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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안에 수학 있다

수학으로 생각하기

내  몸안에 수학있다.


생활 곳곳에서 발견되는 수학이 우리 몸 안에도 들어왔다. 수학을 알면 우리 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 내 몸 안에 숨겨진 수학의 원리를 찾아보자.


우리몸에 새겨진 수학_키와 몸무게, 내장 속까지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뼈와 키의 함수관계

키 크기 열풍이 거세다. TV 프로그램에서 키 작은 사람을 비하한 여대생이 곤란을 겪긴 했지만 큰 키에 대한 동경은 그치질 않는다. 부모 세대가 기대하는 자녀의 키가 남자 180.6cm, 여자 166.7cm라는 조사결과도 보인다. 키가 클수록 돈을 잘 번다는 연구는 키 크기 열풍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다. 예로부터 키 큰 사람이 공동체를 보호하는 데 많이 기여해 지도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키를 크게 하는 운동도 주목받고 있다. 줄넘기나 농구처럼 위아래로 뛰거나, 수영이나 태권도처럼 몸을 쭉쭉 뻗는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운동은 뼈가 자라는 장소인 성장판을 자극시켜 세포 분열을 돕는다. 성장판은 팔과 다리에 있는 긴 뼈의 끝에 붙어 있으며 연골로 이뤄져 있다. 우리 몸에서 긴 뼈는 위아래의 팔뼈와 허벅지뼈나 정강이뼈가 대표적이다. 이들 뼈의 길이는 키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다음은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뼈 길이와 키의 관계를 수학적인 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뼈 길이와 키의 관계


뼈 길이 하나만 알아도 키를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고나 범죄로 인한 희생자의 뼈가 발견되면 수학적인 관계를 통해 그 사람의 키를 계산할 수 있다. 다만 그 사람의 나이도 고려해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키가 천천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40세가 넘으면 뼈 사이의 관절이나 뼈 끝의 연골이 줄어 10년에 약 1cm씩 키가 작아진다.

코끼리의 키와 표면적

사람처럼 코끼리도 발 크기만 알면 키를 알 수 있다.
코끼리의 키=2π×발 크기
코끼리의 어깨 높이와 앞발 발굽의 둘레를 알면 전체 표면적도 구할 수 있다. 전체 표면적=-8.245+6.807×(어깨 높이)+7.073×(앞발 발굽의 둘레)
이같이 황당한 공식을 발견한 인도 케랄라농업대학교 카노스 스리쿠마르 교수는 2002년 이그노벨 수학상을 받았다.


뚱뚱보의 기준 계산하기

개개인이 키에 관심을 가지는 사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 피자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의 높은 열량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세계 최초로 패스트푸드에 ‘비만세금’을 부과하는 법을 만들기도 했다. 덴마크도 콜라와 같은 청량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을 도입했다.

그럼 나의 비만도가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비만도는 몸속의 근육량과 지방의 비율을 알아야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키와 몸무게의 관계로도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키에 대한 표준 몸무게를 알아야 한다.

표준 몸무게(kg) = [키(cm) - 100] × 0.9

자신의 몸무게를 표준 몸무게로 나누면 비만도를 알 수 있다. 계산한 값이 90~109%면 정상이지만 110~119%면 과체중, 120% 이상이면 비만이다.



정부에서 비만을 조사할 때 쓰는 방법은 조금 다르다. 키와 몸무게로 간단하게 구한다는 점은 같지만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체질량지수를 구하는 방법을 쓴다. 성인이 되면 몸을 구성하는 뼈나 근육의 무게가 결정되는데, 그 뒤로 몸무게가 늘어난다면 몸속 지방의 양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몸무게를 키를 제곱한 값으로 나눠 구한다. 체질량지수가 20~24.9면 정상, 25~29.9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이다.
 


최근에는 마른 체형이지만 배에 지방이 가득찬 복부비만도 문제가 되고 있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누면 된다. 남자는 1.0, 여자는 0.85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한다.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는 열량과 지방 함유량이 지나치게 높아 비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수학 구조로 가득한 우리 몸

100m를 전속력으로 달리고 나면 가슴이 터질 듯 하다. 몸속 곳곳에서 산소를 달라는 소리에 허파와 심장이 빠르게 움직이며 산소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파는 혈관을 타고 온 이산화탄소를 산소와 바꿔 준다. 짧은 시간 동안 산소를 많이 교환하기 위해 허파는 표면적을 최대한 넓게 만든 프랙탈 구조로 되어 있다.

프랙탈은 전체를 잘게 쪼갠 부분이 원래 모양과 닮아 있는 현상을 가리킨다. 나무가 끝으로 갈수록 점점 수많은 잔가지로 나눠지는 것처럼 허파도 3억~4억 개의 허파꽈리로 나눠져 있다. 허파꽈리 하나의 지름이 0.1~0.2mm이므로 허파 전체의 표면적은 약 50㎡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허파의 표면적은 100㎡까지 늘어난다. 이는 배드민턴 경기장보다 넓다. 허파에 담을 수 있는 공기는 3.5L 정도지만 프랙탈 구조 때문에 엄청난 표면적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소화관도 마찬가지다. 위나 소장, 대장과 같은 소화관의 벽은 수없이 많은 작은 주름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주름의 넓이를 다 합하면 400㎡나 된다.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을 모두 펼쳐 놓으면 농구 경기장의 넓이와 비슷하다.

