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빛나는 수학의 아이디어, 또는 수학적인 발명품에 특허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김없이 제 옆자리에는 두 CEO가 나와 계시네요. 세계적인 전자회사 S그룹의 박회장과 파인애플사의 스티븐 박스입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두 CEO의 특허 대결을 시작해 볼까요?
수학적인 특허소 전문패널 5명
수학적인 특허소에서 모신 특별 전문패널 5명을 소개합니다. 수학적인 아이디어와 사고력을 바탕으로 발명에 공을 세운 분들입니다. 전문패널들은 박회장과 스티븐 박스 두 분의 아이디어에 대해 공정한 심사를 하게 됩니다. 또한 수학특허에 세운 공을 인정하는 공로상 수상자의 후보이기도 합니다.
수학자이자 공학자, 헤론(?~?)
고대 수학자 중에 저만큼 응용수학에 능했던 사람이 또 있었을까요? 수학 이론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여러 가지 기계도 만들었지요. 제가 만든 대표적인 발명품으로는 일종의 증기터빈이라 볼 수 있는 ‘에오리아의 공’, 물의 압력으로 소리를 내는 ‘수력오르간’, 그리고 주화를 넣으면 물이 나오는 ‘성수함’ 등이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무척 획기적이었죠.
나선형 펌프로 물을 끌어올리다!
아르키메데스(BC 287?~BC 212)
제가 만든 발명품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는 ‘나선형 펌프’가 있습니다. 원형 관을 축으로 하는 나선형 금속에 둘러싸여 있는데, 축을 회전시키면 나사 모양으로 된 홈을 따라 물이 올라옵니다. 오늘날에도 하수와 홍수 조절에 널리 쓰이고 있지요.
이 밖에도 지레와 도르레, 바퀴와 축, 경사면 등 40개가 넘는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이만 하면 공로상 탈 만하죠?
수학적인 안목을 갖춘 화가이자 발명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4~1519.5)
저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은 저를 화가로만 알고 있더군요. 제가 그린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이 워낙 유명해서 이해는 하지만, 좀 억울합니다. 그림보다 더 많은 발명품을 남겼거든요. 다양한 기계를 발명한 것은 물론이고, 비행기가 발명되기 훨씬 이전에 새의 날개를 본 뜬 글라이더도 만들었습니다.
최초의 계산기를 발명하다!
블레즈 파스칼(1623.6~1662.8)
현재 복잡한 계산을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다 저 때문입니다. 제가 최초로 기계식 수동 계산기를 발명했거든요. 1642년에 발명한 계산기는 비록 덧셈과 뺄셈만 가능한 계산기였지만, 계산기 자동화의 시작이 됐지요.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형태로, 각 톱니바퀴는 수의 자릿수를 의미합니다. 즉 한 톱니바퀴가 한 바퀴 회전하면, 그보다 한 단위 높은 의미를 갖는 톱니바퀴는 바퀴 $\frac{1}{10}$만큼 회전해 계산이 이뤄지는 것이지요. 훗날 곱셈, 나눗셈이 가능한 계산기는 1671년 라이프니츠가 발명했습니다.
추시계 발명으로 최초의 특허권 얻은 수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1629.4~1695.7)
계산기보다 더 중요한 게 시계 아닐까요? 저의 대표적인 발명품은 추시계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진자의 등시성’ 이론을 바탕으로 발명했지요. 이후 추시계를 더 연구해, 추시계가 완전한 등시성을 갖으려면 사이클로이드 곡선 위에서 추가 흔들려야 한다는 사실까지 밝혀 냈습니다. 저의 추시계 발명 덕분에 과학자들은 좀 더 정확한 실험을 할 수 있게 됐죠.
효율 특허 뫼비우스의 띠 vs 매듭
패널들의 소개 잘 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 보지요. 발명품하면 아무래도 효율성이 뛰어나야 되겠죠? 그래서 첫 번째 대결 주제는 효율 특허입니다.
스마트폰 하면 걘역시가 있듯이, 효율성 하면 단연 뫼비우스의 띠가 있습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은 뫼비우스의 띠는 일반적인 띠를 쓸 때보다 효율이 2배나 높으니까요! 저는 뫼비우스의 띠로 효율 특허를 내겠습니다.
2배의 효율 보장! 뫼비우스의 띠
뫼비우스의 띠가 갖는 ‘안과 밖의 구분이 없다는 성질’은 발명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로 쓰여 무수히 많은 발명품을 남겼다. 뫼비우스의 띠를 활용한 특허만도 수백 건이 넘는다.
