계속 같은 성질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벽을 만나면서 그 모습이 확 바뀌는데, 이 때 두 다양체는 거울대칭을 이루죠. 하지만 이 벽을 지나가려면 공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벽횡단 공식이라고 부르죠.
조금 어렵나요? 그렇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수학에서 거울대칭은 도형의 생김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도형이 가지고 있는 숫자적 성질에 대한 것이라는 걸요.
* 다양체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다른 기하학에서 도형을 뜻하는 말이다.
* 오일러표수는 입체도형에서 꼭짓점 수-모서리 수+면의 개수를 말한다.
알람브라 궁전에 대칭을 찾느라 뛰어다녔더니 내 아름다운 머리가 많이 헝클어졌네. 어디 거울 좀 볼까? 앗! 잠깐, 아름다운 내 얼굴을 볼 수 있는 이 거울도 대칭이잖아! 우리가 거울대칭을 놓치고 있었어. 나와 함께 거울대칭의 대표 연구자를 만나러 가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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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벽횡단 공식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어떤 다양체가 시간에 따라 움직인 궤적을 보면 계속 같은 성질을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벽을 만나면서 그 모습이 확 바뀌는데, 이 때 두 다양체는 거울대칭을 이루죠. 하지만 이 벽을 지나가려면 공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벽횡단 공식이라고 부르죠.
조금 어렵나요? 그렇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세요. 수학에서 거울대칭은 도형의 생김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도형이 가지고 있는 숫자적 성질에 대한 것이라는 걸요.
* 다양체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아닌 다른 기하학에서 도형을 뜻하는 말이다.
* 오일러표수는 입체도형에서 꼭짓점 수-모서리 수+면의 개수를 말한다.
◀ 끈 이론에서는 일정한 조건을 주면 시간에 따라 쌍곡면의 모양은 조금씩 바뀌는데, 어느 순간 벽을 만나면 그 모습이 확 바뀐다. 이 때 벽을 기준으로 두 쌍곡면의 불변량은 거울대칭을 이룬다. 수학자들은 이 벽을 지나갈 수 있는 수학공식을 찾기 위해 연구한다.
끈 이론의 1일자, 에드워드 위튼
콘체비치 교수의 거울대칭 연구는 제가 연구하는 끈 이론에서 이용하죠. 끈 이론이란, 끈이 물질과 에너지원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물리학 이론으로, 10차원 중 6차원이 ‘칼라비-야우 다양체’ 형태로 꼬여 있지요. 보통 우리는 3차원 공간에 시간을 더해 4차원에 산다고 하잖아요. 따라서 실제와 끈 이론을 이어
주기 위해 칼라비-야우 다양체가 차원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지요.
끈 이론에선 서로 다른 다섯 종류의 이론이 성립합니다. 하나의 이론도 어려운데 5가지라니, 사람들은 연구할 이론이 너무 많아 힘들어했죠. 그런데 제가 11차원에 존재하는 하나의 이론으로 다섯 가지 끈 이론을 통합할 수 있다는 ‘M 이론’을 증명했죠. 이후 끈 이론이 급속도록 발전했답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요? 끈 이론에 대해 쉽게 알려 드릴게요. 에너지의 근원을 점이라고 보면, 어떤 물리적인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했을 무한대가 나오거나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많이 벌어져요. 그런데 에너지 근원을 끈으로 보면 계산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즉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데 끈 이론이 더 적합한 거죠.
최근에는 수학자들이 끈 이론에 몰두하고 있어요. 앞에서 말했던 다섯 가지 끈 이론 중 두 개는 수학에서 말하는 *복소기하학과 *사교기하학을 뜻하는데, 두 기하학이 거울대칭을 이루기 때문이에요. 복소기하학은 아주 오래전부터 연구된 학문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잘 정리돼 있고 연구된 내용도 많지만, 사교기하학은 생긴 지 100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연구할 것들이 많아요. 따라서 거울대칭을 이용하면 사교기하학의 어려운 문제를 복소기하학에서 해결할 수 있지요.
