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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은 꿀벌을 강하게 만든다?

안녕~. 나는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치킨이지. 그럼 즐거운 마음으로 냉장고에서 치킨을 꺼내 볼…, 어? 내 치킨들이 다 어디 갔지?

치킨을 먹지 못하니까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야. 굶주림이 꿀벌을 강하게 만든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있는데, 내 굶주림은 왜 나를 약하게 만드는 걸까? 아무래도 꿀벌에게 비결을 물어 봐야겠어!


일리 : 꿀벌아,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꿀벌 : 안녕하세요. 저는 달콤한 꿀을 만드는 꿀벌이에요. 저를 가까이서 본 적이 있다면 제 몸에 나 있는 털들을 봤을 거예요. 꿀을 모을 때 이 털들에 꽃가루가 달라붙어 저와 함께 이동하지요. 이 과정에서 꽃들을 수정시키기 때문에 꿀벌은 식물의 생태계에 무척 중요한 존재랍니다.

흔히 꿀벌은 ‘사회적 곤충’이라고도 불려요. 일벌과 여왕벌로 계급이 나뉘어 있고, 일벌끼리도 서로 역할을 나누어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이에요. 여왕벌은 알을 낳는 역할을 하며, 일벌은 집을 만들고 알을 기르며 여왕벌을 돌보는 역할을 한답니다.


일리 : 꿀벌들의 생활을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줄래?

꿀벌 : 꿀벌 중에서는 여왕벌만 알을 낳을 수 있어요. 여왕벌이 낳은 알은 3일이 지나면 부화하죠. 그러면 일벌들이 로열젤리와 꿀 등을 먹여 애벌레들을 키운답니다. 일벌들은 애벌레를 잘 길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요. 미처 부화하지 못한 알들을 침으로 닦아서 소독을 하고, 밀랍을 이용해 집을 꾸준히 보수하지요. 또한 애벌레나 번데기는 32~35℃를 유지하지 않으면 죽을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더울 때는 일벌이 날갯짓으로 내부의 온도를 떨어트려요. 반대로 추울 때에는 몸을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적당한 온도를 유지시킨답니다.


일리 : 애벌레에게 줄 먹이가 부족하면 어떡하지?


꿀벌 : 항상 꽃이 풍성하게 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끔씩 꿀이 부족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 마세요. 미국 아리조나주립대학교 잉왕 교수팀은 애벌레 때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꿀벌이 오히려 더 강한 적응력을 가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거든요. 연구팀은 꿀벌의 애벌레를 두 그룹으로 나눠 이 중 한 그룹의 애벌레에게만 먹이를 부족하게 줬어요. 이후 7일 뒤, 성충이 된 꿀벌들에게 부족한 양의 먹이를 주고 이 때 꿀벌의 상태 변화를 살펴봤지요. 애벌레 때 먹이를 적게 먹은 꿀벌의 경우,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체 활동을 조절해 적당한 수준의 혈당량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또한 먹이가 풍족했던 꿀벌에 비해 신경질적인 행동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일리 : 꿀벌은 강한 적응력을 가지고 있구나!

꿀벌 : 연구팀은 애벌레 때 겪은 굶주림이 영양분이 부족한 상황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밝혔어요. 오랜 시간 동안 진화해 오면서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을 만든 거예요. 하지만 전세계에 있는 꿀벌의 숫자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어요.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의 번식도 함께 힘들어지기 때문에 지구는 큰 위기를 맞을지도 몰라요. 잉왕 교수는 이 연구가 꿀벌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