뫼비우스의 띠가 처음 발명품으로 쓰인 것은 1923년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양쪽 면에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뫼비우스의 띠 테이프였다. 안과 밖의 구별되지 않아 보통의 테이프보다 2배 많은 시간 동안 소리를 담을 수 있다. 1940년 후반부터는 뫼비우스의 띠를 활용한 발명품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949년 오웬 해리스는 공업용 기계에 쓰이는 마찰 벨트를 발명했다. 보통의 벨트는 한쪽 면만 사용하지만, 뫼비우스의 띠로 만든 벨트는 양쪽 면을 사용해 효율이 2배로 높았다. 또 부피는 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뫼비우스의 띠, 효율 특허로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저희 파인애플사에서는 뫼비우스의 띠를 포함하는 업그레이드 효율 특허를 내겠습니다. 바로 ‘매듭’입니다. 21세기 수학자들의 연구대상이기도 한 매듭은 뫼비우스의 띠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니까요!
분야를 넘나드는 팔방미인 매듭!
수학의 한 분야인 위상수학은 도형이나 공간의 모양과 성질을 연구하는 분야다. 그 중에서도 꼬임에 따라 그 모양의 종류가 많은 매듭은, 20세기 위상수학자들이 주목한 연구 분야다. 수학자들은 매듭의 모양을 분류하고, 매듭의 성질을 연구한다.
대표적인 매듭의 분류 기준으로는 교차점이 있다. 매듭의 줄이 겹쳐 있는 부분을 교차점이라고 하는데, 교차점의 개수가 몇 개인가로 매듭을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❶~❸까지 3개의 매듭은 각각 교차점이 3개, 4개, 5개다. 각각의 매듭은 교차점의 개수가 다르므로, 다른 매듭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교차점의 개수가 같아도 서로 모양이 다른 매듭이 있다. 그림❸~❹의 두 매듭은 교차점이 5개로 같지만 그 모양은 서로 다르다. 이렇게 교차점이 같더라도 두 매듭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매듭을 분류하는 다양한 기준이 필요하다.
매듭의 고유한 성질을 나타내는 값을 ‘불변량’이라고 하는데, 불변량은 교차점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풀림수’는 복잡하게 꼬여 있는 매듭에서 교차점을 몇 번 바꾸면 풀리는지를 나타내는 수다. 풀림수가 1이면 한 번 교차점을 바꾸면 풀리고, 2이면 2번 교차점을 바꿔야 풀린다. 풀림수가 클수록 잘 풀리지 않는 매듭이 된다.
이와 같은 수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매듭은 다양한 발명품에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과 의사들은 수술 부위를 실로 꿰맬 때, 수술 부위의 상처를 최소화하면서 상처가 잘 아물도록 하는 매듭을 만든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1997년 미국에서는 수술용 매듭이 특허를 받았다. ‘부분적으로 연결된 수술용 매듭’이라는 특허로, 수술 부위가 제한적인 경우에 이 매듭을 이용하면, 수술 부위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반전 특허 뢸로 삼각형 vs 타원
두 대표의 효율 특허 잘 들었습니다. 발명에서는 효율도 중요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도 무척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반전 특허로 대결해 볼까요?
강력한 기술이 돋보이는 반전 특허 내겠습니다. 특별한 드릴을 소개하죠. 이름 하며 ‘동그라미 뚫으려다 네모난 구멍 생겼네?’입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정폭도형 중 하나인 뢸로 삼각형입니다. 후훗, 정말 놀라운 반전이죠?
삼각형으로 사각형을 만드는 반전, 뢸로 삼각형!
평면 도형 중에는 어느 방향에서 그 폭을 재도 같은 길이의 폭을 갖는 도형이 있다. 이런 도형을 ‘정폭도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인 뢸로 삼각형은 19세기 독일의 기계공학자 프란츠 뢸로의 이름에서 따왔다.
뢸로 삼각형을 이용한 발명품 중에는 반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사각형 구멍을 뚫는 드릴’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회전을 이용해 구멍을 뚫는 드릴로 사각형 구멍을 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뢸로 삼각형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드릴에 뢸로 삼각형 모양의 금속을 달면, 아래 그림과 같이 회전하면서 정사각형 구멍이 만들어진다.