* 복소기하학은 실수보다 더 큰 집합인 복소수로 표현되는 도형을 연구하는 분야다.
* 사교기하학은 위치와 운동량을 나타내는 함수를 다루는 기하학이다.
추적6 아틀라스에 몬스터가 있다?!
수학자는 잘 만나고 온 거야? 몬스터에 대해 알아낸 건 없고?
내가 누군데? 세계 최고의 여성 스파이라구. 거울대칭에 대해 물어보면서 슬쩍 몬스터에 대해서도 물어 봤지. 아틀라스에 몬스터의 위치가 나와 있대.
아틀라스…? 무슨 지도 이름인가?
대칭에도 주기율표가 있다?
주기율표는 원소를 성질에 따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표로, 화학 공부에 기본이 된다. 수학자들은 원소 주기율표처럼 대칭에도 주기율표가 있다면 대칭 연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여기고 주기율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대칭군, 일명 ‘단순군’를 찾는 연구를 활발히 했다. 단순군 외에 다른 대칭군들은 모두 단순군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단순군만 모두 알아 내면 대칭 주기율표를 쉽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순군은 5차방정식의 근의 대칭 중에서 거듭제곱근으로 표현할 수 없는 대칭군(5차 교대군)이다.
1963년 미국의 수학자 존 톰슨이 단순군을 쉽게 구별해 내는 방법까지 고안하자, 수학자들은 단순군의 목록은 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기존 단순군과 다른 성질을 가지는 ‘돌발군’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많은 수학자들이 대칭 주기율표를 완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시했다. 특이한 돌발군들이 계속 발견되자, 일부 수학자들은 돌발군은 무한히 많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26번째 돌발군이 발견되면서 해결됐다. 1981년 미국의 수학자 다니엘 고렌슈타인은 더 이상의 단순군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100여 명의 수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유한단순군 목록을 완성했다. 목록에는 5차 이상의 교대군과 소수 개의 변을 가진 다각형의 군, 16가지 리(Lie)군, 26가지 돌발군이 포함됐다.
기본이 되는 대칭 총집합, 단순군 목록
1. 리(Lie)군
단순군 중에는 비슷한 성질을 가지는 16가지 종류를 모아 리(Lie)군이라고 부른다. 노르웨이의 수학자 소푸스 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속적인 대칭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며, 군을 연구하는 대수학과 각종 수들의 성질을 연구하는 수론의 연결하는 토대가 된다. 리(Lie)군 중에는 우리나라 수학자가 발견한 리(Ree)군도 속해 있다.
2. 돌발군
돌발군은 리(Lie)군이나 소수 개의 변을 가진 회전군에 속하지 않는 단순군들의 모임이다. 프랑스의 수학자 에밀 마티외가 처음으로 돌발군 5개를 동시에 발견했는데, 기존에 보지 못한 형태의 군들이 돌발적으로 나타났다 하여 돌발군이라고 이름 지었다. 돌발군은 대칭의 개수가 8×1053개를 넘는 거대한 대칭도 포함하고 있다.
단순군의 목록이 완성되자 곧이어 대칭 주기율표가 완성됐다. 1985년 영국의 캠브리지대의 존 코웨이와 롭 커티스, 사이먼 노튼, 리처드 파커, 롭 윌슨이 대칭의 원소들이 망라된 대칭 주기율표를 출판했다. 존 코웨이는 대칭군에 관한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는 이 주기율표를 두고 대칭에 관한 지도라하여 ‘아틀라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틀라스는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화학의 연구 대상에 존재하는 대칭을 설명할 수 있어, 많은 수학자와 과학자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
추적7 몬스터를 찾아라!
아틀라스에 적힌 내용을 보니 몬스터는 베른트 피셔 박사가 만들었다고 하는군. 위도우와 호크아이는 피셔 박사를 만나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오고, 헐크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은 나와 함께 몬스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자고!
