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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입시 기획 ② 특목고,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특목고 입시 기획 ② 특목고, 언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수학은 교과 심화, 과학은 창의성 문항 많아

올해 과학영재학교(영재고) 경쟁률은 16.2 대 1로 지난해 17.9대 1에 비해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현재 영재고는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마쳤고, 과학고등학교(과학고)는 입시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접수를 마친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면접이 이뤄지고 있고, ‘과학창의성’ 전형은 11월에 시작해 11월 말과 12월 초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등학교(전국 자율고)는 9월 14일부터 원서접수를 받는 민족사관고(민사고)를 시작으로 김천고, 상산고, 천안북일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가 10월에, 광양제철고, 용인외고, 인천하늘고, 하나고가 11월에 원서를 접수받아 10월과 11월에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 외국어고등학교(외고)와 국제고등학교(국제고), 지역단위 자율형사립고등학교(지역 자율고)는 10월과 11월에 원서접수를 시작해 11월 말과 12월 초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올해 영재고 입시에서 수학은 영재고에서 수업을 잘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다. 수학적 사고력 문제와 경시대회 유형의 중등 교과과정 심화 수준의 문제가 많았다. 특정한 답을 요구하기보다 개념과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이를 문제해결에 논리적으로 잘 적용하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들이었다. 반면 과학은 ‘바이러스의 질량을 구하는 방법을 설계하는 문제’ 와 같이 교과 심화내용보다는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았다. 신혜인 APBOS 대표는“올해 영재고 입시를 살펴보면 한 과목에서 우수한 학생보다 수학과 과학을 모두 잘 준비했고 내신성적도 우수한 학생이 합격했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재고 출제경향은 과학고 입시에도 반영될 것” 이라며 “과학고 지원자들은 영재고 입시 내용을 확인하면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특목고 입시는 대입을 위한 준비단계

올해 특목고 입시의 특징을 전문가들은 내신 강화, 자기주도학습전형 비율 증대, 예년보다 빠른 일정3가지로 꼽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신 강화와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으로 특목고 입시가 크게 달라졌다” 고 입을 모았다.

과거 특목고 입시는 과학고와 외고를 중심으로 내신 성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던 추세였다. 외고의경우 내신보다 영어듣기와 구술면접 비중이 높아 시험만 잘 보면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도 합격이 가능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외고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면서 영어내신과 면접성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해 영어내신이 1, 2등급 이내가 아니면 1단계 통과조차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2011학년도 지원자 수도 2010학년도보다 40%나 줄었다. 과학고와 영재고 입시는 2005학년도부터 영재교육원 선발시험이 널리 확산되면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선발 인원이 외고의 30% 수준에 못 미쳐 지원자수가 적다 보니 변화도 적은 편이다.

그런데 2015학년도부터 상당수의 의학전문대학원이 의과대학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앞으로 자연계열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예정이다. 강대혁 대치올림피아드과학관 원장은“현재 중학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18학년도부터 의대정원이 1300명에서 2800명으로 늘어난다”며“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다면 중학생일 때부터 특기자전형이나 과학인재전형을 준비할 것인지, 우수한 내신 성적과, 봉사활동 같은 비교과경험으로 일반전형이나 정시를 준비할 것 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떻게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특목고와 일반고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목고 입시에서 예상되는 또 다른 변화는 지역 자율고다. 휘문고, 세화고 등 지역 명문 사립고가 자율고로 전환됐다. 외고나 과학고는 전문교과 수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지만 자율고는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즉 수능 중심의 수업이 가능해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자율고의 대학 진학 결과가 나오면 자율고에 대한 선호도가 더 올라갈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신혜인 대표는 “예전에는 특목고에 합격하면 좋은 대학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특목고 입시를 목표로 지원하는 경향이 컸다” 며 “하지만 요즘은 대입을 염두에 두고 고교 입시는 중간 과정으로 설계하는 편” 이라고 말했다.
 

한 수험생이 특목고 입시에서 면접을 하고 있다.
 

내신은 상위 10% 이내에 들어야

그런데 특목고에 가려면 내신 성적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전문가들은 “내신은 학생의 학습습관을 평가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며 “적어도 상위 10% 이내에는 들어야 한다” 고 입을 모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영재고는 수학과 과학 모두 상위 5% 이내에 들어야 하며, 과학고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서울의 경우 상위 2% 안에 들어야 안정권이라는 의견이다. 임성호 대표는“지난해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 합격자를 표본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이 내신 2% 이내였으며 영재교육원을 수료했거나 수학과 과학, 정보 올림피아드 1개 부문 이상에서 수상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전국 자율고는 내신이 상위 3~5% 이내, 지역 자율고 중 올해 자기주도학습전형을 도입한 학교는 상위5~10% 이내여야 합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용인외고는 잘하는 과목 2개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한데, 수학은 필수다. 반면 민사고는 상위 12% 정도에서도 합격이 가능해 내신보다는 면접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특목고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일까? 특목고 입시에서 수학 과목은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수학 과목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10개의 전국 자율고 중에서 상산고, 용인외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인천하늘고는 내신 반영비율에서 수학이 영어나 국어보다 높다.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은 학년에 따라 반영 비율에 차이가 있지만 학교마다 달라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영재고와 민사고, 하나고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학고와 외고, 국제고, 전국 자율고는 중학교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 또는 2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이 입시에 반영된다. 외고와 국제고는 학기별 반영 비중에 차이가 없지만 전국 자율고의 경우 3학년 1학기의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다. 상산고와 북일고는 3학년 1학기 성적이 내신에서 50%를 차지하고, 민사고와 현대청운고, 김천고는 40%를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3학년 1학기 성적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준비해야

