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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전 세게 바다로 다이빙!] 바닷속 영양 배달부 정어리

    바다에서 떼를 이루고 다니는 정어리는 먹거리로 유명하지만 많은 해양생물들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정어리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봐요. 

     

    정어리, 해양생물을 도와준다


    정어리는 마트에서 정어리 통조림을 찾을 때 많이 들을 수 있는 이름이에요. 이때 부르는 정어리는 영어로는 ‘Sardine’이라고 부르는 어류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Sardine의 종을 21종으로 정해두고 있어요. 21종은 모두 청어과에 속하지요.


    정어리류는 바다에서 플랑크톤을 먹고 자라요. 그래서 플랑크톤의 개체수가 과도하게 늘어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막아줍니다. 플랑크톤의 개체수가 늘면 강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녹조현상, 바다가 붉게 변하는 적조현상이 생겨요. 녹조현상과 적조현상이 일어나면 물에 있는 산소 농도가 줄어 해양생물이 호흡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정어리류는 풍부한 단백질과 지방이 있어 수많은 해양생물이 정어리류를 먹잇감으로 삼습니다. 정어리류는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정어리 순환’을 하는데, 이때 해양생물들이 정어리류를 섭취해 풍부한 영양분을 얻어요. 
     

     

    2023년 8월 울릉도에서 만난 정어리. 

     

    GIB

     

     

    개체수가 줄어든 정어리


    저는 우리나라 울릉도와 미국 몬터레이만, 필리핀 모알보알에서 정어리 떼를 만났어요. 필리핀 모알보알에서는 2011년 첫 방문 이후 갈 때마다 정어리를 만날 수 있었어요. 이 세 지역의 공통점은 급격한 경사로 파인 해저 협곡이나 절벽이 있다는 것이에요. 해저 협곡에는 양분과 산소가 많은 물이 깊숙이 있다가 해류를 따라 위로 올라오는 현상이 일어나요. 플랑크톤은 여기서 영양분을 많이 얻어 증식하고 정어리도 플랑크톤을 먹으며 개체수가 늘어납니다. 


    우리나라에도 과거에는 정어리류가 많이 살았어요. 1920년대 함경도 연안에서 정어리 떼가 나타나 섬으로 오인한 사람이 있었고 300t(톤)의 짐을 싣는 배가 정어리 떼에 갇혀 항구를 빠져나가지 못한 적도 있었지요. 1937년에는 약 138만 8000t의 정어리가 우리나라에서 잡혀 단일 어종 중 최대 어획량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1940년대 초 정어리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1943년에는 전혀 잡히지 않아 정어리기름 사업이 파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800년대 말부터 많은 기업이 정어리 통조림 산업을 시작했어요. 1939년에 4만 t의 정어리가 어획되었지요. 당시 정어리를 가공하는 공장들은 정어리의 몸통만 통조림에 담고 내장과 머리는 바다에 버렸어요. 정어리 사체가 분해되면서 바다가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됐어요. 또 지나친 어획으로 인해 정어리를 찾기 어려워졌지요. 1953년에는 1t의 정어리만 잡을 수 있었어요.


    필리핀에서는 정어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어요. 필리핀 모알보알에서는 연안에서 정어리의 상업적인 어업을 금지하고 있고 특정 시기에는 정어리 포획도 제한합니다. 이 지역은 수온이 일정하고 정어리 주식인 플랑크톤이 많아 정어리 무리가 많이 살기 때문에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심수환

    우석대학교 대학원에서 산호충강을 전공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해양 환경 및 생태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주로 산호와 해조류의 서식 환경과 말미잘의 분류에 대해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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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5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9호) 정보

    • 글 및 사진

      심수환(해양생물학자, 해양 사진작가)
    • 에디터

      장효빈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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