196883 차원에서 출몰하는 몬스터
프랑스의 수학자 에밀 마티외가 기존의 단순군보다 대칭의 개수가 많은 돌발군을 발견하자, 독일의 수학자 베른트 피셔는 한 가지 궁금증을 가졌다. 가장 많은 대칭을 갖는 단순군은 과연 몇 개의 대칭을 가질까?
피셔는 마티외가 반사 변환을 이용해 돌발군을 만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규모가 가장 큰 대칭군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반사 변환
은 거울에 반사시켰을 때 나타나는 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대칭축이 필요한데, 대칭축은 도형의 꼭짓점의 개수만큼 생긴다.
피셔는 새로운 도형의 꼭짓점을 거울이라고 정했다. 두 거울 사이의 끼인각은 45°나 60°, 90°가 되도록 설치했다. 변환의 성질에 따라 서로 다른 변환을 연달아 시행하면 새로운 변환이 생겨나 거울의 개수는 계속해서 늘어갔다.
결국 13,571,955,000개의 거울을 설치하고 나서야 더 이상 새로운 거울이 필요 없게 됐다. 즉 대칭의 개수가 ,154,781,481,226,426,191,177,580,544,000,000인 도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이 도형이 단순군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 피셔는 여러 수학자들과 함께 연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봅 그리스가 이 도형은 아주 큰 도형의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 낸 것이다. 더 큰 도형을 찾는 일에 매진한 피셔와 그리스는 1973년, 196,883차원에서 볼 수 있는 808,017,424,794,512,875,886,459,904,961,710,757,005,754,368,000,000,000가지의 대칭을 갖는 거대한 도형을 발견했다. 즉 ‘몬스터’를 발견한 것이다.
이후 수학자들은 베이비 몬스터(피셔가 처음 발견한 도형)와 몬스터가 단순군이면서, 이보다 더 큰 도형은 없다는 것도 밝혔다.
몬스터는 수학계의 슈퍼영웅?!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 억, 이게 대체 몇 개야. 난 읽지도 못하겠는데…. 몬스터, 정말 대단하다!
그러게. 정말 어마어마해! 어떤 수학 계산도 금세 하는 나지만 몬스터의 대칭만큼은 손도 못 대겠어.
그러니까 수학계의 몬스터는 악당이 아닌 거지? 엄청난 대칭의 개수를 가진 도형으로, 수학의 중요한 두 분야인 대수학과 정수론을 이어 주고 있구나. 게다가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들며,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어. 오히려 수학계의 영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는걸!
역시 헐크가 천체물리학자답게 몬스터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군.
헐크, 아이언맨과 몬스터에 대해 연구해 우주의 비밀을 풀어 보는 건 어때?
안 돼! 헐크가 조금만 실수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아이언맨이 엄청 놀릴 거 아냐. 그러다 헐크가 변신이라도 하면…. 으…, 상상도 하기 싫다!
하하! 어쨌든 수학계의 영웅인 몬스터를 다음 어벤져스 작전부터는 합류시키자고. 어때 내 의견이? 하하하!
끈 이론의 1일자, 에드워드 위튼
콘체비치 교수의 거울대칭 연구는 제가 연구하는 끈 이론에서 이용하죠. 끈 이론이란, 끈이 물질과 에너지원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물리학 이론으로, 10차원 중 6차원이 ‘칼라비-야우 다양체’ 형태로 꼬여 있지요. 보통 우리는 3차원 공간에 시간을 더해 4차원에 산다고 하잖아요. 따라서 실제와 끈 이론을 이어
주기 위해 칼라비-야우 다양체가 차원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지요.
끈 이론에선 서로 다른 다섯 종류의 이론이 성립합니다. 하나의 이론도 어려운데 5가지라니, 사람들은 연구할 이론이 너무 많아 힘들어했죠. 그런데 제가 11차원에 존재하는 하나의 이론으로 다섯 가지 끈 이론을 통합할 수 있다는 ‘M 이론’을 증명했죠. 이후 끈 이론이 급속도록 발전했답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요? 끈 이론에 대해 쉽게 알려 드릴게요. 에너지의 근원을 점이라고 보면, 어떤 물리적인 현상을 수학적으로 계산했을 무한대가 나오거나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많이 벌어져요. 그런데 에너지 근원을 끈으로 보면 계산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거예요. 즉 우주 만물을 설명하는 데 끈 이론이 더 적합한 거죠.