또 1950년대 미국의 필라델피아 소방서에서는 소화전의 뚜껑을 뢸로 삼각형 모양으로 만들었다. 뢸로 삼각형으로 만든 뚜껑은, 보통의 장비로는 미끄러질 뿐 열리지 않는다. 특수한 도구를 이용해야만 돌릴 수 있어 실수로 소화전의 뚜껑이 쉽게 열리는 것을 막아 준다.
고작 구멍 뚫는 드릴을 내놓다니! 전 박회장보다 훨씬 규모가 큰 반전 특허 내겠습니다. 이름 하여 ‘멀리 있다고 안 들릴 줄 알았지?’입니다. 멀리 있어도 잘 들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타원’의 원리 때문이죠. 타원을 특허로 내겠습니다.
멀리 있지만 잘 들리는 건축물의 비밀은 타원!
타원이란, 움직이지 않는 두 점으로부터 거리의 합이 일정한 점들의 자취를 뜻한다. 여기서 타원 내부에 있는 두 점을 타원의 초점이라 부른다. 타원의 원리를 이용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두 사람의 소리가 잘 들리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 타원의 한 초점에서 소리를 내면, 그 소리는 타원의 성질에 의해 반대편 초점에 모인다.
‘속삭이는 회랑’으로 불리는 장소로 유명한 영국의 성 바오로 대성당을 설계한 크리스토퍼 르엔은 기하학에 조예가 깊은 건축가였다. 그래서 그는 이 성당을 설계할 때 소리가 잘 모아지도록 지붕을 타원으로 지었다. 또 타원형 지붕은 미국의 국회의사당을 만들 때도 쓰였다. 타원의 두 초점에 위치한 서로 다른 두 정당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잘 들리도록 했다.
수학에도 특허를 준다면?
수학에서 증명한 정리나 공식도 특허를 줄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수학적인 아이디어나 공식, 정리는 특허법에 의해 특허를 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가 어딘가요! 수학적인 특허소 아니겠습니까? 수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수학에도 위대한 발명이 많답니다.
아무리 수학을 싫어한다고 해도 숫자 안 쓰는 사람은 없을 걸요? 숫자와 기호, 그리고 특별한 숫자 0은 수학에서 위대한 발명이랍니다. 숫자와 기호, 그리고 π 이거 특허 줘야 합니다!
자릿값을 나타내는 숫자 0
숫자 0의 발명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숫자 0을 발명하게 된 계기는 자릿값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예를 들어 0이 없다면 십의 자리 값이 없는 208과 같은 수를 표현하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따라서 0의 사용으로 인해 빈자리를 채울 수 있고, 계산도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숫자 0을 발명한 사람은 정확하지 않지만, 6세기경 인도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추측이 있다.
+, -, ×,÷ 사칙연산 기호
+는 13세기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사노가 ‘3더하기 4’를 ‘3과 4’로 쓰면서 처음 쓰게 됐다. 라틴어로 ‘과’를 줄여 ‘et’라로 쓰는데, 이를 줄여 + 기호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 -는 1489년 독일의 수학자 비트만이 ‘모자란다’는 뜻의 라틴어 ‘minus’를 빠르게 쓰다 -모양으로 바뀌면서 쓰게 됐다. 그러다가 1514년 네덜란드의 수학자 호이케에 의해 각각 덧셈과 뺄셈 기호로 쓰게 됐다. ×은 영국의 오트렛에 의해, ÷은 스위스의 수학자 란에 의해 쓰이게 됐다. 이같은 사칙연산 기호는 계산식을 간단게 해 준다.
특별한 수, π
π는 원주율을 대신하는 기호로, 원의 둘레에서 지름을 나눈 값이다. 모든 원은 그 크기가 다르더라도 같은 원주율 값을 갖는다. 오래 전부터 많은 수학자들은 원주율의 값을 정확하게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수를 기호 π로 쓰게 된 것은 1706년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존스에 의해서다. 이후 1761년 독일의 수학자 람베르트에 의해 원주율이 무리수라는 것이 증명됐다. 원주율 값을 정확하게 구하려는 노력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박회장의 주장,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숫자나 기호 외에도 수학의 원리나 개념이 여러 분야에 활용되는 것이 무척 많습니다. 의미 있는 수학이론과 원리, 이런 거에 특허 줘야 됩니다!
