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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여유로운 오후를 즐기던 매스, 아니나 다를까 갑작스런 호출로 맥이 풀려 버린다. 이번엔 공룡 사이에 벌어진 다툼의 해결사로 출동이다. 

싸움의 재구성 : 육식공룡 vs 초식공룡
 

스테고사우루스는 꼬리에 최대 60cm나 되는 두 쌍의 가시가 있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


어이구, 다 큰 공룡끼리 싸움이라니. 둘 다 많이 다친 것 같군. 그래도 해결사로 날 불렀으니 싸움을 빠르게 되짚어 보자고.

먼저 육식공룡의 공격부터 생각해 보겠네. 큰 갈고리처럼 생긴 발톱은 길고 뾰족해서 상대 동물의 살점을 깊이 파고들 수 있어. 발톱 위에는 사람의 손톱과 같은 케라틴이 덮여 있어 쓰면 쓸수록 날카롭게 변하지. 이빨은 또 어떻고. 뾰족한 이빨이 안쪽으로 휘어 있어 한번 물면 꼼짝 못하도록 붙잡을 수 있어. 이빨의 모서리에는 고기를 썰 때 쓰는 칼처럼 작은 톱니가 나 있어서 질긴 가죽도 잘라 버릴 수 있지.

특히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은 최대 30cm나 돼서 단단한 뼈도 으스러뜨릴 수 있어. 공격을 하다 보면 이빨이 부러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턱뼈 안에서는 계속해서 새 이빨이 올라오고 있지. 머리가 큰 것도 공격에 아주 중요한 무기가 돼. 먹이를 물 때 머리를 크게 흔들면 힘이 더욱 세지거든. 힘은 무게와 비례하기 때문이야.

이처럼 커다란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력이 완벽하다고 해서 싸움이 일방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마. 티라노사우루스는 7t이나 되는 몸무게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었어. 첫 공격을 할 때 큰 상처를 주지 못하면 먼 거리를 쫓아갈 수 없지.

아마 이번 싸움도 티라노사우루스가 매복해 있다가 공격을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초식공룡인 유오플로케팔루스도 만만치 않았을 거야. 이 공룡은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전체 피부에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갑옷 딱지가 덮여 있어. 갑옷 위에는 10~15cm의 삼각뿔 모양의 돌기도 나 있지. 마치 거북선의 덮개와 같아서 누구도 함부로 공격할 수 없어. 심지어 눈꺼풀도 뼈로 되어 있어 완벽한 방어 자세를 갖췄지. 땅에 배를 대고 웅크리면 뒤집지 않는 한은 안전했어. 길이 5m에 몸무게가 2t인 작은 버스와 같아서 뒤집는 것도 불가능하지.

초식공룡이라고 방어만 한 건 아니야. 유오플로케팔루스의 꼬리에는 4개의 뼈로 이뤄진, 무게가 30kg이나 되는 커다란 곤봉이 달려 있었어. 야구 방망이의 무게가 1kg이 안 되는데 30kg짜리 곤봉이라니 그 위력이 대단하겠지. 티라노사우루스라도 다리에 맞으면 단번에 뼈가 박살났을 거야.

내 생각에 이번 싸움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유오플로케팔루스의 뒷다리를 무는 순간 꼬리곤봉에 목덜미를 맞은 것 같아 보이는군. 둘다 이렇게 크게 다친 마당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는 어려운 일이겠지. 이제 둘이 화해하고 돌아가서 상처를 치료하라는 것이 내 판결이네.

초식공룡의 경고음

갑옷이나 곤봉마저 없는 초식공룡 중에는 동료에게 경고음을 불어 위험을 알린 공룡이 있다. 파라사우롤로푸스라는 공룡은 머리 위에 달린 튜브에서 48~240Hz(‘도’ 음은 262Hz)의 낮은 음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낮은 음은 자신의 위치는 숨기면서도 소리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다.

다툼의 원인은? : 초식공룡 vs 초식공룡
 

공룡알은 그 안에 태아의 뼈가 함께 발견될 때 종류를 알 수 있다. 최근 알의 크기와 모양 등으로 분류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는 왜 또 싸웠을까? 이런, 먼저 사다리부터 만들어야겠는걸. 한쪽 공룡의 키가 너무 커서 내 목소리가 들릴까 의문이야. 암튼 치고받는 다툼은 아니어서 다행이군.

두 공룡의 크기 차이가 이렇게 심한데 싸움이 났다니…. 이건 새끼들 간의 다툼에서 시작한 게 분명해. 갓 태어난 공룡 새끼는 크기에 큰 차이가 없거든. 공룡은 알을 낳아 자손을 번식하는데, 알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어. 공룡 중에는 길이가 축구장 절반에 가까운 46m짜리도 있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공룡알 중에 가장 큰 것은 50cm 정도에 그쳐.

알의 크기가 커지면 알의 껍데기도 함께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야. 껍데기가 두꺼우면 알 속의 새끼는 숨을 쉬기 힘들고 나중에 깨고 나올 때도 많은 힘이 들 테지. 알의 크기가 큰 차이가 없다면 갓 태어난 공룡 새끼의 크기도 비슷하겠지. 오늘의 다툼은 크기가 비슷한 두 새끼 공룡 사이의 작은 다툼에서 시작했을 거야.

새끼들 간의 다툼이 어미 간의 다툼으로 번진 이유라면 분명 먹이 싸움일 거야. 공룡나라는 화산 활동이 끊임없었기 때문에 화산재가 하늘을 덮으면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거든. 거대한 육식공룡이 사는 공룡나라에서는 많이 먹어서 몸집을 키워야 했지. 또한 몸의 온도를 지키기 위해서도 많은 먹이가 필요했어.



학자들은 공룡이 항온동물과 변온동물의 중간 형태인 독특한 방법으로 몸의 온도를 지켰다고 생각해. 다만 이때 몸집이 클수록 열을 잘 보존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나 봐. 열을 보존하는 능력은 부피에 비례하고 열을 방출하는 능력은 표면적에 비례하거든. 그래서 몸집은 키우되 표면적은 줄이기 위해 공룡은 길고 가는 목과 꼬리를 가지게 된 거야.

그럼에도 공룡 사이의 먹이 다툼은 영원히 풀 수 없는 문제라고 할 수밖에…. 먹을 것이 자꾸 줄어드는데 함께 살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공룡은 모두 사라지고 말 거야. 공룡나라를 되살릴 효과적인 법칙이 필요해.
 

공룡은 현재의 파충류처럼 질긴 비늘 같은 피부를 가졌다. 하지만 색깔은 화석에 남지 않아 추정할 뿐이다.


오돌도돌한 공룡알의 표면

공룡알은 닭이나 뱀의 알처럼 매끈하지 않았다. 작은 돌기가 있는 것, 주름이나 홈이 파인 것 등 다양하다. 알의 숨구멍은 언제나 오목한 부분에 나 있어 알이 땅 속에 파묻히더라도 숨구멍이 막히는 일을 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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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나라의 수학탐정 
사건파일 1 공룡뼈의 정체를 밝혀라!
사건파일 2 도둑의 발자국 
사건파일 3 공룡폭행사건

인터뷰 공룡전문가 이융남 박사

2010년 06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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