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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담수담] 마음의 공식을 알면 수학 공식이 보인다!

 

수학을 잘 못해서 속상하다고요? 수학을 잘하는 사람에게 질투가 난다고요? 괜찮습니다! 조난숙 한성대학교 상상력교양대학 교수님도 그랬거든요. 수학이 마냥 좋아 수학교육과에 입학했지만, 그곳에서 진짜 ‘수학 천재’들을 보며 질투심이 생겼죠. 하지만 수학 천재가 아니어도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았습니다. 조 교수님은 수학을 도구 삼아 더 행복한 일을 하기로 했죠. 그래서 선택한 게 상담심리학입니다. 두 학문의 만남이 어색해 보이지만, 조 교수님은 수학과 심리학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합니다. 인간의 마음에도 수학처럼 공식이 있는 걸까요?

 

※ 편집자 주
수학 고민 상담소 ‘수담수담’에서 수학 고민을 함께 나눠요.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할까?’, ‘수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궁금했지만 어디서도 답을 얻지 못했던 수학에 관련한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간단한 소개를 부탁하자 조 교수님은 최근 종영한 TV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나왔던 이승윤 씨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싱어게인에서 무명 가수들은 이름 대신 번호를 달고 경연 대회에 참가했는데, 이 씨는 장르가 뚜렷하지 않은 스스로의 음악을 자신의 참가 번호인 ‘30호’라고 표현했습니다. 
조 교수님은 이런 이 씨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에서 학사 학위를, 같은 대학교 수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조 교수님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수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수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하다가 만 44세의 나이에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해 석·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또 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 상담심리사 1급 자격증을 땄죠. 지금은 미분방정식과 심리학 강의를 동시에 하는 특별한 교수가 됐답니다.

 

마음에도 공식이 있나요?


조 교수님은 수학과 심리학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책으로 집필했습니다. 2019년 출간한 ‘마음에도 공식이 있나요?’에서 교수님은 심리학에서 나오는 개념을 다양한 수학 개념을 사용해 설명했습니다.


조 교수님은 “소망과 그 소망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는 요인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만들어내는 개인의 행동은 벡터와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면 정말 좋겠 지만, 현실에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뛰어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면, 그 소망을 실현할수 있을지에 대한 스스로의 의심과 사람들의 비웃음을 두려워하는 감정 등이 바로 소망이 실현되는 것을 방해 하는 장애물이죠. 조 교수님은 “소망을 위로 향하는 벡터라고 한다면 이런 장애물은 또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벡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벡터의 방향이 달라도한 벡터의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면 두 벡터의 합의 방향이 크기가 더 큰 벡터 쪽을 향하는 것처럼, 소망을 나타 내는 벡터가 크면 열심히 노력해 장애물을 이겨내고 소망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죠.


조 교수님은 소망과 장애물이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 하는 건 당연하므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설사 장애물이 소망보다 크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다른 소망을 정해 그것을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죠.


수학 잘하게 도와주는 마음가짐이 있다!


조 교수님은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수학을 잘하게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수학을 잘하려면 ‘자기효능 감’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감정은 무엇을 해낼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런데 너무 어려운 문제만 풀다보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자기효능감이 떨어집니다. 결국에는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죠. 그러니 우선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부터 차근차근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 교수님은 또 “수학을 잘하고 싶다는 소망은 있지만 너무 어렵다면 우선 ‘잘 못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게낫다”고 조언했습니다. 수학은 여러 과목 중 한 과목일 뿐이니 수학이 너무 어려우면 커서 수학을 조금만 사용하는 진로를 선택하면 된다는 거죠.


하지만 이 말이 수학을 쉽게 포기하라는 말은 아닙 니다. 최선을 다해 연습하되, 수학자가 될 것이 아니라면 수학을 최고로 잘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수학을 못한다고 좌절한다면 ‘수학 불안증’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죠.

 

 

 

수학으로 자유를 얻자!


조 교수님은 “자기효능감을 높이면서 수학을 공부하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조 교수님은 수학 문제 하나를 두고 1~2년을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만 44세의 나이에 처음 심리학에 도전할 때도 ‘어려운 수학도 공부했으니 뭘 해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풀 만한 수학 문제를 스스로 선택하고 해답을 보지 않고 몇 시간, 며칠에 걸쳐 풀어내면 자율성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이 인내심은 가족,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조 교수님은 수학 공부를 단순히 대학에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습득하는 수단으로 여기라고 조언했습니다. 


진로 선택에도 수학은 중요합니다. 조 교수님은 “수학을 잘하면 자유로움을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업을 여러 번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수학을 잘하면 가질 수 있는 직업의 분야가 훨씬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조 교수님이 심리학을 공부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수학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더 듣고 싶다면 이번 수담수담 강연도 놓치지 마세요~! 

 

 

●조난숙 교수와의 Q&A 

 

기자 : 어떻게 수학 교수로 일하다가 상담심리학을 시작했나요?


조난숙 교수 : 저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소수를 공부하고 나서부터 평소에 작게 느꼈던 숫자 2가 매우 커 보이는 등 수학만의 신비로운 매력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대학교에 입학해서 진짜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소수의 예술가만 천재성을 발휘해 희대의 명작을 남기듯, 소수의 뛰어난 수학자만 수학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세울 수 있는 것 같았어요. 많은 수학자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지만, 주목을 받는 수학자는 손에 꼽죠. 교수로서 논문을 낼 때도 이런 천재 수학자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의 일부만을 다룰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평소 멋있게 느꼈던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고도로 추상적인 학문인 수학보다 하루하루의 삶에 더 밀접한 학문을 배우고 싶기도 했고요. 독특한 저만의 이력이 생기니까 심리학과 수학을 연결한 책도 쓰고, 학교에서 상담센터장도 맡으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기자 : 상담심리학과 수학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조난숙 교수 : 수학과 심리학은 생각보다 공통점이 많아요. 두 학문은 모두 현상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문제를 푸는 학문입니다. 수학은 수학 문제를, 심리학은 어떤 사람이 처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죠. 또 수학은 일종의 ‘도구 학문’의 성격이 있습니다. 수학자가 되지 않더라도 수학을 매개로 다양한 학문을 공부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심리학도 일종의 도구 학문입니다. 심리학자나 상담사가 되지 않아도 심리학을 배우면 소설을 쓰거나 영화나 광고를 만들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 현대 심리학에서는 확률을 이용한 통계학을 많이 활용해요. 수학자로서 확률론을 공부했던 저는 이해하기 쉬웠죠.

 

 

2021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조현영 기자 기자
  • 디자인

    유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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