최근에는 수학자들이 끈 이론에 몰두하고 있어요. 앞에서 말했던 다섯 가지 끈 이론 중 두 개는 수학에서 말하는 *복소기하학과 *사교기하학을 뜻하는데, 두 기하학이 거울대칭을 이루기 때문이에요. 복소기하학은 아주 오래전부터 연구된 학문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잘 정리돼 있고 연구된 내용도 많지만, 사교기하학은 생긴 지 100년밖에 되지 않아 아직 연구할 것들이 많아요. 따라서 거울대칭을 이용하면 사교기하학의 어려운 문제를 복소기하학에서 해결할 수 있지요.
* 복소기하학은 실수보다 더 큰 집합인 복소수로 표현되는 도형을 연구하는 분야다.
* 사교기하학은 위치와 운동량을 나타내는 함수를 다루는 기하학이다.
추적6 아틀라스에 몬스터가 있다?!
수학자는 잘 만나고 온 거야? 몬스터에 대해 알아낸 건 없고?
내가 누군데? 세계 최고의 여성 스파이라구. 거울대칭에 대해 물어보면서 슬쩍 몬스터에 대해서도 물어 봤지. 아틀라스에 몬스터의 위치가 나와 있대.
아틀라스…? 무슨 지도 이름인가?
대칭에도 주기율표가 있다?
주기율표는 원소를 성질에 따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표로, 화학 공부에 기본이 된다. 수학자들은 원소 주기율표처럼 대칭에도 주기율표가 있다면 대칭 연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여기고 주기율표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더 이상 나눠지지 않는 대칭군, 일명 ‘단순군’를 찾는 연구를 활발히 했다. 단순군 외에 다른 대칭군들은 모두 단순군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단순군만 모두 알아 내면 대칭 주기율표를 쉽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순군은 5차방정식의 근의 대칭 중에서 거듭제곱근으로 표현할 수 없는 대칭군(5차 교대군)이다.
1963년 미국의 수학자 존 톰슨이 단순군을 쉽게 구별해 내는 방법까지 고안하자, 수학자들은 단순군의 목록은 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기존 단순군과 다른 성질을 가지는 ‘돌발군’이 연달아 등장하면서 많은 수학자들이 대칭 주기율표를 완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시했다. 특이한 돌발군들이 계속 발견되자, 일부 수학자들은 돌발군은 무한히 많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26번째 돌발군이 발견되면서 해결됐다. 1981년 미국의 수학자 다니엘 고렌슈타인은 더 이상의 단순군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100여 명의 수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유한단순군 목록을 완성했다. 목록에는 5차 이상의 교대군과 소수 개의 변을 가진 다각형의 군, 16가지 리(Lie)군, 26가지 돌발군이 포함됐다.
기본이 되는 대칭 총집합, 단순군 목록
1. 리(Lie)군
단순군 중에는 비슷한 성질을 가지는 16가지 종류를 모아 리(Lie)군이라고 부른다. 노르웨이의 수학자 소푸스 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속적인 대칭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며, 군을 연구하는 대수학과 각종 수들의 성질을 연구하는 수론의 연결하는 토대가 된다. 리(Lie)군 중에는 우리나라 수학자가 발견한 리(Ree)군도 속해 있다.
2. 돌발군
돌발군은 리(Lie)군이나 소수 개의 변을 가진 회전군에 속하지 않는 단순군들의 모임이다. 프랑스의 수학자 에밀 마티외가 처음으로 돌발군 5개를 동시에 발견했는데, 기존에 보지 못한 형태의 군들이 돌발적으로 나타났다 하여 돌발군이라고 이름 지었다. 돌발군은 대칭의 개수가 8×1053개를 넘는 거대한 대칭도 포함하고 있다.
