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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살뜰 세뱃돈 불리는 법


알뜰살뜰 세뱃돈 불리는 법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아이들은 세뱃돈 받을 생각에 기분이 들뜨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주머니가 얄팍해진 어른들은 세뱃돈을 얼마나 줘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처럼 설에 주고받는 세뱃돈은 오랜 풍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부터 세뱃돈에 얽힌 수학 이야기를 찾아 떠나 보도록 해요.

한·중·일의 세뱃돈 풍습

우리나라에서 세뱃돈을 주는 풍습은 언제 생겼을까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민속학자들은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부모가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홍파오’라는 붉은색 봉투에 약간의 돈을 넣어서 주는 전통이 있습니다. 붉은색 봉투는 나쁜 기운을 쫓고 행운을 안겨 준다고 알려져 있지요. 어서 커서 돈을 많이 벌기 바라는 마음도 담고 있답니다. 일본에는 붉은색 봉투 대신 전통문양이나 인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봉투에 세뱃돈을 넣어 주는 풍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배를 한 사람에게 덕담을 하거나 과일, 떡 등을 내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돈을 주는 풍습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없었지요. 하지만 20세기 초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돈으로 성의를 표시하는 풍습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세배의 대가로 세뱃돈을 주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뱃돈 풍습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현대 화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며, 1980년대부터는 보편적인설 풍습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세뱃돈만 무려 2조 원

어른 한 명이 주는 세뱃돈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이지만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세뱃돈시장은 어마어마한 규모가 됩니다. 최근 어른들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세뱃돈이 무려 2조 원대라는 조사가 발표됐습니다. 한국은행이 2009년 설 이전의 화폐발행 상황과 통계청의 가계수지 조사자료 등을 통해 계산한 세뱃돈은 1조 8000억∼2조 3000억 원이었습니다. 세뱃돈에 대한 어른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죠.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어른의 30.7%가 설에 10만~20만 원의 세뱃돈을 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2.5%는 5만~10만 원, 16.8%는 20만~30만 원을 세뱃돈 지출금액으로 잡았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이 평균 19만 원을, 30대가 17만 원을 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초등학생에게 주는 세뱃돈은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2년 전 조사에서 어른 10명 중 9명은 1만 원 이하라고 답했습니다. 중고등학생에게는 1만~3만 원으로 나타났지요. 지난 해 한 기업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초등학생 2만 원, 중고등학생 3만 5000원이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한 적도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회복되는 추세를 생각한다면 올해 세뱃돈은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 해 6월부터 5만 원권 지폐가 새롭게 선보인 만큼 이번 설을 맞아 중고등학생에게 5만 원을 주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세뱃돈 1만 원 중 2000원만 저축
 

5만 원권 지폐가 등장하면서 복주머니는 홀쭉해지더라도 세뱃돈의 금액은 더 오를 가능성이 생겼다.


이렇게 풀린 세뱃돈은 어떻게 쓰일까요? ‘청소년 소비유형과 행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뱃돈의 80% 정도가 소비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업종의 경기가 설이 지난 뒤 활기를 띠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한 대형 쇼핑몰에서 상품이 팔리는 경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해 설 직후에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 등 10만~20만 원대 상품의 판매가 2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저학년을 위한 장난감 판매량도 4배나 늘었습니다.

이렇게 쓰고 남은 20% 정도만이 예금이나 적금과 같은 저축으로 활용되는 셈입니다. 그럼 저축을 한다면 어떤 상품에 넣는 것이 좋을까요? 금융권에서 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모범 답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조사결과 ‘세뱃돈으로 자녀명의의 예·적금에 가입하겠다’는 답변이 41.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린이펀드 투자가 30.9%로 2위를 차지했고 어린이보험 가입(3.9%), 주식 투자(2.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예금이나 적금은 은행에서 명절을 맞아 마련하는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제관념은 세뱃돈 재테크로부터

위에서 살펴본 세뱃돈 관련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예전의 세뱃돈과 지금의 세뱃돈이 금액은 같을지라도 가치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해의 1만 원이 올해의 1만 원과 표면상으로는 같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실질적인 가치는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돈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낮아지는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물가는 일반적으로 예전보다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1만 원권이 사용된 지난 36년 동안(1973년∼2009년) 소비자물가는 무려 14배나 뛰어 올랐습니다. 돈의 가치는 낮아지고 물가는 계속 오르는 상황이 이어지면 가계살림은 어려워지고 기초생활에 필요한 지출부담은 커지게 됩니다.

둘째는 세뱃돈 재테크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세뱃돈뿐 아니라 돈을 관리하는 능력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돈에는 신기한 ‘복리의 법칙’이 따라다니기 때문입니다. 복리법이란 일정 기간마다 이자를 원금에 더해 그 전체 금액을 다음 기간의 원금으로 삼아 이자를 계산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돈을 통장에 오랫동안 넣어두면 마법과 같은 복리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뱃돈 관리능력은 앞으로 올바른 경제습관과도 연결됩니다. 자기 이름으로 된 금융상품을 만들어 여기에 세뱃돈과 용돈을 꾸준히 넣어 둔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가는 돈과 함께 경제관념도 높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복리의 마법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수학자의 권유에 따라 1785년 보스턴 시에 5000달러를 기부했다. 단 200년 정도의 계획을 세워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수학자가 적은 돈도 이자에 이자가 붙는 방식으로 수백 년이 지나면 엄청난 액수가 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100년이 지난 뒤 일부는 학교를 짓는 데 사용됐고, 200년이 지난 시점에 그의 기부금은 500만 달러가 넘었다.

 

201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기송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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