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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을 흔드는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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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을 흔드는 수학


5 대 5, 3 대 3, 2 대 2, 1 대 1로, 모인 인원에 상관없이 골대와 공 하나만 있으면 추운 겨울에도 흠뻑 땀을 흘리며 즐길 수있는 운동. 매해 겨울이면 코트 위의 별들이 공 하나로 사람들을 울고 웃기는 마술을 부리는 운동. 바로 농구다. 농구는 슈팅에 의한 득점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이처럼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슈팅은 수학적 원리로 똘똘 뭉쳐 있다. 농구 골대를 수놓는 수학을 만나러 가보자.


점프! 점프! 슬램덩크

“슬램덩크~!” 껑충 뛰어올라 골대 안으로 공을 내리꽂는 호쾌한 덩크는 관중의 환호성을 불러일으키고 상대팀의 기를 꺾어 2득점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이처럼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고 농구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덩크슛에는 어떤 수학적 원리가 숨어 있을까?

덩크슛을 구사하려면 골대보다 공을 든 손이 더 높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공을 내리꽂을 수 있다. 따라서 뛰어난 점프력이 요구된다. 물론 키가 크면 조금만 뛰어올라도 되기 때문에 유리하다.

보통 덩크슛은 장신 선수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프력만 있다면 작은 선수도 충분히 덩크슛을 구사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미국프로농구 NBA리그 덩크슛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네이트 로빈슨 선수의 신장은 농구에선 단신으로 분류되는 175cm다. 1986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스퍼드 웹 선수의 신장도 170cm에 불과하다. 신장이 큰 선수만 덩크슛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란 뜻이다.

덩크슛에 성공하려면 얼마나 뛰어올라야 할까? 지면에서 농구골대 림까지의 높이가 3m 5cm이고 농구공의 지름이 24cm다. 따라서 선수가 뛰어올랐을 때, 지면에서 손끝까지의 높이가 적어도 3m 29cm는 돼야 한다. 즉 신장이 195cm인 농구선수가 팔을 머리 위로 뻗으면 지면에서 손끝까지의 높이가 약 2m 50cm이므로 적어도 80cm 이상을 뛰어올라야 한다.

림의 지름과 공이 90°를 이루고 림의 중심과 공의 중심이 일치할 때, 공은 림 안으로 쏙 빨려 들어간다. 따라서 공이 3m 35cm~3m 40cm의 높이에 있으며 림의 중심에 놓일 때, 공을 내리꽂아야 덩크슛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농구공과 림이 이루는 각이 작을수록, 또 림에 가까울수록 공이 림을 맞고 튕겨 나갈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20대 성인 남성의 제자리높이뛰기 평균이 40~50cm 정도니 덩크슛을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미국프로농구선수는 평균 70~80cm를 뛰어오른다. 점프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발끝으로 계단 오르기, 발끝으로 줄넘기하기, 모래주머니 차고 달리기 등이 있다.
 

덩크슛에 성공하려면 얼마나 뛰어올라야 할까?



점프슛, 각 잡아야 성공

탕! 탕!’ 림을 맞고 튕겨 나온 공을 한 선수가 리바운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패스, 패스. 공을 받은 선수는 무방비로 3점라인 앞에 서서 점프슛을 구사한다. 빠른 패스로 이어지는 속공플레이 뒤에 3점슛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장면을 봤을 것이다. 이처럼 농구경기의 주요 득점 기술로 3점슛과 중거리슛을 포함하는 슛이 점프슛이다. 점프슛은 수직으로 뛰어올라 한 손이나 두 손으로 던진다.

점프슛 성공률을 높이려면 각에 신경 써야 한다. 덩크슛처럼 바스켓에 직접 공을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바스켓의 중앙에 공이 가도록 던져야 한다. 그런데 림의 지름과 농구공이 이루는 각에 따라 공이 통과할 수 있는 바스켓의 영역이 달라진다.

바스켓의 중앙을 향해 날아가는 농구공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면 농구공이 바스켓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공이 들어갈 수 있는 림의 영역을 볼 수 있다. 이때 농구공과 카메라의 거리가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위의 그림에서 공이 들어갈 수 있는 바스켓의 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지름의 길이가 45cm인 원 모양의 림은 농구공과 90°를 이루면 지름의 길이가 24cm인 농구공이 쉽게 통과한다. 60°가 되면 비교적 쉽게 농구공이 통과하지만 그림처럼 림이 둥근 원이 아니라 타원으로 보인다. 림의 중심에서 가장 긴지름은 45cm지만 가장 짧은 지름은 39cm로 공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든다. 이루는 각이 30°가 되면 가장 짧은 지름이 24cm가 돼 농구공이 겨우 바스켓을 통과한다. 각이 이보다 작아지면 공은 무조건 림에 맞고 튕겨 나온다.

