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에 또다시 찾아온 마감 기간. 저녁 8시쯤 갑자기 다람쥐 기자와 비둘기 기자가 기침을 하기 시작했어요! 기자들이 감기라도 걸린 걸까요?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PCR, 바이러스를 복사해서 찾는다!
2020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코로나19가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며 크게 유행했어요. 코로나19는 바이러스로 인해 기침, 재채기, 고열 등이 일어나고,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는 전염병이에요. 당시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이나 선별 진료소를 자주 찾았어요. 의료진이 긴 면봉으로 콧속을 찌르는 검사를 했는데, 이 검사를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 검사라고 해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면, 면봉에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담은 물질인 DNA가 묻어요. 하지만 그 양이 적어서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기 어렵죠. PCR은 DNA의 양을 수십억 배로 복제해서 검사 장비가 감지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에요.
DNA는 두 가닥의 긴 사슬이 서로 꼬여 있는 이중 나선 구조예요. 두 가닥은 A, T, G, C라는 네 종류의 염기●가 서로 짝을 이루며 연결되어 있어요. 각 염기의 모양과 화학적 성질 때문에 A는 T와, G는 C와만 마주 보고 붙을 수 있죠.
PCR의 첫 번째 단계는 DNA의 두 가닥을 분리하는 과정이에요. PCR 기계 안에서는 DNA가 담긴 용액을 약 95℃까지 가열해요. 온도가 높아지면 두 가닥 사이의 결합이 끊어져서 두 가닥이 분리돼요.
다음으로 이 용액을 약 55℃로 식혀요. 이때 미리 넣어 둔 프라이머가 붙습니다. 프라이머는 복제하려는 바이러스의 특정 DNA 부분에만 붙게 만들어진 짧은 DNA 조각이에요. 프라이머가 붙는 지점이 복제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프라이머가 시작 지점을 만들면, DNA 중합 효소가 복제를 시작해요. DNA 중합 효소는 DNA 한 가닥의 반대편에서, 프라이머에 새로운 가닥을 이어 만드는 단백질이에요. 반대편에 A가 있는 자리에는 T를, G가 있는 자리에는 C를 하나씩 붙여 나가죠. 그러면 DNA가 다시 이중 나선 구조가 돼요.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 DNA의 수는 계속 늘어나요. 30번 반복했을 때는 10억 배 이상이 되죠. 그러면 검사 장비로 바이러스의 특정 DNA가 있는지 확인하기 쉬워져요. 해당 DNA가 발견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뜻이에요. 검사 후 결과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적어도 7시간이 걸려요. PCR은 독감, 식중독, 폐렴 등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쓰이고 있답니다.

PCR 검사의 원리





[통합과학 넓히기]
칩 하나로 세균 8종을 동시에 찾아낸다!
어떤 세균에 감염됐는지 알아내려면, 전문 장비와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고, PCR과 같은 복잡한 검사를 거쳐야 해요. 보통 한 번에 한 종류씩만 검사할 수 있어서 여러 세균이 의심될 때는 검사를 여러 번 반복해야 하죠. 그런데 두 개의 버튼을 차례대로 누르면 8종의 세균을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칩이 개발됐어요.
2025년 9월 3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외 공동 연구팀은 투명한 플라스틱 칩으로 세균 8종을 동시에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 학술지 ‘랩온어칩’에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이 기기를 ‘mPAMD’라고 이름 붙였어요.
검사할 액체를 mPAMD에 넣고 첫 번째 버튼을 누르면, 액체가 칩 안에 난 8개의 통로로 들어가요. 각 통로에는 ‘탐침’이라는 짧은 DNA 조각이 들어 있어요. 탐침은 목표로 하는 세균의 유전자와 염기 순서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해당 세균의 유전자에만 달라붙을 수 있어요. 탐침이 세균 유전자에 달라붙으면 핵산 분해 효소가 그 자리의 유전자 일부를 잘라 내요.
다음으로 두 번째 버튼을 누르면 잘린 DNA 조각이 아미노산●, 리보솜● 등과 섞여 mPAMD 안의 다른 DNA와 결합해요. 그러면 초록빛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켜져요. 리보솜이 이 유전자 정보를 읽어 아미노산을 차례로 연결하면, mPAMD 안에서 초록빛 형광 단백질이 만들어지죠.
반응이 끝난 mPAMD를 휴대용 조명 위에 올려놓으면, 세균이 있는 칸에서만 초록빛이 나요. 파란빛을 받은 형광 단백질이 초록빛을 내뿜기 때문이에요. 어느 칸에서 초록빛이 나는지 보면, 어떤 세균에 감염됐는지 알 수 있어요. 또한 스마트폰 앱으로 초록빛의 강도를 측정하면, 세균이 얼마나 많은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연구팀은 콜레라를 일으키는 콜레라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 등 총 8종의 세균을 mPAMD로 동시에 검사했어요. 그 결과 물 1mL당 세균이 약 1만~10만 마리 수준으로 비교적 적을 때도 검출할 수 있었죠. 연구팀은 “전문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 여러 감염병을 한 번에 간편하게 진단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용어 설명
●리보솜: 세포 안에서 아미노산을 이어 붙여 단백질을 만드는 기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