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호출이 두 명의 명예기자를 깨웠다.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나경이와 은송이가 해결해야 할 사건은 사건 번호 2010-010, 일명 ‘해운대 UFO’ 사건! 부산 해운대에는 바다로 부터 주기적으로 미지의 신호음이 들려오는데, 이 신호의 정체를 밝혀 내는 것이 새 임무다.
자, 그럼 현장에 침투한 명예기자들의 추적일지를 통해 하나 하나 단서를 추적해 보자.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99.jpg)
추적일지 # 1
상어와 불가사리가 수상하다?
먼저 우리는 신호음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찾아보기로 했어.
분석 결과 신호는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심지어 멀리 일본 근처 바다에서까지 나고 있었지. 그런데 해수면보다 아래에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비행물체가 아니라 바다 속을 떠도는 물체 같았어.
하지만 바다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신호가 향하는 곳을 먼저 가 보기로 했어. 그 곳은 부산아쿠아리움. 우리는 잠시 예쁜 바다 물고기와 특이하게 생긴 심해물고기, 발랄한 펭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어. 하지만 곧 임무를 떠올리고는 신호에 대해 알고 있을 대상을 찾기 시작했지. 이 때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시치미 뚝 떼고 수영을 하고 있는 상어와 숨죽이고 있는 불가사리! 우리 명예기자가 왔는데도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수상해!
먹이만 먹고 도망가는 상어
이 곳은 2000톤의 바닷물이 담겨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어 수조. 우리는 아쿠아리움의 도움을 받아 배를 타고 상어들을 직접 만나러 가 봤어. 상어를 꾀어 낼 오징어 먹이를 손에 들고….
저 상어는 몸 길이가 3m나 되는 ‘그레이너스상어’인데, 험악한 모습에다 300~500개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성격은 꽤 온순하다고 해. 뭐, 야행성이라 밤이 되면 사냥꾼으로 변신해서 수조안에 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참, 상어가 5~7개의 아가미로 호흡하는 어류라는 사실은 잘 알지?
포유류인 고래와 헷갈리면 안 돼~!
조용조용 별불가사리
보이는 면은 불가사리의 등. 이 곳에 항문이 있고 반대편(작은 사진)에는 입이 있어. 입이 있지만 한 마디도 안 하는구나. 상어도, 불가사리도 자기는 아는 게 없대.
추적일지 # 2
극비 임무! 증인 우럭 형제를 만나라!
말없는 불가사리와 상어 때문에 첫 번째 조사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어.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작전에 돌입해야했지. 바로 바다 물고기를 증인으로 부르는 거야!
우리는 횟집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생선계의 왕자 우럭볼락, 흔히 우럭이라고 불리는 물고기 형제를 만나기로 했어.
그런데 이게 웬일? 이 작전은 극비였는데, 우럭 형제가 우리를 만나기 직전에 그만 죽고 만 거야. 왜 죽었을까? 뭔가 신호의 비밀을 감추기 위한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우럭 형제의 부검에 참여하기로 했어.
먼저 증인들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어탁’을 떠 두기로 했어. 물고기 표면에 끈적끈적하게 묻은 점액질을 닦아 낸 다음, 솜으로 먹물을 발라서 한지를 덮었다 떼면 돼. 물고기의 모양은 물론 비늘과 지느러미에 난 무늬까지 선명하게 남는단다.
우럭 형제가 죽은 이유는?
다음은 본격적으로 사인을 밝히기 위해 해부를 시작했어. 먼저 불쌍한 우럭을 반듯 하게 뉘어 놓고 묵념을 했어. 그리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순서에 따라 수술용 가위 로 해부를 시작했지.
1. 먼저 아가미 부분을 핀셋으로 집어서 관찰했어. 아가미는 3~5개 있는데, 아주 건강하더군. 숨이 막혀서 죽은 건 아닌 것 같아.
2. 다음으로 항문 부위를 십자(+) 모양으로 자른 뒤, 배 부분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죽 잘라서 장기를 관찰했어.
3. 심장과 담낭(핀셋으로 든 부분), 간 모두 정상적인 색을 띠고 있는데…. 앗! 동생 우럭은 부레 가 안 보이네? 이거 수상하다!
근데 우리 예상이 또 틀렸어. 부레가 없는 것은 우리가 부검하다 터뜨렸기 때문이래. 이런, 또 헛짚었군.