계산법의 혁명, 로그
컴퓨터가 없던 시절, 복잡한 계산을 쉽게 할 수 있는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발명됐다. 바로 17세기 존 네이피어가 발명한 ‘로그(log)’다. 로그는 거듭제곱을 이용해 만든 일종의 수학적인 약속으로, 계산을 편리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로그의 성질을 이용하면 ${3}^{38}$과 같은 큰 수를 38log3과 같이 나타내 계산기 없이도 계산할 수 있다. 또 네이피어는 1부터 9까지 구구단의 곱셈 값이 쓰여 있는 계산막대를 발명해, 계산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함수의 변화를 다룬다, 미분과 적분
미분을 간단히 표현하면, ‘움직임 또는 변화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라고 말할 수 있다.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나타낸 함수를 아주 작은 값으로 나눠, 분석하는 것이다. 미분은 17세기 아이작 뉴턴과 라이프니츠에 의해 완성됐다. 한편 적분은 고대에 곡선으로 된 넓이를 구할 때, 면적을 잘게 나눈 다음 합하는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러나 미분과 적분의 수학적인 관계는 17세기에 정리됐고, 그 이후 함수를 분석하는 다양한 분야로 활용됐다.
분류와 논리성의 기초, 집합
집합에 관한 이론은 1895년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소의 개수가 무한히 많을 때 두 집합을 비교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집합에 대한 체계가 완성되면서 무한의 개념이 명확해졌고, 그 결과 집합은 수학의 전 분야를 아우르며 논리적인 체계를 완성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집합론은 생물학에서 여러 생물을 분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학특허의 공로상은? 헤론 vs 레오나르도 다빈치
두 분의 특허 모두 잘 들었습니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막상막하군요. 최종 심사 전에 먼저 공로상을 수여하겠습니다. S전자 박회장은 고대 수학자 헤론을, 파인애플사의 스티븐 박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추천했습니다. 부연 설명을 해 주시죠.
저는 고대 수학자 중에 기술과 수학을 잘 조합해 많은 발명품을 만든 헤론을 추천합니다. 수학이면 수학, 기술이면 기술! 두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이니까요.
응용수학의 선구자 헤론
고대의 수학자 헤론의 수학은 이론을 넘어서 응용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수학적인 지식과 사고력을 기초로 기계 발명에 혼신을 쏟아 시대를 앞선 여러 가지 기계 발명을 완성했다. 100가지가 넘는 헤론의 발명품은 그의 저서 ‘공기역학’에 잘 나타나 있다. 당시 사람들이 헤론을 ‘기계 인간’이란 뜻의 ‘미케니코스’라고 부를 만큼, 수많은 발명품을 남겼다.
헤론의 대표 발명품
발명품1 최초의 엔진, 증기기관
헤론은 최초의 엔진 발명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발명한 ‘에오리아의 공’이라는 증기구는 수증기의 힘에 의해 공이 돌아가는 장치다. 이 기계는 증기기관의 원리를 이용한 최초의 기계 장치였다. 헤론은 이 증기기관을 이용해 신전의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자동문을 발명하기도 했다.
발명품2 자판기의 시초
헤론은 물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장치를 개발했다. 동전의 무게로 인해 마개가 열려 받치고 있던 접시가 기울어지는 원리로, 화장실의 물을 내리는 장치와 비슷하다. 헤론의 자판기는 요즘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자동판매기의 시초다.
발명품3 최초의 기관총, 폴리볼로스
헤론은 세계 최초의 기관총이라고 볼 수 있는 ‘폴리볼로스’를 발명했다. 근대의 기관총으로는 19세기 중반 미국의 개틀링이 발명한 ‘개틀링 총’이 있는데, 헤론의 기관총은 이보다 2000년을 앞선다. 폴리볼로스는 총알을 쏘는 무기는 아니었지만, 연속 발사가 가능한 세계 최초의 무
기라고 볼 수 있다.
21세기 융합의 아이콘이 저라면, 15세기에 저와 비슷한 융합과 창조의 아이콘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다빈치는 저의 멘토이자, 천재 발명가랍니다!
융합의 시초,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빈치는 천재 발명가라고 부를 만큼 예술과 과학, 수학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융합인재였다. 자연을 관찰하고 사색하기를 좋아해 자연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공책에 적어 발명에 활용했다. 공책에는 실험 과정을 그린 그림, 기계 설계도 등 수백 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기록돼 있고, 그 양은 무려 1만 3000쪽에 이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책에서 발견한 융합
융합 1 예술과 수학
다빈치가 활약했던 르네상스 시대는 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화법이 유행했다. 3차원 입체를 2차원 종이에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는 공간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필요했다. 그는 기하학을 공부하고 정확한 비를 계산해 그림에 적용했다. 가장 완벽한 원근법을 적용했다고 평가받는 <;최후의 만찬>;이 이것을 뒷받침해 준다.