올해 특목고 입시는 지난해에 비해 보름에서 1개월 이상 빨라졌다. 입학사정관에 의해 평가가 진행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됨에 따라 학생 평가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특목고 입시 일정은 교육청과 학교에 따라 변화가 심해 매년 정확한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면 특목고 입시는 언제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임성호 대표는“특목고 선발시험이 사라져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는 애매하다”며“하지만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생각하면 언제부터 준비해왔는지가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고라면 수학과 과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언제부터 기울였는지, 외고라면 외국어 관련 특기를 언제부터 개발해왔는지 알릴 필요가 있는데, 이때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온 기간이 길수록 학생의 열정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특기 개발은 초등 3, 4학년 때부터 시작하는데, 영재교육원 시험도 초등 3학년 때부터 시작한다.이때부터 학생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초등 3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초등5, 6학년에 성과가 나타난다” 며 “중학교 때 시작하면 늦는다” 고 말했다. 선발시험을 볼 때는 중학교 때 시작해도 괜찮았지만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신혜인 대표는 “과학고나 영재고 입시에 수학이 가장 중요하다” 며 “처음부터 특목고를 생각한다면 3년 정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초등 6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에 시작하면 된다는 의견이다. 그는 “영재고는 수학은 18개월, 과학은 과목별로 각각 12개월 정도 준비가 필요하다” 며 “중학교 1학년에 시작하면 나중에 여러 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어려움이 생기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대세는 자기주도학습전형

과학고에서 자기주도학습전형과 과학창의성전형 선발 비율이 지난해 30 : 70에서 올해는 50 : 50으로자기주도학습전형 비율이 높아졌다. 광주과학고와 전남과학고는 올해 100% 자기주도학습전형만으로 선발했다. 한성과학고도 내년부터는 100%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앞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될 전망이다. 선발시험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맥락에서 다양한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과도 같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전형은 어떻게 이뤄지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는 1단계로 중학교장 추천을 받아 입학사정관이 2~3개월 동안 검증과 평가를 거쳐 면접대상자를 확정한다. 2단계에서는 면접결과와 내신 성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한다는 것은 서류가 매우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1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학교생활기록부, 학습계획서, 추천서와 같은 제출서류다. 추천서는 담임과 수학, 과학교사 총 3명으로부터 각1부를 받아야 한다. 내신 성적은 다방면으로 발전할 가능성과 성실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전 과목에서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강대혁 원장은 “실제 지원학생들 간에는 내신 성적 차이가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학습계획서와 추천서의 비중이 큰 편” 이라고 말했다.

진정성과 근거 담은 학습계획서

이런 상황에서 남들과 가장 차별화하며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 학습계획서다. 학습계획서는 자기주도학습과정과 진로계획, 봉사· 체험활동, 독서활동을 쓰도록 돼 있다. 신혜인 대표는 “자기주도학습과정과 진로계획은 자신이 선택한 진로와 관련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일관성 있게 알려야 한다”며 “과학고에 지원한다면 수학과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과 활동,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잘 적으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영재성을 입증하려면 수업시간에 했던 질문이나 논문, 실험보고서, 발표자료 같은 내용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독서활동이나 수학활동을 하면서 자신이 보고 느낀 점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솔직하게 적는 것이 중요하다. 임성호 대표는 “수학일기나 수학오답노트를 작성했다는 내용부터 수학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수학의 어느 부분까지 학습했다는 내용도 쓸 수 있다” 며 “다만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했느냐가 중요하므로 이 점을 유의해 작성해야 한다” 고 말했다.

신혜인 대표는 “학습계획서에서 단순히 의지나 말을 넘어서 객관적으로 근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며 “과학고 입시에서 올림피아드 수상실적이나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을 직접 언급할 수는 없지만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음을 알릴 수는 있으므로 이와 관련해 자신이 꾸준하게 노력해온 모습을 소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 대표는 “자신의 노력과 성과가 없는 학습계획서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자기주도학습 분야에 대한 관심과 활동,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묻고, 봉사·체험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독서활동 결과 등을 묻는다. 즉 학습계획서와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진실성과 진정성을 확인하며 평가가 이뤄진다. 진로와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거나 일관성이 없으면 면접에서 당황할 수 있다. 신혜인 대표는 “독서활동과 봉사·체험활동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으므로 평소에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꾸준히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며“면접에서는 학습계획서에 맞게 자신의 꿈과 포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19세에 보험회사에서 3주 만에 쫓겨났지만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매일 외쳐 27세에 백만장자가 된 폴 마이어는 “마음속에 그린 것을 생각하고 간절히 바라며 깊이 믿고 열의를 다해 행동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이뤄진다” 고 말했다.꿈이 있다면 이제 하나씩 행동에 옮겨야 할 때다.
 

상산고 학생들이 과학실에서 화학수업을 받고 있다. 상산고는 자율고 중 하나다.

 

tip

이 기사에서 ‘특목고’ 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거나 지역 단위로 모집하더라도 지역적 안배가 이뤄진 영재고, 과학고,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했다. 기존까지 알려진 특목고에 대한 기준은 2010년 7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에 따라 바뀌었다. 현재 고등학교는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고 4개로 구분된다. 특목고는 국가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이 뚜렷한 과학고,외고와 국제고, 예술고와 체육고, 산업수요 맞춤형고(마이스터고) 4개 계열로, 전문계(농업고·공업고·수산고·해양고), 전문계고, 특성화고는 ‘특성화고’ 로 정리됐다. 자율고는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로 구성되며, 기존의 자립형사립고는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로 전환됐다. 단 기존과 같이 전국단위 학생 모집, 학교의 자율선발(필기시험 금지) 등이 허용된다.
 

2011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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