잠깐
우럭 형제가 형제인 이유가 있다?
물고기 중에는 성이 바뀌는 ‘가변성 어류’가 있다. 태어났을 때에는 수컷 또는 암컷이었다가 다른 성이 부족해지면 일부가 반대 성으로 바
뀌는 것이다. 이런 가변성 어류는 바다 물고기와 열대성 물고기 중에 많다. 우럭도 수컷으로 태어났다가 암컷이 귀해지면 암컷으로 바뀐다.
추적일지 # 3
말없이 헤엄치는 푸른바다거북 등장!
우럭볼락을 주목했던 우리는 허탈감에 빠져서 그냥 발길 닿는 대로 아쿠아리움 이곳 저곳을 둘러봤어. 그러다 특이한 바다물고기 두 마리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지. 상어와 비슷한 크기인데다가, 뭔가 큰 비밀을 알고 있는 듯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물고기인 ‘자이언트그루퍼’였어! 다 크면 몸무게가 400㎏에 몸길이가 3m나 된다는데, 소심해서인지 우리가 다가가자 숨기에 바빴어. 신호음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고 했어.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5.jpg)
다음으로 한시도 쉬지 않고 입을 오물거리는 가오리에게 말을 해 봤어.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알고 보니 먹이를 달라고 입을 오물거리는 거였어. 역시 신호음은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고. 아~, 이대로 사건 해결을 못하고 가는 걸까? 명예기자 체면이 말이 아닌데….
이 때, 낙담한 우리 머리 위로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가 우아하게 헤엄치는 모습이 보였어. 그제서야 우리는 부산아쿠아리움이 국토해양부가 지정한 ‘해양동물보전센터’라는 사실을 떠올렸지. 그리고 작년 10월 5일, 한 마리의 푸른바다거북 ‘은북이’를 바다로 돌려보낸 사실도….
은북이는 2년 전인 2008년 6월 거제도에서 발견됐어. 이후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아쿠아리움의 보살핌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단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은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며 등에 위치 신호를 발생시키는 추적 장치를 달았어.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장치가 내는 신호를 통해 은북이가 남해는 물론 멀리 일본 근처까지 헤엄쳐 다닌다는 사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단다. 아하! 문제의 신호는 바로 은북이가
자기 위치를 알리느라 보낸 거였구나….
바다에서 들려오는 신호음은 멀리서 안부를 전해 온 바다거북 은북이의 메시지! 임무 완료!
▲ 지난 해 10월 5일에 바다로 가는 은북이의 모습.
자, 그럼 현장에 침투한 명예기자들의 추적일지를 통해 하나 하나 단서를 추적해 보자.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99.jpg)
추적일지 # 1
상어와 불가사리가 수상하다?
먼저 우리는 신호음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찾아보기로 했어.
분석 결과 신호는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심지어 멀리 일본 근처 바다에서까지 나고 있었지. 그런데 해수면보다 아래에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비행물체가 아니라 바다 속을 떠도는 물체 같았어.
하지만 바다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신호가 향하는 곳을 먼저 가 보기로 했어. 그 곳은 부산아쿠아리움. 우리는 잠시 예쁜 바다 물고기와 특이하게 생긴 심해물고기, 발랄한 펭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어. 하지만 곧 임무를 떠올리고는 신호에 대해 알고 있을 대상을 찾기 시작했지. 이 때 우리의 눈에 들어온 것은? 시치미 뚝 떼고 수영을 하고 있는 상어와 숨죽이고 있는 불가사리! 우리 명예기자가 왔는데도 모른 척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수상해!
먹이만 먹고 도망가는 상어
이 곳은 2000톤의 바닷물이 담겨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상어 수조. 우리는 아쿠아리움의 도움을 받아 배를 타고 상어들을 직접 만나러 가 봤어. 상어를 꾀어 낼 오징어 먹이를 손에 들고….
저 상어는 몸 길이가 3m나 되는 ‘그레이너스상어’인데, 험악한 모습에다 300~500개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성격은 꽤 온순하다고 해. 뭐, 야행성이라 밤이 되면 사냥꾼으로 변신해서 수조안에 있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참, 상어가 5~7개의 아가미로 호흡하는 어류라는 사실은 잘 알지?
