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는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의 달로 이루어진다. 13은 간발의 차로 달력에 등장할 수 없게 된 안타까운 수다. 또한 13은 불길한 숫자라는 편견 때문에 종종 엘리베이터에도 쓰이지 못하는 등 굴욕을 당하기도 한다.
이처럼 13은 불운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하지만, 사실 자신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멋진 숫자다. 이제부터 그 매력을 꼼꼼히 살펴보자.
제1코스 13은 불길한 숫자다?
숫자 13이 불길한 숫자의 상징으로 자주 사용되는 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날이 13일의 금요일이고, 예수님이 죽기 전 가진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사람들의 수가 13명이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13이 불길한 숫자라는 인식은 세월을 거듭하면서 일종의 낙인효과처럼 작용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겪은 운 없는 일이 우연히 숫자 13과 관련이 되면, 사람들은 불길함이 숫자 13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러다가 점점 숫자 13과 관련된 것이 있으면 일부러 기피하는 현상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경향은 ‘13 공포증’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강하게 나타났다. 건물의 층이나 프로 운동 선수들의 등번호로도 13은 기피대상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미국에서는 13일과 관련한 결근과 예약 취소가 자주 발생한다.
13을 소재로 하는 소설과 영화도 13 공포증에 한몫했다. 대표적으로 1907년 발표한 토마스 로슨의 소설 <;13일의 금요일>;과 공포영화 ‘13일의 금요일’(1980)을 들 수 있다. 이런 소설과 영화를 통해 ‘13일의 금요일’이 불운한 날이라는 인식이 더 확대된 것이다.
숫자 13이 불운한 수로 자리 잡게 된 것은 13 바로 앞에 있는 자연수 12와의 대비효과로도 설명할 수 있다. 12는 자신을 제외한 약수 1, 2, 3, 4, 6의 합이 16으로, 자신인 12보다 큰 과잉수다. 또 자기 자신을 포함한 약수의 개수가 6개나 되기 때문에 1피트=12인치, 1실링=12펜스 등 길이나 화폐 단위에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또한 12는 달력이나 시간 체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13은 소수이기 때문에 약수가 1과 자기 자신뿐이다. 따라서 단위에 사용되기에 적합하지 않고, 실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13은 정수의 기본이 되는 소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구성 원리를 수학적으로 보여 주는 피보나치 수열 1, 1, 2, 3, 5, 8, 13,… 에서도 당당하게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제2코스 13과 31을 제곱하면? 제곱수의 역관계
13과 그 제곱수 13²=169는 재미있는 성질이 있다. 바로 13의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반대로 적은 숫자 31의 제곱수 31²=961이 13의 제곱수 169를 반대로 적은 숫자와 같다는 것이다. 두 자리 자연수 중에서 이처럼 각 자릿수를 반대로 하면 제곱한 숫자도 반대가 되는 수가 또 있을까?
우선 십의 자리의 수가 a이고, 일의 자리의 수가 b인 두 자리 자연수 A=10a+b를 제곱한 값의 범위는 10부터 99까지의 제곱수인 100과 9801 사이이다. 따라서 두 자리 자연수 10a+b의 제곱수는 세 자리의 자연수이거나 네 자리의 자연수다.
첫 번째로 두 자리 자연수 A=10a+b를 제곱해 백의 자리가 x, 십의 자리가 y, 일의 자리가 z인 세 자리 자연수 X=100x+10y+z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때, A의 각 자릿수를 바꾼 B=10b+a를 제곱하면 X의 각 자릿수를 반대로 쓴 Y=100z+10y+x가 된다.
이제 A와 B를 각각 제곱한 숫자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A가 B보다 크거나 같다고 가정하면, A²-B²≥0에서 a-b≥0, x-z≥0이고, x-z는 a+b와 a-b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a, b의 순서쌍은 아래 표를 통해 구할 수 있다.

그런데 10a+b와 10b+a를 제곱한 숫자가 모두 세 자리 자연수이고, 31²=961, 32²=1024이므로 a, b는 모두 3 이하의 자연수이다. 10a+b와 10b+a 모두 두 자리 자연수이므로 a≠0, b≠0이다. 따라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a, b)의 순서쌍은 (1, 1), (2, 2), (2, 1), (3, 1)이다. 즉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31외에 11(11²=121), 22(22²=484)와 21(21²=441, 12²=144)이 더 존재하는 것이다.
제곱수가 네 자리 수인 경우도 생각해 보자. 31²=961, 32²=1024이기 때문에 A와 B는 모두 32 이상의 자연수가 돼야 한다.

