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동아 친구들 모두가 '수학! 더 잘하고 싶어'라고 생각할 텐데요. 제보에 따르면 그 방법을 알려 주실 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부천 중앙초등학교의 임용식 선생님입니다. 공부 비법은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이라면서 친구들에게 수학공부 비법을 알려 주신다고 합니다. 그럼 임용식 선생님을 만나러 가 볼까요?
1교시 숫자퍼즐과 함께 수학 즐기기
수학의 달인 선생님의 수업은 어떨까? 교실 문을 살며시 열고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교실에 들어갔다. 헉! 지금 수업 시간 맞아? 학생들이 저마다 형형색색의 스펀지 퍼즐을 뺐다 끼웠다 하며 놀고 있는 게 아닌가! 대체 무슨 수업인지 함께 들어 보자.
"여러분, 오늘은 문제 푸는 방법 찾기 단원을 공부할 거예요. 퍼즐 다 받았죠?"
"네~. 그런데 이거 어떻게 하는 건가요?"
"선생님이 지금부터 알려 줄 거에요. 1부터 10까지 숫자 조각이 보이죠? 이 조각을 하나하나 빼서, 가로와 세로 수의 합이 18이 되도록 조각을 맞추는 거예요. 할 수 있죠?"
"네~. 할 수 있어요."
1분쯤 지났을까…. 여기저기서 손이 번쩍번쩍 올라오기 시작했다.
"선생님, 저 다 했어요!"
"어디 보자. 1천재 정답이에요. 잘했어요~."
"저도요. 저도 다했어요!"
"2천재도 정답이네요."
"전 모르겠어요. 알려 주세요."
"자, 그럼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 보세요~."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한 번씩만 사용하여 가로, 세로 수의 합이 18이 되도록 퍼즐을 맞추세요.'의 정답은 아래와 같다. 이 퍼즐은 아래의 두 가지 말고도 숫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정답이 있다. 가로, 세로 합이 19, 20, 22가 되도록 퍼즐 문제를 바꾸어 풀 수도 있다.
2교시 수학교구와 함께 도형 알기
난 세상에서 도형이 가장 어렵더라. 삼각형, 사각형은 알겠는데, 입체도형은 또 뭐야? 이건 왜 배우는 거지? 그림만 봐서는 도무지 모르겠어. 달인 선생님이라면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법을 알겠지? 달인 선생님 도와 주세요~.
"지난 시간에는 각기둥과 각뿔에 대해 배웠죠? 오늘은 폴리드론과 조노돔을 이용해 여러 입체도형을 만들어 볼 거예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입체도형을 만들어 봐요."
그러자 한 친구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선생님, 전 조노돔으로 정12면체를 만들 거예요. 먼저 오각형을 만들어야 하죠?"
"맞아요. 정12면체를 만들려면 오각형 12개가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죠?"
"네~. 다 만들고 보여 드릴게요."
"전 폴리드론으로 축구공을 만들어 보려구요. 축구공은 정오각형 12개와 정육각형 20개로 이루어진다고 지난 시간에 배웠잖아요. 축구공 만들기가 어렵긴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래요. 빨리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만든 걸 소개해 봐요."
수학수업에 조노돔과 폴리드론을 이용하면 도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도형과 물체를 만들어 볼 수 있어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조노돔은 실제로는 만들 수 없는 구조물을 모형으로 만들 수 있어 NASA나 MIT 과학자의 연구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조노돔은 동그란 공에 구멍이 뚫린 모양인 연결체와 단면이 삼각형, 사각형, 오각형인 연결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결체와 연결봉을 연결해서 다양한 다면체(면이 다각형인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다.
폴리드론은 다면체를 의미하는 '폴리헤드론(polyhedron)'에서 나온 용어다. 정삼각형, 이등변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 곡면삼각형 등을 이용해 다양한 도형을 만들 수도 있고 상상력을 발휘해 로켓이나 배 같은 물체도 만들 수 있다.
3교시 토마토와 함께 숫자 여행
'토마토', '아리아', '다시 합창합시다'의 공통점은 뭘까?
거꾸로 읽어도 똑바로 읽어도 똑같은 낱말이라는 것! 수 중에도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수가 있는데, 수학의 달인 임용식 선생님은 이런 수를 '토마토 수'라고 불러. 이번 시간에는 '토마토 수'에 대해 함께 공부해 보자.
"토마토나 마그마와 같이 거꾸로 읽어도 똑바로 읽는 것과 같은 낱말이나 문장은 뭐가 있죠?"
"일요일이요! 그리고 오디오!"
