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부서지고 떨어진다. 시종일관 가벼운 농담과 장난기 넘치는 행동으로 뭇여성들의 마음을 홀리던 백만장자 토니 스타크에게 유례없는 최대의 위기가 닥친다. <;아이언맨3>;에서 토니 스타크는 그 동안 맞서 싸운 적들과는 차원이 다른 최강의 적 만다린을 맞아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몰린다. 위기에 빠진 아이언맨, 그는 어떻게 이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고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을까?
아이언맨에게 닥친 최대 위기!
나는 토니 스타크. 세계적인 무기 제조 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회장이자 아이언맨의 주인공이지. 난 천재적인 두뇌와 엄청난 부를 바탕으로 아이언맨 수트를 만들어 스스로 영웅이 됐다고.
처음 수트를 만든 건 중동의 한 동굴에서였어. 그때 난 테러 조직에게 붙잡혀 있는 상황이었지. 납치되는 과정에서 몸에 폭탄 파편이 박혀 죽을 위기에 놓였지만, 난 스스로 운명을 바꿨어. 폭탄 파편들이 더 이상 심장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 전자석을 형성하는 소형 원자로를 만든 거야. 전자석이 철 성분의 파편을 끌어당기게 한 거지. 그리고 이 소형 원자로를 동력원으로 하는 고철 갑옷을 만들어 입고 테러 조직으로부터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
난 집으로 돌아와서 무기 생산을 중지하고, 대신 아이언맨 수트를 개발해 악을 물리치기로 결심했어. 이후, 수트를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하며 강력한 적들을 물리쳐 왔지.
그런데 <;아이언맨3>;에서는 상황이 좀 달라졌어. 기존의 적들과 차원이 다른 강력한 적, 만다린이 등장한 거야. 그는 ‘텐 링스’라는 테러 조직의 수장으로, 무시무시한 힘과 나만큼 천재적인 두뇌를 바탕으로 무자비하게 세계를 파괴하고 내 목숨을 위협하며 날 절망에 빠뜨리지.
결국 난 만다린과의 첫 번째 전투에서 패하고 저택은 물론, 여러 대의 아이언맨 수트까지 모든 것을 잃고 말았어.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한 채 홀로 떨어진 내게 남은 것은 오직 입고 있던 부서진 수트뿐이야.
절망에 빠진 내가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만다린과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나의 수학적이고도 과학적인 능력을 소개해 줄 테니, 내 활약을 기대하라고!
토니 스타크가 인공지능 시스템 자비스를 만들었다면?
토니 스타크가 아이언맨 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조력자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 집사, ‘자비스’다. 사실 아이언맨 만화에서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를 돕는 사람, 집사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자비스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영화에서 자비스를 누가 개발했는지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토니 스타크가 가내 수공업으로 혼자 소형 아크 원자로나 수트를 뚝딱 만들어내는 천재인 걸 감안하면 자비스 역시 토니 스타크가 만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란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기계발 능력, 이해능력 등 인간의 사고능력을 프로그램화 한 것으로, 컴퓨터 공학 및 정보 기술의 한 분야다. 이런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학, 특히 수리논리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 수리논리학은 인공지능이 지식을 표현하고 추론하기 위한 사고의 규칙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기 위해 인간의 뇌와 심리에 대해 이해하고,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아는 것도 기본이다.
이제 영화 속 자비스를 자세히 살펴보자.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의 음성이나 제스처를 인식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상황을 관찰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찾는다. 자비스에 숨겨진 수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음성 인식 기술
자비스는 인간의 음성을 인식해 명령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토니 스파크가 ‘검색’이란 단어를 말하면, 자비스는 입력 받은 음성을 디지털 형식으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푸리에 변환’이라는 수학 이론이 사용된다.
푸리에 변환은 ‘음성과 같은 연속적인 파동을 기본 주파수와 그 정배수의 주파수들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푸리에 변환을 이용하면 어떤 파동에 어느 주파수 성분이 얼마만큼 포함돼 있는지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음성 주파수의 분포를 분석하고 특징을 추출할 수 있다.
토니 스타크가 말한 ‘검색’이란 단어는 푸리에 변환을 통해 주파수의 분포가 분석되고 특징이 추출된 뒤, 우선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된다. 이제 자비스는 이 디지털 데이터가 기존의 음성 데이터 값들과 얼마나 비슷한지 확률적으로 계산해 비교하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여러 확률 값들 중 가장 유사도가 높게 나온 단어인 ‘검색’을 명령어로 인식해 명령을 수행한다.
