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9월 1일 오후, 미국의 신시내티동물원의 유명인사였던 암컷 여행비둘기 ‘마사’가 새장 바닥에 떨어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여행비둘기의 마지막 생존자로 알려진 마사가 숨을 거둔 겁니다. 이렇게 한때 북아메리카대륙의 하늘을 뒤덮던 여행비둘기는 완전히 멸종하고 말았지요.
나그네비둘기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여행비둘기는 한때 지구 위에서 가장 많았던 새로 알려졌습니다. 여행비둘기는 엄청난 수가 떼를 지어 살았는데, 18세기에만 약 30~50억 마리가 살았다고 추측되죠. 북아메리카대륙 동부 오대호 일대에서 여름을 나다 날씨가 추워지면 멕시코만 일대로 내려가 겨울을 보냈습니다. 조류학자이자 화가로 유명한 존 제임스 오듀본은 1838년, 여행비둘기 무리가 사흘 밤낮 동안 머리 위를 날아갔다고 기록할 정도였죠.
그 수가 워낙 많다 보니 그 누구도 여행비둘기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여행비둘기는 19세기 동안 고기와 깃털을 노린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사냥당했습니다. 특히 여행비둘기 무리는 손쉬운 사냥감이었죠. 거기다 토지 개발로 서식지도 급속히 줄어들었어요. 결국 여행비둘기는 1890년대에 이르러 거의 사라졌습니다. 야생의 개체가 마지막으로 사냥 된 것은 1900년이었습니다. 그리고 1914년, 마사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여행비둘기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마사의 사체는 즉시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으로 옮겨져 박제로 만들어졌지요.
여행비둘기는 인간이 멸종 과정을 관찰한 최초의 동물 중 하나였고, 박제로 남은 마사는 멸종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후로 사람들이 야생 보전과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호를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죠.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생물이 여행비둘기와 같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여행비둘기의 비극은 인간이 앞으로도 여러 번 마주쳐야 하는 현실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