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은 자기 구역에 모르는 수달의 똥이 보여도 바로 싸우러 달려가지 않아. 냄새를 꼼꼼히 맡으면서 상대가 누구인지 먼저 파악하지. 수달이 똥 냄새로 어떻게 자기 구역을 지키는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왔어!

박동현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유럽과 아시아의 강이나 호수 주변에 사는 유라시아 수달이야.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물고기를 사냥하지. 스페인 국립자연과학박물관 연구팀 외 국제 연구팀이 나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결과를 지난 4월 1일 국제 학술지 ‘왕립 학회 오픈 사이언스’에 발표했어. 연구팀은 내가 바위나 땅 위에 남긴 배설물 냄새를 통해 다른 수달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내 구역을 지키는지 분석했지.
배설물 냄새는 어떤 역할을 해?
수달 같은 포유류는 냄새로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어. 특히 우리 수달들에게 배설물 냄새는 중요한 대화 수단이야. 내가 수컷인지 암컷인지, 번식할 준비가 되었는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배설물 냄새에 담겨 있지. 그래서 다른 수달이 내 배설물 냄새를 맡으면, 나를 직접 보지 않아도 이곳에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 그리고 우리는 물에서 주로 생활하지만, 물 밖에 전용 화장실을 정해두고 계속 찾아가는 습관이 있어. 거의 매일 들러서 누가 다녀갔는지 확인하지.
너는 냄새에 어떻게 반응해?
연구팀은 스페인 북서부에 있는 13개 강에 있는 우리 화장실 26곳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했어. 그리고 우리 화장실에 있는 배설물을 치워보기도 하고, 낯선 수달의 배설물을 두기도 했지. 관찰 결과, 내 배설물이 치워졌을 때 나는 평소처럼 행동했어. 하지만 낯선 수달의 배설물을 발견했을 때는 달랐어. 나는 화장실을 평소에는 하루에 약 44번 방문하다가, 낯선 수달의 배설물을 발견했을 때는 첫날에 약 78번 방문했어. 그리고 배설물의 냄새를 맡은 뒤 내 배설물을 다시 남겼지.
너의 이런 행동은 어떤 의미가 있어?
이번 연구 결과는 내가 모르는 수달의 냄새를 맡았을 때, 무조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먼저 냄새를 맡으면서 상대방의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을 보여줘. 이렇게 냄새를 통해 먼저 탐색하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내 구역에 누가 왔는지 파악할 수 있어. 연구팀은 이런 내 행동을 보고 “수달은 이전에 연구됐던 것보다 더 사회적인 동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