뜬금없이 한 친구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다 이쁜 이쁜 이쁜이다~♬ 이거요~."
"이거 슈퍼주니어 노래 '로꾸거'인데, 맞다! 이 노래에 많이 나와요."
"맞아요. 노래 한번 불러 볼까요?"
"로꾸거 로꾸거 로꾸거 말해말~♬"
"잘했어요. 토마토와 같은 말이 수에도 있어요. 뭘까요?"
"선생님, 99요. 그런데 맞아요?"
"맞았어요. 앞으로 99와 같이 거꾸로 읽어도 똑바로 읽은 것과 같은 수를 '토마토 수'라고 부를 거예요."
"1221도 '토마토 수'예요."
"하하하. 그러네요. 지금부터 '토마토 수'가 아닌 수를 '토마토 수'로 만드는 마법을 배울 거예요. 알았죠?"
"네~. 선생님, 빨리 배워요."
'토마토 수' 만드는 법
① 두 자리 수를 정한다. (87, 86, 60 등)
② ①의 수를 앞뒤로 뒤집어 놓은 수로 더한다. (87이라면 78을 더한다.)
③ ②의 답에 또 다시 ②의 답의 숫자를 앞뒤로 뒤집어 놓은 수를 더한다.
④ '토마토 수'가 만들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특별 인터뷰 퍼즐 수학의 달인!
수학의 달인 선생님을 찾아간 날은 마침 방학식이라 한껏 들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런 와중에도 자료실에서 학생들과 수학 모임을 하고 계신 임용식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학생들과 수학 모임을 하시나요?
수학 모임이라고 하니 거창하네요. 자료실에는 수학과 관련한 여러 교구도 있고 자료도 있으니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와서 수학을 즐기는 거죠. 전 학생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뿐이고요. 하하하.
수학을 즐긴다고요? 상상이 안 가는데요. 많은 학생들은 수학을 싫어하거든요.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수학을 왜 배우는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수학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하지만 학생들은 문제풀이식 수학만 수학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실생활 속 수학과 연결시키지 못해 재미를 못 느끼는 거지요.
그러면 실생활 속 수학의 예를 들어 주시겠어요?
뫼비우스 띠를 예로 들어 설명하죠. 뫼비우스 띠는 긴 직사각형 종이의 양끝을 180˚로 꼬아 이어 붙여 만듭니다. 이 띠에는 독특한 점이 있어요. 어느 한 점에서 출발해 선을 계속 그려 보세요. 결국 출발점에 도착하는데, 안과 밖에 선이 모두 그려진 게 보일 겁니다. 즉, 이 띠는 안과 밖이 구별되지 않는 특징이 있는 거죠. 이런 특징을 이용한 발명품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컨베이어 벨트예요. 이 벨트는 재래식 방앗간에서 볼 수 있어요. 벨트가 꼬여 있기 때문에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어 그렇지 않은 벨트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답니다. 이 외에도 양면에 모두 녹음이 되는 뫼비우스 필름과 세탁기에 사용되는 셀프 클리닝 뫼비우스 필터 벨트가 있어요.
수학시간에 퍼즐을 가르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초등학교 교과서 '문제 푸는 방법 찾기' 단원을 보면 '가로, 세로의 합이 같게 숫자를 넣어 주세요' 라는 문제가 있어요. 그런데 교과서만 보고 풀면 재미 없잖아요. 똑같은 문제를 풀어도 종이와 연필만 가지고 문제를 푸는 것과 퍼즐을 이용해 문제를 푸는 건 많이 다르거든요. 퍼즐을 이용하면, 학생들의 참여도 더 활발하고 더 재미있게 수업할 수 있어요. 또 교과서에 답을 써 버리면 한 번밖에 못 풀잖아요? 그런데 퍼즐의 경우는 숫자만 바꿔 끼우면 되니까 여러 답을 구해 보게 돼요.
학생들이 직접 퍼즐을 보고 만지고 생각하면 사고력도 좋아지고 수학 수업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거지요.
앞으로 선생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서울과 가까운 곳에 수학박물관을 만들고 싶어요. 아이들한테 백 번 수학 공부하라고 말하는 것보다 한 번 손잡고 박물관을 견학하는 것이 수학 교육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독일에는 '마테마티쿰'이라는 박물관이 있는데, 그 곳은 종이와 연필 없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수학을 직접 느끼고 즐길 수 있어요. 우리 아이들도 놀면서 자연스레 수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수학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른 수학 선생님과 힘을 모아 하루 빨리 수학박물관을 만들어 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