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수’ 에 대해 차근히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의 처방전은 서울 수유중학교로 찾아가 ‘천태선 선생님’ 께 받아왔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을 주실 수유중 천태선 선생님은 올해로 10년째 학생들과 동고동락하고 계시고, 교육방송(EBS)에서 5년째 중등수학을 강의하고 계십니다. 올해 교육방송 강의는‘중학 3학년 퍼펙트 체크업’을 맡고 계시고요. 매년 맡은 학급의 급훈을 ‘수생수사(數生數死)’ 로 정하고, 학생들에게 수학으로 즐기는 삶을 권유(?)하고 계시죠. 매일 아침자습시간마다 적어도 3문제 이상의 수학문제를 학생들에게 선물하는 걸로 유명하시고요. 오늘은 특별히 얼마 전 수유중학교를 졸업한 혜화여고 1학년 학생들과 함께 했습니다.
선생님, 궁금합니다!
●선생님, 우리는 ‘수’ 에 대해 어디까지 배우나요?
‘수’와 관련된 단원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등장합니다.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두 자리, 세 자리또는 그 이상의 수까지 확장해 이해하고 이들을 이용한 연산활동을 합니다. 더하고 빼는 활동은 수에대한 개념이 바로잡혀야 가능하거든요.
예를 들어 그냥 기계적으로 1, 2, 3을 아는 것과 2에 하나를 더하면 3, 하나를 빼면 1이 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큰 차이죠. 그러다 자연수를 벗어나 ‘분수와 소수’ 를 배우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분수와 소수의 사칙연산’단원으로 양의 유리수 개념과 연산을 익힙니다.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학생들은 실수 범위의 수를 배우는데, 이때 중학교 과정에 새로 등장하는 두 가지 개념이 ‘수’ 를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바로 집합과 음수죠.
집합의 포함관계를 이용해 수 체계를 공부합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음의 정수와 음의 유리수를 공부하고,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유리수’ 에 더욱 집중합니다. 유리수를 ‘분모가 0이 아닌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수’ 로 정의합니다. 유리수를 분수나 소수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 소수에 초점을 맞추죠.
중학교 2학년 때는 무한소수를 통해 무리수의 일부를 배우고, 본격적으로 중학교 3학년 때 근호(루트)를 공부합니다. 중학교 3년 과정을 마치면 무리수까지 포함한 실수체계를 완성하게 됩니다. 아마 중학생들 중에는 ‘실수가 끝일까?’ 라는 궁금증을 가진 학생이 있을 거예요. 대답부터 하면 실수가 수 체계의 끝은 아닙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이를 확장해 제곱해서 음수가 되는‘허수’라는 상상의 수를 배우고 복소수까지 배우죠. 하지만 복소수의 개념까지만 공부하기 때문에 허수를 맛만 본다고 생각하면 돼요.
한 걸음 더
지난 호에서 살펴본 집합은 중학교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게 도와줬어요. ‘수’ 를 공부하는데도 집합은 빠질 수 없어요. 수 체계를 벤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유럽이나 홍콩에서는 수학시간에‘집합’을 배우지 않아요. ‘방정식’ 단원을 배울 때도 방정식의‘해’만 구하라고 하고‘해집합’을 구하라는 문제는 없거든요. 우리나라는 조금 다르죠. ‘함수’ 단원에서도 실생활과 관련된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는 정의역, 공역, 치역과 같은 집합에 관련된 것을 공부하지 않아요. 아마 실생활 수학을 더욱 강조해서 그런가 봐요.
선생님만 알고 있는 비밀
●선생님, 학생들은 어떤 ‘수’ 를 만날 때 어려워하나요?
중학생들에게 첫 번째 위기는‘음수’입니다.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은 ‘음의 정수’ 죠. 초등학교 6년간 다루었던‘정수’는 0을 포함한 ‘양의 정수’ 뿐이잖아요. 급할 땐 손가락셈이 가능했죠. 하지만 ‘음의 정수’ 는 눈에 보이지 않아 연산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음의 정수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죠. 예를 들어 수직선에서 0을 기준으로 왼쪽 방향에 있는 수를 음수라 설명해요. 하지만 낯선 것을 받아들일 때는 항상 어려움이 따르죠. 충분히 연습하면 음수도 늘 곁에 있었던 녀석처럼 하루빨리 익숙해질 거예요.
또 두 번째 위기는 ‘순환소수를 분수로 고치는 것’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배우는 ‘유리수와 순환소수’ 단원에서 다시 주춤하죠. 분수를 소수로 고쳐 유한소수인가 무한소수인가를 구분하는 문제는,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지 않아도 분자를 분모로 나눴을 때 ‘나눠떨어지느냐 아니냐’ 로 직관적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로 헷갈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리수 범위에 포함되는 순환소수를 분수로 고쳐야 할 때 학생들에게 위기가 찾아오죠.
많은 학생들이 순환소수를 분수로 고치는 것을 공식화해서 기계적으로 그 방법을 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학년이 올라가 내용을 다시 접할 때 관련 문제에 손댈 수 없죠.
1.4679679679…를 분수로 나타내어라.
오늘은 원리를 이용해 풀이해 볼게요. 1.4679679679…를 x라 하고 이를 분수로 나타내기 위해서는 뺄셈을 이용해 순환마디를 모두 없애야겠죠.
도전! 나만의 수학문제 만들기
천태선 선생님은 수학 공부의 완성은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다음 예시를 보고,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도 나만의 수학문제를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