포유류인 고래와 헷갈리면 안 돼~!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1.jpg)
보이는 면은 불가사리의 등. 이 곳에 항문이 있고 반대편(작은 사진)에는 입이 있어. 입이 있지만 한 마디도 안 하는구나. 상어도, 불가사리도 자기는 아는 게 없대.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2.jpg)
극비 임무! 증인 우럭 형제를 만나라!
말없는 불가사리와 상어 때문에 첫 번째 조사는 아무 소득 없이 끝나고 말았어. 어쩔 수 없이 두 번째 작전에 돌입해야했지. 바로 바다 물고기를 증인으로 부르는 거야!
우리는 횟집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생선계의 왕자 우럭볼락, 흔히 우럭이라고 불리는 물고기 형제를 만나기로 했어.
그런데 이게 웬일? 이 작전은 극비였는데, 우럭 형제가 우리를 만나기 직전에 그만 죽고 만 거야. 왜 죽었을까? 뭔가 신호의 비밀을 감추기 위한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우럭 형제의 부검에 참여하기로 했어.
먼저 증인들의 모습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어탁’을 떠 두기로 했어. 물고기 표면에 끈적끈적하게 묻은 점액질을 닦아 낸 다음, 솜으로 먹물을 발라서 한지를 덮었다 떼면 돼. 물고기의 모양은 물론 비늘과 지느러미에 난 무늬까지 선명하게 남는단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3.jpg)
다음은 본격적으로 사인을 밝히기 위해 해부를 시작했어. 먼저 불쌍한 우럭을 반듯 하게 뉘어 놓고 묵념을 했어. 그리고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순서에 따라 수술용 가위 로 해부를 시작했지.
1. 먼저 아가미 부분을 핀셋으로 집어서 관찰했어. 아가미는 3~5개 있는데, 아주 건강하더군. 숨이 막혀서 죽은 건 아닌 것 같아.
2. 다음으로 항문 부위를 십자(+) 모양으로 자른 뒤, 배 부분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죽 잘라서 장기를 관찰했어.
3. 심장과 담낭(핀셋으로 든 부분), 간 모두 정상적인 색을 띠고 있는데…. 앗! 동생 우럭은 부레 가 안 보이네? 이거 수상하다!
근데 우리 예상이 또 틀렸어. 부레가 없는 것은 우리가 부검하다 터뜨렸기 때문이래. 이런, 또 헛짚었군.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4.jpg)
우럭 형제가 형제인 이유가 있다?
물고기 중에는 성이 바뀌는 ‘가변성 어류’가 있다. 태어났을 때에는 수컷 또는 암컷이었다가 다른 성이 부족해지면 일부가 반대 성으로 바
뀌는 것이다. 이런 가변성 어류는 바다 물고기와 열대성 물고기 중에 많다. 우럭도 수컷으로 태어났다가 암컷이 귀해지면 암컷으로 바뀐다.
추적일지 # 3
말없이 헤엄치는 푸른바다거북 등장!
우럭볼락을 주목했던 우리는 허탈감에 빠져서 그냥 발길 닿는 대로 아쿠아리움 이곳 저곳을 둘러봤어. 그러다 특이한 바다물고기 두 마리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지. 상어와 비슷한 크기인데다가, 뭔가 큰 비밀을 알고 있는 듯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물고기인 ‘자이언트그루퍼’였어! 다 크면 몸무게가 400㎏에 몸길이가 3m나 된다는데, 소심해서인지 우리가 다가가자 숨기에 바빴어. 신호음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고 했어.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010/C201010N009_img_05.jpg)
다음으로 한시도 쉬지 않고 입을 오물거리는 가오리에게 말을 해 봤어. 뭔가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알고 보니 먹이를 달라고 입을 오물거리는 거였어. 역시 신호음은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고. 아~, 이대로 사건 해결을 못하고 가는 걸까? 명예기자 체면이 말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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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북이는 2년 전인 2008년 6월 거제도에서 발견됐어. 이후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아쿠아리움의 보살핌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단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은북이를 바다로 돌려 보내며 등에 위치 신호를 발생시키는 추적 장치를 달았어.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장치가 내는 신호를 통해 은북이가 남해는 물론 멀리 일본 근처까지 헤엄쳐 다닌다는 사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단다. 아하! 문제의 신호는 바로 은북이가
자기 위치를 알리느라 보낸 거였구나….
바다에서 들려오는 신호음은 멀리서 안부를 전해 온 바다거북 은북이의 메시지! 임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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