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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속임수 천국 논리나라로!


 
“멈춰! 멈추라고!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숫자 요정들은 폴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계속해서 날아갔다.
“수학의 기본은 논리, 논리를 모르는 자 모두 이 곳에 가지~♬ 수학의 기본은….”
폴리스와 헤어진 폴은 요정들의 이 괴상한 노래가 정말 싫었다.
“휴~, 뭐가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거야?”

문제 ❶ 조각난 열쇠를 맞춰라!


폴은 아무리 소리를 질러 봤자 소용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얌전히 목적지에 도착하길 기다렸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다.
“어? 내가 언제 잠이 들었지?”
눈을 뜬 폴이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을 때, 숫자 요정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숫자 요정들은 어디로 간 거지? 여긴 어디야?”
폴이 두 손으로 감옥 창살을 잡고 있는 힘껏 흔들어 보았지만 감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수풀 너머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났.어.일 !다.났.어.일”
이상한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긴장한 폴이 소리 나는 쪽을 노려보고 있을 때, 수풀에서 조그만 것이 툭 튀어나왔다.
“뭐…, 뭐야?!”
폴은 잽싸게 뒤로 물러서며 튀어나온 것을 확인했다. 거기엔 웬 조그만 녀석이 왕방울만 한 눈으로 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녀석은 어떤 물건을 들고 폴을 향해 계속해서 말했다.
“!쇠.열 !쇠.열”
폴은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영어는 확실히 아니고, 일본어인가? 중국어? 에잇,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야?”
그 조그만 녀석은 손에 든 걸 자꾸 폴에게 내밀었다. 그건 F 모양으로 생긴 어떤 물건이었지만, 용도가 뭔지 짐작할 수 없었다.
“!어.열 을.문 !어.열 을.문”
“아! 답답해!”
폴은 답답한 마음에 그 물건을 자세히 보려고 감옥 밖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다 그 조그만 녀석의 몸에 손이 닿자 찌릿한 충격이 전해졌다.
“악!”
놀란 폴이 손으로 조그만 녀석을 탁 치자, 그 녀석은 물건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물건은 12조각으로 흩어지며 깨지고 말았다. 그러자 녀석은 커다란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앙.으 !어.졌.깨 가.쇠.열 !쇠.열 !쇠.열”
당황한 폴이 조그만 녀석을 달래며 말했다.
“미안! 내가 이걸 어떻게든 맞춰 볼게.”
그러자 그 녀석은 눈물을 그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폴을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윽, 그렇게 바라보진 말라고!”

문제 ❷ 진짜 피타를 찾아라!

폴이 깨진 물건을 원래 모양대로 맞추자, 조그만 녀석은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그리고는 그 물건을 감옥 창살에 쑥 밀어 넣자 창살들이 차례로 바깥으로 젖혀지며 감옥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우와! 감옥 열쇠였던 거야?”
갑자기 폴은 이 녀석이 아까 ‘쇠열, 쇠열’이라고 외치던 게 생각났다.
“너 설마 말을 거꾸로 하는 거야?”
감옥은 어느덧 사라지고 그 녀석은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 올렸다.
“이름이 뭐야?”
“!타.피 !타.피”
“피타구나? 맞아?”
“!응 !응”
둘은 같이 걷기 시작했다. 폴은 자신을 구해 준 피타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피타? 왜 그래?”
피타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나무 위를 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무 위에 피타와 비슷하게 생긴 녀석들이 피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달려들어 피타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이러지 마!”
폴은 간신히 싸움을 말리며 떼어 놓고는 말했다.
“피타, 가자!”
그러자 세 녀석이 동시에 폴의 어깨에 올라 순진한 눈망울로 폴을 바라보았다.
“뭐야? 누가 피타야?
그들이 말했다.
“‘고라’는 언제나 진실만을 말해.”
“‘스’는 언제나 거짓만을 말해.”
“‘피타’는 거짓도 말하고, 진실도 말해.”’
그러더니 한 녀석이 말했다.
“우리는 주인도 헷갈릴 만큼 꼭 닮았어. 하루는 주인이 일렬로 선 우리를 보고 물었어. 먼저 가장 왼쪽에 있는 녀석에게 물었지. ‘가운데 녀석이 누구니?’ 대답은 고라가 했어. 주인은 가운데 녀석에게 다시 물었지. ‘너는 누구니?’ 그러자 그 녀석은 자신이 ‘피타’라고 했어. 마지막으로 주인은 오른쪽 녀석에게 다시 ‘가운데 녀석이 누구니?’라고 물었어. 그러자 오른쪽 녀석은 ‘스’라고 대답했어. 주인은 이 이야기를 듣고 누가 누구인지 금세 알아맞혔지. 지금도 주인이 처한 상황과 똑같아. 너도 피타가 누구인지 알아맞히면 피타를 데리고 갈 수 있어.”
폴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귀여운 새 친구 피타를 마구 물어뜯는 나쁜 녀석들 사이에 버리고 갈 수는 없었다.

문제 ❸ 피타고라스의 점수는?

