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은 지구에만 있는 지형이 아니야. 달과 화성, 금성에서도 동굴 입구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되고 있어. 과학자들은 우주 동굴을 미래 우주 기지 후보로도 주목하고 있지. 과연 우주 동굴에 사람이 머물 기지를 지을 수 있을까?
동굴로 이어지는 구멍 찾고 탐사 로봇 보낸다
우주 동굴은 미래 기지를 짓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어요. 동굴을 덮은 암석층은 우주방사선과 작은 운석을 막아 줘요. 우주는 밤낮의 온도 차가 크지만 동굴 안쪽은 비교적 온도가 일정하죠.
2000년대 들어 화성에서 용암동굴 입구로 추정되는 구멍이 1000개 넘게 발견됐어요. 용암동굴은 용암의 겉 부분이 먼저 굳은 뒤, 안쪽의 뜨거운 용암이 흘러 나가면서 생긴 빈 통로예요. 발견한 구멍이 운석 충돌로 생긴 분화구라면 가장자리가 솟거나 주변에 튀어 나간 물질의 흔적이 남는데, 일부 구멍에서는 이런 흔적이 보이지 않았어요.
과학자들은 구멍의 모양 등을 분석해 349개가 동굴 천장이 무너져 생긴 ‘천창’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어요. 다만 구멍이 실제 동굴 통로와 이어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달에서는 지하 동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구멍들이 발견됐어요. 2024년엔 달 ‘고요의 바다’에 있는 지름 약 100m 구덩이에서 옆으로 약 30~80m 이어지는 동굴 통로가 확인됐어요. 2026년 2월에는 금성에서도 용암동굴로 추정되는 구멍이 레이더에 포착됐어요.
용암동굴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진 동굴 후보도 있어요. 2025년 중국 선전대 연구팀은 화성에서 발견된 구멍 8개가 과거 암석 속 광물이 물에 녹아 만들어진 동굴 입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어요. 구멍이 과거 물이 흘렀던 헤브러스 계곡에 있고, 주변에 물에 잘 녹는 탄산염과 황산염 광물이 있기 때문이죠. 연구팀은 동굴 내부에 얼음이나 생명체의 흔적이 남았을 가능성에 주목해요.
우주 동굴이 실제로 기지로 쓸 만한지 확인하려면 내부를 직접 탐사해야 해요. 하지만 지형이 가파르고 울퉁불퉁해 바퀴 달린 기존 로버는 접근이 어렵죠.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2022년부터 화성 동굴 탐사용 로봇 ‘리치봇’을 개발 중이에요.
리치봇은 몸체에서 긴 팔 8개를 펼치고, 금속 가시가 달린 손으로 동굴의 암석을 붙잡으며 이동하도록 설계됐어요. 레이저로 주변 지형을 훑어 붙잡을 암석을 정하고 로봇 팔이 당기는 힘을 조절해 몸을 지탱하죠. 로봇 아래엔 카메라와 시료를 채취할 장비를 달고 몸체 뒤에는 연결선을 달아 지상에서 전력과 통신을 공급받을 수 있어요.
(오른쪽) 용암 동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화성 파보니스 화산 근처의 구덩이예요.
연구팀은 2023년 팔 1개를 단 리치봇을 만들어 미국 모하비 사막의 용암동굴에서 암석을 붙잡는 시험에 성공했어요. 지구와 화성의 용암동굴은 중력과 암석의 성질 등이 다를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추가 시험이 필요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