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를 영 제곱한다는 것은 20, 30, 100과 같은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거듭제곱은 같은 수를 여러 번 곱했을 때, 일일이 곱한 수를 나열해 쓰지 않고 곱한 횟수를 오른쪽 위에 작은 숫자로 표현해 쓰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25은 2×2×2×2×2와 같이 2를 다섯 번 곱했음을 뜻합니다.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20은 2를 0번 곱한 수죠.
그런데 2를 한 번도 곱하지않은 값은 얼마일까요? 곱하지않았는데도 값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까요? 수학에서는 규칙이 매우 중요합니다. 곱할 때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지요. 다음 곱셈을 보세요.
23=2×2×2=8 22=2×2=4 21=2=2
곱하는 횟수가 1씩 줄어들 때마다 그 결과는 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면 곱하는 횟수를 한 번 더 줄이면 2의 1/2배인 1이 됩니다. 다시 말해 20=1이어야 곱셈규칙을 지킬 수 있습니다.같은 방법으로 생각하면 20, 30, 100도 모두 1입니다.
그런데 20이 다른 값이 될 수도 있을까요? 만약 2를 한 번도 곱하지 않은 수, 즉 20을0으로 본다면 21=0×2=0이 돼 2를 두 번 곱해도 0, 2를 세 번 곱해도 0이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20을 2나 3과 같은 수로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지금까지 말한 이유 때문에 어떤 수의 영 제곱은 1이 돼야 이치에 맞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곱셈에 대한‘항등원’이라는 것이 있는데, 어떤 수를 곱해도 자기 자신이 되 수를 뜻합니다. 덧셈에서라면 더하나 안 더하나 똑같은 수는 0이니까, 덧셈의 항등원은 0이겠죠. 곱셈에서는 곱하나 안 곱하나 똑같은 수는 1이므로 곱셈의 항등원은 1입니다. 따라서 항등원의 개념으로 봐도 모든 수(0을 제외한)의 영 제곱은 1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