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코를 막고 싶어지는 이 냄새의 정체는 뭘까? 오늘도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훅 밀려왔어. 체육 수업이 끝나고 교실 문을 열었을 때도 에어컨을 처음 켰을 때도 마찬가지였어. 왜 여름만 되면 이상한 냄새가 나를 괴롭히는 걸까?

버스에서 맡은 퀴퀴한 냄새를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덜 마른 빨래 냄새’ 같다고 하셨어. 왜 덜 마른 빨래에서는 냄새가 나는 걸까?
악취, 세균이 밥 먹고 남긴 냄새
악취의 주범은 세균과 곰팡이에요. 세균과 곰팡이는 기온이 높고 습한 곳에서 활발하게 번식합니다. 여름철은 세균이 번식하기 딱 좋은 환경이죠.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기온이 20~30°C, 습도가 70~80%일 때 세균이 가장 활발하게 번식해요. 서울대학교 환경보건학과 야마모토 나오미치 교수는 “온도와 습도 중에서는 습도가 세균 같은 미생물의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온도가 아무리 적당해도 주변에 일정한 만큼의 수분이 없으면 자랄 수 없다”고 설명했어요.
번식한 세균들은 다른 생명체들처럼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얻으려 해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땀과 단백질 같은 유기물●을 분해해요. 이때 단백질은 가장 작은 단위인 ‘아미노산’이나 아미노산 여러 개가 연결된 작은 묶음인 ‘펩타이드’로 나뉘어요. 세균은 이렇게 분해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를 흡수해서 에너지원으로 써요. 이 과정에서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이 생겨나요.
VOCs는 탄소를 포함한 두 종류 이상의 원소가 화학적으로 결합해 있으면서 쉽게 증발해 공기 중으로 잘 퍼지는 물질이에요. 페인트나 알코올도 일상에서 VOCs를 많이 뿜어내요. 우리 코가 VOCs를 감지하면 콧속을 찌르는 것 같은 불쾌한 냄새로 느껴요.
하수구, 하수처리시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은 여름철 도시에서 세균과 곰팡이로 인한 VOCs가 많이 생기는 곳이에요. 모두 고온다습하고 유기물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제대로 마르지 않은 빨래나 땀이 난 피부도 마찬가지에요. 세균이 피부나 섬유 속 땀, 피지, 각질을 분해하며 VOCs를 뿜어 쿰쿰한 냄새를 만들죠. 겨드랑이나 발처럼 체온이 높고 습한 곳에서는 세균이 더 활발히 번식해 냄새도 심해져요.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는 까닭도 비슷해요. 에어컨을 켜면 냉각 장치와 바깥 공기의 온도 차이로 인해 내부에 물방울이 맺혀요. 잘 말리지 않으면 그 안에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고 다시 에어컨을 켤 때 VOCs가 바람에 섞여 나와요.
악취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요. 야마모토 나오미치 교수는 “미생물이 만드는 일부 VOCs는 호흡기 자극, 두통, 어지럼증 등을 일으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황화수소는 독성이 있어 오래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나 폐 기능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어린이는 실내 곰팡이를 오래 마시면 비염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어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생기는 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