단순군의 목록이 완성되자 곧이어 대칭 주기율표가 완성됐다. 1985년 영국의 캠브리지대의 존 코웨이와 롭 커티스, 사이먼 노튼, 리처드 파커, 롭 윌슨이 대칭의 원소들이 망라된 대칭 주기율표를 출판했다. 존 코웨이는 대칭군에 관한 모든 내용이 담겨져 있는 이 주기율표를 두고 대칭에 관한 지도라하여 ‘아틀라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틀라스는 수학과 물리학, 그리고 화학의 연구 대상에 존재하는 대칭을 설명할 수 있어, 많은 수학자와 과학자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
추적7 몬스터를 찾아라!
아틀라스에 적힌 내용을 보니 몬스터는 베른트 피셔 박사가 만들었다고 하는군. 위도우와 호크아이는 피셔 박사를 만나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오고, 헐크와 아이언맨, 스파이더맨은 나와 함께 몬스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자고!
196883 차원에서 출몰하는 몬스터
프랑스의 수학자 에밀 마티외가 기존의 단순군보다 대칭의 개수가 많은 돌발군을 발견하자, 독일의 수학자 베른트 피셔는 한 가지 궁금증을 가졌다. 가장 많은 대칭을 갖는 단순군은 과연 몇 개의 대칭을 가질까?
피셔는 마티외가 반사 변환을 이용해 돌발군을 만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규모가 가장 큰 대칭군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반사 변환
은 거울에 반사시켰을 때 나타나는 상이기 때문에 반드시 대칭축이 필요한데, 대칭축은 도형의 꼭짓점의 개수만큼 생긴다.
피셔는 새로운 도형의 꼭짓점을 거울이라고 정했다. 두 거울 사이의 끼인각은 45°나 60°, 90°가 되도록 설치했다. 변환의 성질에 따라 서로 다른 변환을 연달아 시행하면 새로운 변환이 생겨나 거울의 개수는 계속해서 늘어갔다.
결국 13,571,955,000개의 거울을 설치하고 나서야 더 이상 새로운 거울이 필요 없게 됐다. 즉 대칭의 개수가 ,154,781,481,226,426,191,177,580,544,000,000인 도형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이 도형이 단순군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 피셔는 여러 수학자들과 함께 연구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봅 그리스가 이 도형은 아주 큰 도형의 단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 낸 것이다. 더 큰 도형을 찾는 일에 매진한 피셔와 그리스는 1973년, 196,883차원에서 볼 수 있는 808,017,424,794,512,875,886,459,904,961,710,757,005,754,368,000,000,000가지의 대칭을 갖는 거대한 도형을 발견했다. 즉 ‘몬스터’를 발견한 것이다.
이후 수학자들은 베이비 몬스터(피셔가 처음 발견한 도형)와 몬스터가 단순군이면서, 이보다 더 큰 도형은 없다는 것도 밝혔다.
몬스터는 수학계의 슈퍼영웅?!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 억, 이게 대체 몇 개야. 난 읽지도 못하겠는데…. 몬스터, 정말 대단하다!
그러게. 정말 어마어마해! 어떤 수학 계산도 금세 하는 나지만 몬스터의 대칭만큼은 손도 못 대겠어.
그러니까 수학계의 몬스터는 악당이 아닌 거지? 엄청난 대칭의 개수를 가진 도형으로, 수학의 중요한 두 분야인 대수학과 정수론을 이어 주고 있구나. 게다가 수학과 물리학을 넘나들며,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어. 오히려 수학계의 영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는걸!
역시 헐크가 천체물리학자답게 몬스터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군.
헐크, 아이언맨과 몬스터에 대해 연구해 우주의 비밀을 풀어 보는 건 어때?
안 돼! 헐크가 조금만 실수하면 그것도 모르냐고 아이언맨이 엄청 놀릴 거 아냐. 그러다 헐크가 변신이라도 하면…. 으…, 상상도 하기 싫다!
하하! 어쨌든 수학계의 영웅인 몬스터를 다음 어벤져스 작전부터는 합류시키자고. 어때 내 의견이?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