피타를 구해낸 폴은 이제 피타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폴짝 거리며 앞장서는 피타를 따라가고 있을 때, 앞에서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 보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저 사람은 뮤클리드잖아?”
“내가 13점이라고? 말도 안 돼!”
“나 역시 31점은 받아들일 수 없어!”
폴은 다툼을 피해 조용히 빠져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피타가 갑자기 그 틈으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
“피…, 피타!”
폴은 하는 수없이 난처한 표정으로 다투는 사람들 앞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오, 이거 폴 아닌가?”
뮤클리드가 폴을 보며 아는 체를 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못마땅한 얼굴로 폴을 쳐다보다가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자네가 폴인가? 피타고라스는 몇 점이라고 생각하나?”
“네엣?!”
폴은 당황해 질문을 던진 사람을 쳐다봤다.
“갑자기 그게 무슨…?”
“거 보게. 멍청하질 않나?”
발끈한 폴이 뭐라고 대들기도 전에 뮤클리드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아주 숙맥은 아니야. 한번 보겠어?”
그러더니 뮤클리드는 피타를 우악스럽게 한 손으로 꽉 잡더니 음흉한 얼굴로 말했다.
“피타고라스가 몇 점인지 이제 좀 생각날 것 같지 않나? 빨리 말하라고. 안 그러면 네 조그만 새 친구와 영영 이별할 수도 있다고? 크크크.”

문제 ❹ 논리나라로 가는 문을 열어라!

폴이 뮤클리드와 수학자들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폴리스는 날이 밝자마자 일어나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여기 어디쯤 논리나라로 통하는 문이 있을 텐데….”
폴리스는 혼자 낯선 곳에 있을 폴이 걱정이었다. 그래서인지 예전 같으면 금세 찾았을 문도 도통 보이질 않았다.
“그래도 폴 녀석, 고집만 센 엉터리인 줄 알았더니…. 제법 잘 헤쳐나가고 있어.”
폴리스는 처음 폴이 이상한 나라에 떨어졌을 때를 떠올렸다. 스승님은 재미있는 녀석이라며 폴을 주목하라고 하셨지만, 폴리스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폴은 변변한 수학 능력도 없이 제멋대로인 주제에 겁도 많고, 끈기도 없었다. 하지만 폴은 모일러를 만나며 점차 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 겨우 폴을 믿어 볼까 싶었는데, 숫자요정들 때문에 일이 꼬이고 만 것이었다.
“논리나라에는 속임수를 쓰는 재판관이 있는데…. 폴이 그를 만나기 전에 반드시 문을 찾아야 해!”
폴리스가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주변을 다시 둘러보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질 않던 문이 보였다.
“저기 있군!”
이 문은 논리나라로 가는 지름길과 통했다. 폴리스는 원래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자신 있게 눌렀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윽, 비밀번호를 바꿨나 보네? 어디 보자….”
문에는 숫자들이 써 있었다.
“a, b를 구한 뒤 두 수를 숫자패드에 누르라고? 규칙 찾기네. 하아~, 이런 문제는 약한데….”

사형 100% 확률, 속임수에 빠진 폴

폴은 피타고라스의 점수를 맞히자마자 뮤클리드에게 소리쳤다.
“뮤클리드! 문제를 맞혔으니 피타를 놔 줘!”
“그러지. 그런데 왜 네가 난리야? 피타의 주인은 여기 있는데?”
“뭐?!”
뮤클리드의 말에 폴은 당황했다. 뮤클리드가 가리킨 곳에는 피타의 진짜 주인이 있었다.
“내 소개를 하지. 난 M.피타고라스라고 하네. 그리고 그 불쌍한 아이는 그만 내려놓게, 뮤클리드.”
피타는 뮤클리드의 손에서 풀려나자 마자 폴의 어깨에 폴짝 올라탔다.
“M.피타…고라스? 당신도 수학자인가요?”
“그렇다네. 피타가 자네를 많이 따르는군.”
피타고라스는 폴과 피타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별안간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재판을 시작하지!”
“네엣!? 갑자기 재판이라니요?”
사방에서 숫자 요정들이 날아들었다. 폴은 저항할 틈도 없이 결박 당해 의자에 앉혀졌고, 피타고라스는 높은 자리에 앉아 마치 왕처럼 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피타고라스는 종이 두 장을 높이 들더니 폴을 향해 말했다.
“재판은 간단하네. 여기 ‘생’과 ‘사’라고 적힌 종이가 있는데, 이 중 ‘생’을 뽑으면 살고, ‘사’를 뽑으면 사형이네.”
“이게 무슨 뜬금 없는…!”
“자네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재판을 받기 위해서라네. 폴리스가 얘기 안 해 주던가?”
폴은 정신이 멍해졌다.
“폴리스는 아무 말도 안 해 줬어요!”
“그렇다면 설명해 주지. 이 세계는 너희들처럼 수학을 무시하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하루하루 망가져가고 있어. 우리는 너희 같은 아이들을 잡아 재판정에 세우고 소명할 기회를 주지. 그리고 가치가 없다는 판결이 나면 즉시 사형! 알겠나?”
말을 마친 피타고라스는 글씨가 보이지 않게 종이를 접고 양 손에 들었다.
“소명할 기회를 준다니…. 이건 그냥 복불복이잖아요!”
폴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데, 뭔가 어깨 위에서 꿈틀댔다. 피타였다. 폴은 찌르르 전기가 통하는 듯하더니 머릿속에서 피타의 말이 들려왔다.
‘속임수야. 피타고라스가 종이를 바꿔치기 했어. 두 장 모두 ‘사’ 자가 써 있다고.’
놀란 폴이 피타를 바라보았지만, 피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피타의 도움으로 종이가 바뀌었다는 건 알았지만 폴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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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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