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산 책이 벌써 누렇게 변했다고? 그건 바로 종이에 들어 있는 리그닌 때문이야. 지도에 적혀 있는 의문의 비례식을 해석하는 방법까지 나, 일리가 알려줄게!

리그닌은 식물의 세포벽에 있는 고분자● 물질이에요. 주로 갈색이나 황갈색을 띠지요. 리그닌이라는 이름은 나무를 뜻하는 라틴어인 ‘리그넘(lignum)’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리그닌은 주로 나무의 줄기와 뿌리, 껍질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어요.
리그닌은 세포벽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요. 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또 다른 성분인 셀룰로스는 실처럼 길고 유연해요. 따라서 혼자서는 쉽게 휘어질 수 있어요. 이때 리그닌이 셀룰로스 사이 빈틈을 메워서 세포벽을 두껍고 튼튼하게 만들어요. 리그닌 덕분에 식물의 줄기나 가지는 쉽게 부러지지 않고, 곧게 자랄 수 있습니다.
또, 리그닌은 외부 물질로부터 식물을 보호해요. 곰팡이나 병원균은 주로 세포벽을 분해해 식물 내부로 침입해요. 그런데 리그닌이 세포벽을 단단하게 만들어서 이들이 침입하기 어렵습니다.
나무로 만드는 종이에는 리그닌이 포함되어 있어요. 리그닌은 햇빛의 자외선과 반응하면 갈색으로 변해요. 이 과정을 광산화라고 해요. 오래된 책이나 신문지가 누렇게 변하는 건 바로 리그닌 때문이지요. 따라서 복사 용지나 고급 서적에 쓰이는 종이는 색이 변하는 걸 막고자 리그닌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답니다.
축척은 실제 거리를 지도상에 줄여 나타낸 비율이에요. 작은 종이나 화면 안에 거리를 정확히 담기 위해 축척을 써요. 축척은 주로 비례식으로 표현해요. 1:1000 축척은 실제 1000m 거리가 지도에서 1cm로 표현된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축척이 1:1000인 지도에서 두 지점 간 거리가 4cm라면, 실제 거리는 4000m이죠. 이 밖에도 지도에 막대 자 모양으로 축척을 표기하기도 합니다.
지도는 축척 정도에 따라 소축척 지도와 대축척 지도로 나뉘어요. 소축척 지도는 실제 거리보다 많이 축소해서 그린 지도예요. 나라나 대륙처럼 큰 지역을 한눈에 보기 좋아요. 세계 지도가 소축척 지도에 속하죠. 반면 대축척 지도는 소축척 지도보다 거리를 덜 줄여서 그린 지도예요. 건물과 길, 세부적인 지형까지 확인할 수 있어요. 따라서 도시를 계획하거나 동네 지리를 파악할 때 쓰입니다.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 정상기는 100리를 1척으로 나타내는 축척법인 백리척을 고안했어요. 리와 척은 조선시대에 쓰던 거리 단위로, 1리는 약 400m이고 1척은 약 30cm예요. 정상기는 백리척을 활용해 실제 거리를 정밀하게 표현한 한반도 지도인 ‘동국대지도’를 만들었어요. 정상기의 동국대지도는 조선시대 지리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07년 대한민국 보물 제1538호로 지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