융합2 예술과 과학
다빈치의 아이디어는 주로 사람, 그리고 자연에서 시작됐다. 인간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해 정교한 해부도를 그릴 수 있었고, 자연 속에서 관찰한 날아다니는 새를 통해 글라이더 모형을 설계해 만들었다. 비행기가 발명되기 수백 년 전의 일이다.
융합3 다빈치, 미래를 예견하다!
다빈치는 글라이더 외에도 저울, 지렛대, 도르래의 원리를 적용해 무수히 많은 기계와 부품을 발명했다. 또 빛에 대한 연구를 이용해 망원경이나 카메라에 적용되는 다양한 거울, 렌즈를 발명하는 등 미래에 쓰일 여러 분야를 연구했다.
수학적인 아이디어가 톡톡! 이색 특허
여기서 끝난 줄 알았죠? 대결과 상관없이 재밌는 이색 특허가 있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수학적인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이색 특허, 이거 꼭 알아야 한다니까요!
신발 끈, 풀리지 않게 묶으려면?
매듭의 원리를 이용해 잘 풀리지 않는 신발끈 매는 방법이 특허를 받은 사례가 있다. 1999년 폴과 머조리 키스너가 받은 것으로, 리본을 묶기 전에 꽈배기처럼 끈을 여러 번 꼰 모습으로 돼 있다. 한편 수학자들도 매듭이론을 활용해 효과적인 신발 끈 묶는 방법을 연구했다. 호주 빅토리아주 모나시대학의 버카드 폴스터 교수는 ‘나비 넥타이 매듭’으로 묶으면, 최소한의 길이로 묶으면서도 끈 사이의 마찰로 인한 헤짐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스파게티 먹을 때 포크를 돌려서 먹니? 나선형 포크!
특허는 아니지만 아이디어가 빛나는 발명품이다. 2011년 6월, 미국의 발명가 밥 발로가 올린 유트브 영상이 조회수 60만 건 이상으로 화
제가 됐다. 이 포크의 막대 부분은 나선형으로 돼 있어, 포크를 직접 돌리지 않아도 포크의 위를 잡고 아래로 내리면 스파게티 면이 포크에 돌돌 감긴다.
※동영상은 수학동아 홈페이지(math.dongascience.com) 게시판에서 볼 수 있다.
감자 칩이 휘어져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얇은 감자 칩은 부서지지 않게 과자 봉지 안에 질소를 충전해 담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감자 칩은 원통 모양에 켜켜이 쌓아 담는다. 감자 칩이 이렇게 구부러진 모양을 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감자 칩이 휘어진 모양은 수학에서 ‘쌍곡면’이라 부르는 곡면과 비슷하다. 평평한 원으로 된 감자 칩보다 잡기 편할 뿐 아니라, 감자 칩 사이의 불필요한 공간을 줄여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 감자 칩은 1970년에 특허를 받았다.
수학으로 발명하라!
두 대표의 대결은 이제 끝났습니다. 발명이 과학뿐 아니라 수학과도 무척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됐나요? 두 대표 중 어느 후보가 더 마음에 들었는지 생각해 보고, 투표에 참여해 주세요. 투표는 수학동아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할 수 있습니다.
수학적인 사고와 아이디어로 발명하는 방법
발명은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하다. 발명하는 과정도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을 따르기 때문이다. 수학문제를 풀려면 ‘문제인식→계획→실행→반성’의 단계를 거치는데, 발명도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한다. 또 그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실행한 다음,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따라서 발명을 잘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따르는 것은 기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수학을 활용해 발명을 해 보자. 수학의 여러 분야가 있지만, 발명과 가장 가까운 분야는 바로 ‘기하학’이다. 기하학은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발명에 기하학을 잘 활용하려면?
➊ 도형의 정의와 성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자!
뫼비우스의 띠나, 타원, 뢸로 삼각형을 활용한 발명품은 모두 그 도형의 정의와 성질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기하학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한 발명품을 만들려면, 도형의 정의와 성질을 정확하게 알아 두자!
➋ 서로 모양이 다르더라도 성질은 변하지 않는 구조나, 동형을 찾아라!
수학에서는 도형의 겉모양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구조에 주목하기도 한다. 두 도형의 겉모양이 다르더라도 같은 성질을 갖는 것을 ‘동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