산소나 영양소를 빠르게 받아들여야 하는 호흡이나 소화 기관이 아니라면 굳이 프랙탈 구조를 가질 필요가 없다. 천천히 많은 양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면 탄성이 잘 발달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기관이 오줌보다, 오줌보의 두께는 비어있을 대 1.5cm다. 오줌이 가득 차면 풍선처럼 늘어나 두께가 3mm까지 얇아진다. 오줌을 오래 참을 때 배가 아픈 이유다. 오줌보는 보통 600mL까지 오줌을 저장할 수 있지만, 오줌이 찰수록 압력이 올라감녀서 200mL가 넘으면 슬슬 신호가 전해진다. 아기가 자라는 자궁은 보통 때는 어린 아이의 주먹마 한 크기에 부피도 10mL에 불과하지만 아기를 가지게 되면 최대 5L까지 늘어난다. 무려 500배나 늘어나는 셈이다. 우리 몸에 숨겨진 신비가 놀랍다.
 

가장 작은 부피안에 가장 큰 면적을 확보하는 프랙탈 구조는 우리 모의 허파나 소화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인체의 비율_수학을 알면 아름다운 우리 몸의 비율이 보인다.

다빈치의 인체비례도

"인체는 비례의 모범형이다. 팔이나 다리를 뻗으면 완벽한 기하학적 형태인 정사각형과 원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건축가 비트루비우스는 인간의 몸이 아름다운 비례를 이룬다는 점에 감탄했다. 그는 인체의 비례를 연구해 신전 건축에 적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연구를 그림으로 나타내려는 화가들은 잇달아 실패하고 말았다. 인체를 정사각형과 원에 동시에 내접하게 그리는 방법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가장 현명하게 풀어 낸 사람이 바로 15세기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다. 그는 인체를 원 속에 내접시키기 위해 두 다리를 벌려야 하며, 이 때 두 다리를 모았을 때보다 키가 14분의 1쯤 짧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문제를 풀었다. 다 빈치가 그린 유명한 ‘인체비례도’는 비트루비우스의 책에 있는 다음 구절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자연이 낸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등을 대고 누워서 팔 다리를 뻗은 다음 컴퍼스 중심을 배꼽에 맞추고 원을 돌리면 두 팔의 손가락 끝과 두 발의 발가락 끝이 원에 붙는다. … 정사각형으로도 된다. 사람의 키를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잰 길이는 두 팔을 가로 벌린 너비와 같기 때문이다.” 두 다리를 키의 $\frac{1}{4}$만큼 벌리고 양팔은 머리끝 높이로 벌려서 X자 모양으로 섰을 때 양 손과 발의 끝을 연결한 원의 중심은 배꼽이 된다. 차렷 자세로 양팔을 뻗어 T자 모양으로 섰을 때 발바닥에서 머리끝까지의 길이와 양팔을 뻗은 길이가 같아서 정사각형을 그릴 수 있다. 이 때 X 모양으로 섰을 때 생기는 원의 넓이는 T 모양으로 섰을 때 생기는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주율(π)값을 몰라도 인체의 비례를 이용해 원의 넓이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얼굴에 새겨진 황금비

아름다움의 기준은 시대마다 달라진다. 보름달처럼 푸짐한 얼굴을 아름답다고 여긴 적이 있는 반면, 요즘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갸름한 얼굴을 미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비율이 있다. 바로 아름답고 소중한 비율이란뜻의 황금비다.

선분 AB를 긴 쪽(AG)과 짧은 쪽(GB) 두 부분으로 나눌 때 AB와 AG의 비율과 AG와 GB의 비율을 같게 하는 점은 한 점밖에 없다. 이 지점이 정확하게 황금비를 나타낸다.
 

황금비

 


우리 몸으로 보았을 때 아름답다고 느끼는 몸매를 가진 팔등신 미인에게도 황금비가 숨어있다. 배꼽을 기준으로 배꼽 위부터 머리끝까지의 길이와 배꼽 아래에서 발바닥까지의 길이가 1:1.618에 해당한다.

