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텔레픽스 스페이스랩 클린룸에 거대한 광학 테이블과 정밀 장비들이 놓여 있어요. 작은 먼지 하나도 허용되지 않는 이 공간에서 인공위성의 눈이 되는 광학 탑재체가 만들어지죠.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쉽게 볼 수 없는 클린룸의 구석구석을 눈으로 담고 손으로 기록했어요.
재료부터 제작 과정까지 우주 환경에 맞췄다
“우리가 서울에서 부산만큼 떨어진 곳에 있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까요?”
텔레픽스 스페이스랩 김옥관 팀장의 질문에 어린이 기자들이 고개를 저었어요. 서울과 부산 사이의 거리는 약 400km입니다. 김옥관 팀장은 인공위성은 이 거리만큼 떨어진 우주에서 지구 위 자동차를 볼 수 있다고 말했어요.
인공위성의 이러한 능력은 위성의 눈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광학 탑재체 덕분이에요. 4월 30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대전 대덕구에 있는 위성 연구 개발 기업인 텔레픽스에서 광학 탑재체를 만드는 연구 현장을 직접 취재했어요.
인공위성은 우주에서 통신과 과학 연구, 지구 관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요. 임무에 맞게 다양한 탑재체들이 인공위성에 실려요. 텔레픽스가 개발하는 광학 탑재체는 지구를 관측하는 데 사용됩니다. 먼 우주에서 지구 위의 물체가 구별될 만큼 선명한 사진을 찍으려면 일반 카메라와 다른 구조가 필요해요. 텔레픽스 송소랑 주임연구원은 “빛을 단순히 렌즈로 통과시키는 것보다, 거울로 여러 번 반사해 한곳에 모으면 더 멀리 있는 물체의 빛도 선명하게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텔레픽스 함선정 상무가 광학 탑재체의 구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어요. 광학 탑재체 앞부분엔 빛을 모으는 거울과 렌즈 등이, 뒷부분에는 모인 빛이 전달되는 센서가 들어가요. 또 금속 구조물이 거울과 렌즈를 단단히 지지해 흔들리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보호하죠.
텔레픽스의 위성은 90분 만에 지구 한 바퀴를 돌아요. 45분 만에 낮과 밤이 바뀌어 극심한 온도 변화를 겪죠. 광학 탑재체의 모든 부품은 위성이 발사될 때의 진동과 우주에서의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해요. 그래서 광학 탑재체엔 알루미늄, 규소와 탄소 화합물인 실리콘카바이드 등 가벼우면서 온도 변화에도 변형이 적은 재료를 사용해요.
텔레픽스 스페이스랩 클린룸은 2년에 1개씩 새로운 광학 탑재체가 만들어지는 곳이에요.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클린룸의 연구 환경을 유리창 한 장 사이로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➋ 텔레픽스가 개발한 인공위성 블루본.
➌➍ 인공위성에 대한 강의를 듣는 어린이 우주 기자단.
➌➍ 클린룸 앞 준비실에서 방진복을 입어 본 어린이 우주 기자단.
➎ 광학 탑재체 개발에 사용되는 클린룸의 장비들.
➏ 공기로 띄워 올리는 광학 테이블.
➐ 어린이 기자들이 클린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그린 그림.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텔레픽스는 같은 구조의 광학 탑재체를 시험용 인증 모델과 실제로 사용하는 비행 모델 두 가지로 제작해요. 인증 모델로 시험을 반복하며 성능을 확인한 뒤, 우주에는 비행 모델을 보내지요. 광학 탑재체 안에선 빛이 여러 개의 거울을 거쳐 반사돼 센서로 들어가요. 조립할 때 거울 하나가 조금만 기울어져도 빛이 엉뚱한 방향으로 반사되기 때문에, 수 μm(마이크로미터)●수준까지 정밀하게 위치를 맞춰요.
“지금 저 테이블은 공중에 떠 있습니다.”
텔레픽스 스페이스랩 김옥관 팀장이 클린룸 곳곳에 놓인 너른 선반을 가리켰어요. 광학 탑재체를 조립하는 세로 3.6m, 가로 1.5m 크기의 광학 테이블이었습니다. 건물의 흔들림이나 사람의 걸음으로 인한 진동이 테이블에 전달되면 부품 위치가 어긋날 수 있어요. 그래서 압축 공기로 테이블을 바닥에서 띄워 올리고 있죠.
클린룸 곳곳에는 광학 탑재체를 정밀하게 조립하고 시험하는 장비들이 있었어요. 이 장비들로 부품의 각도와 위치, 거울 표면의 매끄러움 등을 확인해요. 시준기는 빛을 나란하게 만드는 장비로, 이렇게 하면 우주의 먼 곳에서 들어오는 빛과 비슷해져 광학 탑재체가 빛을 잘 모으는지 시험할 수 있어요. 광학열진공챔버로는 진공 상태에서 영하 70℃부터 영상 120℃까지 온도를 바꾸며 광학 탑재체가 우주 환경을 잘 견딜지 살펴봐요.
광학 탑재체는 작은 먼지에도 오작동할 수 있어요. 클린룸에 들어갈 땐 먼지를 막는 방진복과 방진모,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공기를 쏘아 먼지를 털어 내는 에어 샤워를 통과해요. 김옥관 팀장은 “클린룸은 비 온 뒤 미세먼지 없이 아주 맑은 날보다 100배 더 먼지가 없게 관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이 기자들도 방진복을 입고 잠시나마 연구원들의 작업 환경을 경험했어요.
텔레픽스는 광학 탑재체와 인공위성을 개발해 우주에서 지구를 촬영하고, 이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텔레픽스가 개발해 우주로 보낸 큐브위성 ‘블루본’은 바다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인 블루 카본을 관측해요. 광학 탑재체와 함께 테트라플렉스라는 작은 AI 컴퓨터가 들어가 위성 안에서 촬영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죠.
박한별 어린이 기자는 “블루 카본이 무엇인지 처음 알았는데, 블루 카본을 보는 위성을 이곳에서 개발했다는 게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어요. 또 이재희 어린이 기자는 “여러 정밀 장비가 있는 클린룸이 멋있었고, 인공위성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