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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선생님의 자연 사랑

시인 김용택


 
38년 평생을 강변의 작은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보낸 선생님이 있어요. 봄이면 어린이들과 벚꽃을 보고 가을이면 이슬 덮인 강변을 산책하며 지냈지요. 그리고 틈틈이 시를 썼어요. 시골 마을에 대해서도 쓰고 아름다운 자연에 대해서도 쓰고 같이 생활하는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썼어요. 38년이 지나 그때 가르쳤던 어린이들이 다 어른이 됐지만 선생님은 지금도 어른과 어린이 모두를 위한 시를 쓰고 있어요.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명으로 더 친숙한 김용택 선생님을 만나 과학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시인이시니 과학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괜한 걱정이었지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저는 아이들과 함께 옥수수를 심고는 자라는 모습을 잘 보라고 말해요. 그러면 아이들은 땅에서 새싹이 피어나 자라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합니다. 관찰기록장 같은 것은 필요 없어요. 그냥 자세히 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러면 씨앗에 싹이 트고 점점 자라 옥수수가 열리고, 다시 씨앗이 되는 과정 하나하나가 다 놀라움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선생님은 과학이란 이렇게 주변을 자세히 관찰하는 일에서 시작된다고 했어요. 초등학교 1, 2학년 때‘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우지 않는 것도‘자연’을 아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래요.
선생님은 과학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으셨어요.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서 좋아진 점도 있지만 환경 문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으니까요.
“인류가 편하게 살고자 과학을 발전시켰는데 결국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이용한 거잖아요? 사람이 자연에 부담을 주니까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가 일어나 다시 인류가 위협받고 있어요.”
그래서 선생님은‘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이 지식 하나를 더 외우기보다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과학을 배우면 좋겠다고 말씀했어요. 그건 바로 생명을 중시하는 과학이지요.
“생명을 키우는 모든 것은 다 생명을 지니고 있어요. 흙과 물, 바람은 과학의 눈으로는 생명이 아니지만 생명을 키우고 자연의일부라는점에서그자체가생명이에요.‘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생명을 지닌 주위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세요. 그리고 자세히 관찰해 보세요. 그것이 인류와 자연 모두를 위한 진정한 과학이 될 거예요.”
오랜 기간 어린이들과 함께 했던 전북 임실의 초등학교 두 곳에‘어린이과학동아’를 보내기로 한 선생님. 선생님의‘자연 사랑’이 오래오래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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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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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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