따라서 바스켓으로 공이 향할 때 최대한 90°에 가까운 각이 나오도록 적당한 각도로 던져야 한다. 그러면 적당한 각도란 과연 얼마일까? 일반적으로 점프 슈팅 시 공을 던지는 각도는 45°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3~4년 동안 발표된 연구를 보면 공의 높이가 림의 높이와 같을 때 공을 던지는 최적의 각도가 45°이고, 공의 위치에 따라 각도는 달라진다고 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존 폰타넬라는 자신의 저서 ‘농구의 물리학’에서 선수의 신장에 따른 최적의 각도를 공개했다. 미국 프로농구선수를 대상으로 점프슛을 분석한 결과다.
 

미국 프로농구선수 대상으로 점프슛을 분석한 결과


결과를 보면 신장이 클수록 각도가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의 위치가 높을수록 각도가 작아지는 셈이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공의 최적 초기 속도가 초속 7m라고 밝혔다.

공의 초기 속도에 따라 공을 던지는 각도가 달라진다는 연구를 낸 학자도 있다. 미국의 물리학자 피터 브란카지오는 자신의 저서 ‘스포츠 과학’에서 신장이 180cm인 선수가 4.6m인 거리에서 슛을 한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선수가 초속 7.16m로 공을 던지면 최적의 각도는 49°다. 이보다 속도를 높여 초속 7.22m로 던지면 43°로 던져야 시원하게 공이 바스켓을 통과한다. 물론 1°에서 2° 정도 차이가 나도 슛은 성공할 수 있다. 속도를 초속 6.22m까지 늦추면 최적의 각도는 54°다. 이 세 경우를 보면 속도가 빠를수록 각도가 작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란카지오 박사의 결과는 2009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진에 의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연구진은 전보다 더 발달된 기법인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브란카지오 박사와 같은 결과를 냈다.



농구공의 위치에 따른 림의 영역
 

농구공의 위치에 따른 림의 영역


림과 농구공이 이루는 각에 따라 공이 통과할 수 있는 영역이 달라진다. 이루는 각이 90°면 공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은 림의 크기와 같다. 각이 줄어들면 그 영역이 점점 줄어든다. 30°보다 작아지면 그 크기가 농구공보다 작아 공이 들어갈 수 없다.


슛이 그리는 자취는 포물선

“자유투 1구 성공, 2구도 성공.” 상대방의 반칙으로 주어지는 자유투는 수비수의 방해 없이 자유투 라인 앞에서 공을 던진다. 다른 슛과 달리 정지된 상태에서 던지기 때문에 공이 바스켓을 향해 어떻게 날아가는지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공은 어떤 모양을 그리며 날아갈까? 백이면 백, 농구선수가 던진 공은 포물선 모양을 그리며 날아간다. 이유는 무엇일까?

물체를 위로 던지면 물체는 수직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받는다. 중력 때문이다. 농구공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날아가는 농구공의 속도는 수직 방향으로 일정하게 줄어든다. 이를 시간에 따른 농구공의 위치 그래프로 나타내면 포물선이 그려진다. 농구공뿐만 아니라 모든 물체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농구공이 그리는 포물선을 보니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앞에서 바스켓을 향해 날아가는 공이 림의 지름과 이루는 각이 90°에 가까워야 공이 깔끔하게 바스켓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각도보다 바스켓 근처에서의 각이 더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공을 던지는 각도가 클수록 바스켓 근처에서의 각도도 큰데 왜 45°~55°를 공을 던지는 최적의 각도라고 했을까? 각도가 너무 크면 바스켓까지 공이 날아가지 못하거나 공이 날아가는 시간이 너무 길어 수비의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최적의 각도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바스켓 근처에서의 각이 너무 작으면 공이 들어갈 확률이 낮다. 그래서 선수들은 공에 역회전을 준다. 공이 진행하는 방향과 반대로 공이 회전하도록 하는 것이다. 회전하지 않는 공이 림에 맞으면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아 공이 튕겨 나올 확률이 높다. 그런데 역회전을 주면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대부분 공이 바스켓 안으로 뚝 떨어진다.

작용·반작용 법칙에 따르면 두 물체가 서로에게 미치는 힘은 같고 방향은 반대다. 즉 공과 림이 부딪히는 순간, 진행하던 방향으로 나가려던 힘과 진행방향과 반대로 돌려는 힘이 서로 힘겨루기를 한다. 그런데 힘의 크기가 같다 보니 서로 나가려는 방향이 아닌 아래쪽으로 공이 떨어진다.공이 백보드에 맞아도 같은 이유로 바스켓에 공이 빨려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앞으로 슛을 할 때 각을 생각하며 던져보자. 농구경기를 볼 때도 슛에 숨은 수학을 떠올려 보자.


슈팅할 때 역회전을 주는 이유
 

슈팅할 때 역회전을 주는 이유


회전하지 않는 공이 백보드에 맞으면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아 공이 튕겨 나올 확률이 높다. 반면 역회전을 주면 작용·반작용 법칙에 의해 대부분 바스켓 안으로 공이 빨려 들어간다.



*림 농구공이 통과하면 득점이 인정되는 둥근 테두리.
*바스켓 림과 그물.
*백보드 가로가 1m 80cm이고 세로가 1m 5cm인 투명판으로 림보다 15cm 뒤에 있다.

2011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일러스트

    오진희
  • 사진

    동아일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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