좌변 11(a+b)(a-b)가 11의 배수이므로, 우변도 11의 배수이다. 그런데 111(x-w)+10(y-z)=110(x-w)+11(y-z)+(x-y+z-w)에서 110(x-w)+11(y-z)가 11의 배수이므로, x-y+z-w도 11의 배수이거나 0이다. 또한 x-y+z-w가 11의 배수이거나 0이면 *11의 배수판정법에 의해 네 자리 자연수 X=1000x+100y+10z+w와 Y=1000w+100z+10y+x도 11의 배수이다.
따라서 A²=X이므로, A도 11의 배수가 된다. 그런데 두 자리 자연수 중 11의 배수는 십의 자릿수 a와 일의 자릿수 b가 서로 같으므로 A=B, X=Y이다. 조건을 만족하는 32 이상인 11의 배수 중 제곱한 값을 거꾸로 써도 자기 자신이 되는 숫자는 없다.(33²=1089, 44²=1936, 55²=3025, 66²=4356, 77²=5929, 88²=7744, 99²=9801 ) 즉, 두 자리 자연수의 제곱수를 거꾸로 쓰면 처음 두 자리 자연수를 거꾸로 쓴 수를 제곱한 수와 같아지는 경우는 11, 12(21), 13(31), 22뿐이다. 이 중 13은 제곱한 숫자의 각 자릿값이 모두 다른 유일한 수다.
*11의 배수 판정법 홀수 자리 수의 합과 짝수 자리 수의 합의 차가 0 또는 11의 배수면 그 수는 11의 배수고, 그렇지 않으면 11의 배수가 아니다. 2011년 11월호 ‘숫자 이야기’ 참고.
제3코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는 모두 13개!
우리는 지난 달에 일명 플라톤 다면체라고 불리는 정다면체에 대해 배웠다. 이번에는 그리스의 또 다른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가 플라톤 다면체를 이용해 만든 아르키메데스 다면체에 대해 알아보자. 두 종류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가 서로 같은 볼록 다면체를 말한다. 이 때 각기둥과 엇각기둥은 포함하지 않는다.
먼저, 아르키메데스 다면체에는 정다면체를 깎아서 만든 형태가 5개 있다.
예를 들어, 깎은 정사면체를 보면 모든 면이 정육각형과 정삼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가 정삼각형-정육각형-정육각형으로 모두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다음의 나머지 아르키메데스 다면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풀린 십이이십면체를 살펴보면, 모든 면이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가 정삼각형-정사각형-정오각형-정사각형으로 모두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는 볼록한 준정다면체 2개와 볼록한 반정다면체 11개로도 분류할 수 있다. 준정다면체란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가 서로 같고 각 변에 모인 면의 배치도 서로 같지만, 각 면에 모인 면의 배치는 같지 않은 다면체를 뜻한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 중 볼록 준정다면체는 육팔면체와 십이이십면체 2종류다. 예를 들어 육팔면체의 경우,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와 각 변에 모인 면이 모두 서로 같다. 하지만 각 면에 모인 면의 배치를 살펴보면 정삼각형에 모인 면의 배치는 ‘정사각형-정사각형-정사각형’이지만, 정사각형에 모인 면의 배치 ‘정삼각형-정삼각형-정삼각형-정삼각형’으로 서로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정다면체는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는 서로 같지만, 각 변에 모인 면의 배치는 다른 다면체를 뜻한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 중 육팔면체와 십이이십면체를 제외한 나머지 11개가 볼록 반정다면체다. 반정다면체 중 하나인 ‘부풀린 육팔면체’를 살펴보면 각 꼭짓점에 모인 면의 배치는 서로 같지만, 각 변에 모인 면의 배치가 ‘정삼각형-정사각형’과 ‘정사각형-정사각형’으로 2가지 경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는 정다면체를 깎은 형태인 다면체 5개를 포함해, 모두 13개로 이루어져 있다. 아르키메데스 다면체의 형태는 크리스탈 등의 결정이론이나 바이러스 등의 생명체에 대한 연구, 또는 건축 이론이나 예술 작품에서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
숫자 13은 많은 사람들이 불운의 상징으로 여기지만, 소수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제곱수와 관련된 재미있는 성질을 갖고 있다. 또, 아르키메데스 다면체의 개수인 동시에 숨은그림찾기처럼 1달러 지폐 곳곳에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이제부터 13을 불운한 숫자로만 보지 말고 신기하고 재미있는 숫자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13도 어서 빨리 편견에서 벗어나 친근한 숫자로 여겨지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