현재 자비스처럼 모든 언어를 이해하는 음성 인식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음성 인식 서비스와 같이 단순한 음성 인식 기술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다.
인공신경망 알고리즘
인공신경망이란,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해 프로그램화 한 수학 모델이다. 실제 뇌는 수많은 뉴런들이 그물처럼 연결돼 있고, 뉴런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인공신경망 역시 그물처럼 연결된 프로그램 노드(인공 뉴런)들이 상호 작용을 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그저 노드를 연결시켜 놨다고 해서 지능을 갖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각각의 노드가 하는 역할을 조금씩 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복잡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지난 해 6월 구글 X 연구소에서 개발한 인공신경망은 1000만 장의 이미지 중 고양이 이미지를 골라내는 데 성공했다. 사전에 고양이가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았는데도, 인공신경망을 통한 반복 학습으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를 위해 1만 6000개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사용됐지만, 인간은 손쉽게 하는 일을 겨우 해냈을 뿐이다.
이렇게 인공신경망이 실제 뇌와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컴퓨터의 정보 처리 속도가 아직 인간의 뇌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실제로 가능할까?
<;아이언맨3>;에서는 총 47벌의 아이언맨 수트가 등장한다. 파워가 강해지고 그 숫자가 많아진 건 물론이고, 특별한 능력이 등장한다. 아이언맨의 놀라운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이 능력들은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가능할까 1 소형 아크 원자로
토니 스타크는 소형 아크 원자로가 “초당 3기가 줄의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말한다. J(줄)/S(초)=W(와트)이므로, 이 원자로 하나가 1초에 3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얘기다. 이 전력은 얼마만큼의 양일까? 경북 울진에 있는 원자로 한 기의 설비용량은 1기가와트다. 즉, 아이언맨은 가슴에 울진 원자로를 최소 3기는 박고 있는 셈이다.
이런 장치를 현실에서 볼 수 있을까? 소형 아크 원자로는 전기적 반응을 이용해 핵융합 에너지를 얻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데, 이를 ‘핵융합 에너지’라고 한다.
대표적인 핵융합 반응은 태양에서 볼 수 있다. 태양의 중심은 1억℃ 이상의 초고온 상태다. 즉,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1억℃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초고온을 견디는 장치가 필요하다.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핵융합 장치는 ‘토카막’이다. 토카막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가두는 장치다.
우리나라에도 토카막 핵융합 장치인 ‘KSTAR’가 있다. 2011년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8초 유지하는 데 성공했으며, 2022년까지 3억℃ 이상의 플라즈마를 300초 이상 지속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그 크기가 직경 9.4m, 높이 9.6m에 무게는 1000톤에 이를 정도로 크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핵융합 장치를 상용화하려면 적어도 2030년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원자로를 가슴에 박아 넣을 정도로 작은 크기로 만들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능할까 2 익스트리미스
<;아이언맨3>;에서 토니 스타크는 인간의 유전자를 재생하는 바이러스인 ‘익스트리미스’를 몸에 주사한다. 그 결과 수트와 토니 스타크의 중추 신경계가 연결돼, 수트를 자유자재로 원격 조종하게 된다.
영화에서처럼 바이러스를 통해 유전자를 재생하고 인간과 기계를 연결해 원격조종하는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바이러스를 통한 방법은 아니지만, 인간의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 연구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주로 뇌파를 통해 전동 휠체어를 움직이거나 키보드로 의사소통을 하는 등 신체가 손상된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2008년 미·일 연구팀은 원숭이의 뇌파로 로봇을 원격 조종하는 실험에 성공했고, 독일에서는 헤드셋을 쓴 운전자의 뇌파를 감지해 자동차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가능할까 3 헤드 업 디스플레이
아이언맨은 머리에 HUD(Head Up Display)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HUD는 자동차나 비행기의 전면 유리에 운행 정보를 표시하도록 설계된 장치다. 아이언맨은 HUD 헬멧을 통해 인공지능 시스템인 자비스와 통신하거나 적의 위치를 파악해 정밀 타격을 하기도 한다.
현재 HUD는 일상 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해외 명차는 물론 우리나라의 승용차에도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 주는 HUD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구글에서는 HUD 장치인 ‘구글 안경’을 개발해 지난 3월부터 체험단 신청을 받았다(위 오른쪽 사진). 구글 안경을 통해 실제 모습에 내비게이션 정보를 겹쳐서 확인할 수도 있고, 눈앞에 보이는 모습을 바로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촬영할 수도 있다.
아이언맨의 헬멧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