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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시인인 이상은 시를 쓸 때 수학 기호나 물리학 법칙을 사용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9월, 광주과학기술원 물리광과학과 이태균 학생팀은 수수께끼 같던 이상의 시 ‘오감도 시제 4호’의 의미를 물리학적으로 해석한 결과를 공개했어요.
1934년에 발표된 ‘오감도 시제 4호’는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와 ‘진단’이 쓰여 있고, 1부터 9가 계속 이어지면서 숫자가 나열된 숫자판으로 되어 있어요. 숫자들은 오른쪽과 왼쪽이 뒤집혀 있으며, 사이사이 ‘’이 들어가 있지요. 환자를 진단하는 모습을 표현한 시라는 해석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환자를 어떻게 진단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연구팀은 이상이 시 속에 물리학 법칙을 숨겨뒀다고 추측했어요. 그래서 ‘진단’이라는 문구에 주목해이 이어지도록 시의 모양을 바꿨어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를 원기둥 형태로 돌돌 말은 뒤, 양쪽 끝을 늘려서 도넛 같은 모양으로 붙였습니다. 그러자 숫자가 빙글빙글 돌아가며 꼬여 있는 나선형 모양으로 이어졌어요.
그 결과, 도넛 표면의 숫자는 똑바로 보이고, 기호 ‘’에 의해 숫자가 끊기지 않으며, 숫자 1234567890이 반복되는 모습이 보였어요. 물리학 정리를 이용하면 도넛의 크기 등 도넛 안의 수학적 값을 구할 수 있었지요. 평면으로 된 시에선 보이지 않던 시 내부의 정보예요. 이 학생은 시가 겉보기에 이상이 없는 환자의 정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부의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어요. 이 학생은 “평면으로 쓰이는 시도 입체로 바꾸면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전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