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영국은 폭설 때문에 학교가 며칠씩이나 휴교했어. 영국 학생들은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살아서 30분씩 스쿨버스를 타고 온단다. 그래서 눈이 많이 온다 싶으면 휴교를 하지. 대신 집에서 컴퓨터로 과제를 해결하고 공부한단다. 컴퓨터로 하는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알아볼까?
숙제를 돕는 웹사이트
영국은 학교 교육을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가 잘 갖춰져 있어. 이 시간에는 영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활용하는 웹사이트를 하나 소개하려고 해. ‘MyMaths’라는 곳인데 학생은 학교에서 나눠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지고, 어디서든 사이트에 접속해 부족한 공부를 할 수 있지.
이 사이트는 10여 년 전 수학교사 2명이 수업에 활용할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생했어. 현재는 70개가 넘는 나라에서 수학수업에 쓰고 있대. 영국에서는 학생이 복습을 하거나 선생님이 숙제를 내는 데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 사이트가 어떤 곳인지 간단하게 맛보려면 ‘mymaths.co.uk’에 접속해서 샘플(Samples)의 게임(Games)을 클릭해 봐. ‘폴짝 뛰는 개구리(Jumping Frogs)’ 게임을 예로 들어볼게. 빨간색 개구리와 녹색 개구리가 각각 3마리가 있는데, 서로 자리를 바꾸는 게 목표야. 개구리는 한 칸씩 앞으로만 움직일 수 있고, 다른 개구리가 있으면 한 마리만 뛰어넘을 수 있어.
몇 번 만에 양쪽 개구리의 자리를 바꿀 수 있을까? 개구리가 뒤로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진 않을 거야. 마찬가지로 양쪽의 개구리가 1마리나 2마리일 때 또는 양쪽의 수가 다를 때는 어떤지도 직접 해 봐. 게임의 규칙성을 찾다 보면 논리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개구리를 옮기는 횟수를 나타내는 식도 세울 수 있을 거야.
‘제 점수는요’ 게임으로 음수 배운다
지난겨울 날씨가 많이 추웠었지. 0℃보다 더 낮은 온도는 ‘-’ 부호를 붙여서 표현하는데, 영하 20℃는 -20℃라고 써. 이처럼 0보다 작은 수를 음수라고 해. 음수는 자연수와 달라서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 5에서 자연수 3을 빼는 5-3은 2가 되는데, 음수인 -3을 빼면 5-(-3)=8이 돼. 분명히 빼기를 했는데 숫자가 늘어나는 거지. 영국에서는 음수를 쉽게 가르치기 위해 아주 재밌는 방법을 사용해.
영국에는 한국의 ‘슈퍼스타K’와 비슷한 ‘엑스 팩터’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어. 이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을 수학 수업에 가져오면 음수를 쉽게 배울 수 있단다. 여기서는 ‘제 점수는요’ 게임이라고 부를까 해.
먼저 베키, 이자벨, 데이비드, 애론 4명의 학생이 심사위원으로 나섰어. 섀넌이라는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자, 심사위원은 각자 ‘제 점수는요’ 하면서 점수판을 들었어. 베키는 5점, 애론은 4점으로 후한 점수를 줬어. 하지만 혹독한 심사평을 한 이자벨은 -4점, 데이비드는 -2점을 줬어. 섀넌은 과연 몇 점을 얻었을까?
애론의 4점과 이자벨의 -4점을 합해서 0점을 만든 다음, 5점에 -2점을 더하면 3점이 금 방 나오지. 그런데 방청객들이 -4점은 너무 심했다고 해서 이자벨이 준 -4점을 총점에서 빼기로 했어. 이자벨의 점수를 빼면 섀넌의 최종 점수는 5점, 4점, -2점을 합하니까 7점이 되지.
원래의 총점은 3점이었는데 -4점, 즉 음수인 점수를 빼니까 점수가 올라가서 7점이 된 거야. 자연수끼리는 빼기를 하면 수가 줄어드는 게 정상이지만, 음수를 빼면 원래보다 올라가는 거지. 어때, 그냥 음수를 배울 때보다 의미가 더 와 닿지 않니?
상상력이 가득한 수학수업
음수 계산에 빨리 익숙해지려면 책에 있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 상상력을 발휘해 문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거야.
종이 가운데에 -24를 쓴 다음, 계산해서 답이 -24가 나오는 문제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봐. 친구랑 같이 하면서 누가 더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는지 비교해 보렴.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더 많은 문제를 만들 수 있을 거야.
영국의 ‘리지’라는 친구는 ‘-100÷4+1’이라고 썼어. 베키는 -25.5+1.5라고 썼지. 9386-9410이라고 쓴 친구도 있어. 영국 친구들의 상상력도 참 대단한 거 같지 않니?
하나가 되는 ‘행복한 수’
수학시간에 행복을 배울 수 있을까? 영국의 수학시간에는 행복까지는 아니어도 ‘행복한 수’는 배울 수 있어. 숫자 중에 행복한 수가 있다는 말이 신기하지. 이 개념은 1945년 미국의 아서 포지스라는 수학자가 처음 발견했어. 각 자리 숫자를 제곱해서 더하고, 그 결과 값의 각 자리 숫자를 또 제곱해서 더하는 거지. 계속 반복하면 결국 0, 1, 4, 16, 20, 37, 42, 58, 89, 145라는 10개의 수가 나온다고 해. 포지스는 1보다 큰 수 중에서 1로 끝나는 수를 ‘행복한 수’로 정의했어.
예를 들어, 19라는 숫자를 살펴볼게. 19는 십의 자리가 1, 일의 자리가 9야. 12과 92을 더하면 82가 돼. 다시 82과 22을 더하면 68이 나오지.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결국 1로 끝나니 19는 행복한 수야. 지금 바로 행복한 수를 찾아보렴. 몇 가지 힌트를 줄게. 행복한 수를 하나 찾았다면 무한히 많은 행복한 수를 만들 수 있어. 19가 행복한 수였듯이, 자리를 바꾼 91도 행복한 수가 되는 거지. 또한 행복한 수에 0을 넣어도 여전히 행복한 수야. 109, 190, 1009, 1090, 1900, …도 모두 행복한 수란다. 행복한 수가 1이 되기까지 나온 결과 값들도 모두 행복한 수야. 19가 1이 되기까지 거쳤던 82, 68, 100은 모두 행복한 수인 셈이지.
그런데 이런 수를 왜 행복한 수라고 부르냐고?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든 마지막은 결국 하나(1)가 되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