성형외과 의사였던 미국의 스티븐 마쿼트 박사는 오랫동안 아름다운 얼굴을 연구했다. 그 결과 황금비로 가득 찬 미인의 얼굴 구조를 알아냈다. 이 구조에서는 두 눈동자를 이은 선에서 앞니 끝 사이의 거리와 앞니 끝에서 턱 끝까지의 거리가 황금비를 이룬다. 코의 중심선에서 눈 바깥쪽까지의 거리와 한쪽 눈의 가로 길이도 황금비다. 마쿼트 박사는 이 구조에 가까운 얼굴일수록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굴뿐 아니라 아름다운 미소에 영향을 끼치는 치아의 황금비도 연구했다. 아름다운 치아는 가운데 앞니 두 개의 가로세로의 비율이 황금비라는 것이다. 또한 가운데 앞니의 폭과 그 옆니의 폭의 비율이 황금비일 때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수학동아 홈페이지(math.dongascience.com)에 마쿼트 박사의 황금비 얼굴 구조를 공개했다. 실제 크기로 받아서 자신의 얼굴과 비교해 보자.
 

마쿼트 박사의 황금비 얼굴구조



몸이 만드는 차이_작은 차이가 방귀 소리와 입김의 변화를 만든다.

방귀와 휘파람은 닮았다

한적한 도서관에서 갑자기 '뽀오옹'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남녀가 나란히 앉아있다. 좀 전의 소리만으로는 둘 중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 낼 수 없다. 방귀 소리는 남녀가 같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선 남녀 모두 하루에 400~500mL의 가스가 만들어진다. 가스는 혈관에 흡수돼 숨을 내쉴 때 나가거나 트림을 통해 빠져나간다. 하지만 250~300mL의 가스는 항문을 거쳐 나가는 방귀가 된다.

방귀에는 소리없이 빠져나가는 방귀, 낮은 소리로 쉭 하는 방귀, 뽀오옹처럼 높은 소리의 방귀 등이 있다. 방귀 소리는 빠져나오는 가스의 양과 압력 그리고 항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힘을 빼고 천천히 내보내면 소리가 나지 않거나 쉭 하는 낮은 소리가 난다. 항문을 조이고 힘을 주면 높은 소리가 난다. 같은 힘을 주더라도 항문을 조이지 않으면 뿌웅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방귀 소리의 높낮이가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소리는 기본적으로 공기의 떨림이다. 1초당 떨리는 횟수를 진동수라고 하는데 진동수가 높으면 높은 소리가 난다. 이 때 진동수는 속도와 비례한다.

소리의 속도=파장×진동수

즉 방귀 소리는 가스를 밀어내는 속도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지는 셈이다. 먼저 가스가 이동하는 공간의 넓이가 넓으면 가스의 속도는 느려진다. 속도가 느리면 진동하는 횟수가 적어서 낮은 소리가 난다. 힘을 줘서 항문을 좁히고 빠르게 밀어내면 가스의 속도가 빨라져서 진동하는 횟수도 늘어 높은 소리가 난다. 휘파람도 방귀와 마찬가지 원리다. 혀로 입안 공간의 넓이를 좁히고 세게 불면 높은 소리가 난다. 혀를 뒤로 빼고 천천히 물면 낮은 소리가 난다.


찬 입김과 따뜻한 입김
 

'하' 할때의 입모양/ '후' 할때의 입모양


나른한 오후, 하품이 나오자 자연스레 손바닥으로 입을 가린다. ‘하~’하는 소리와 함께 따뜻한 입김이 손바닥에 와 닿는다. 배고픈 저녁, 라면을 끓여먹을 때에는 ‘후후~’하며 연신 차가운 입김을 뿜어 낸다. 같은 입에서 나오는 바람인데 어떨 때 따뜻하고 어떨 때 차가운 걸까?

하품할 때와 라면 먹을 때를 다시 생각해 보자. 입을 벌리고 입김을 천천히 불면 따뜻한 바람이 나오고, 입을 오므리고 세게 불면 찬 바람이 나온다. 즉 압력과 부피에 따라 공기의 온도가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을 오므리고 입김을 세게 불면 입 안의 공기가 좁은 통로를 거쳐 강한 압력으로 빠져나온다. 입 밖으로 나온 공기는 넓고 압력이 낮은 곳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팽창한다.

일반적으로 공기가 팽창하려면 외부에서 열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처럼 외부의 열을 받을 새도 없이 팽창할 때도 있다. 외부와 열교환이 없는 상황에서 팽창이 일어나는 것을 ‘단열팽창’이라고 한다. 기체의 내부 에너지는 온도와 비례한다고 알려져 있다.

기체의 내부 에너지=k×온도(k는 정해진 수)

공기가 단열팽창할 때는 자신의 내부 에너지를 써서 팽창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감소한 만큼 공기의 온도도 낮아진다. 뜨거운 라면을 식힐 만한 차가운 입김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반면, 하품할 때처럼 입을 벌리고 천천히 입김을 불면 압력이나 부피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 결과 입안의 따뜻한 공기가 그대로 손바닥에 와 닿아 따뜻한 입김이 된다


우리 몸 안에 숨겨진 수학의 원리, 재밌었나요?
인체의 놀라운 신비는 수학으로 하나둘 밝혀 낼 수 있답니다.
지금 당장 거울 앞에서 내 몸 안의 수학을 찾아보세요
.

2010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 사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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