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치원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썼어. 소셜 미디어 활동도 하고 마음에 드는 게시글에 댓글도 썼지. 그런데 예전에 내가 쓴 글을 본 친구가 아직도 이불에 오줌을 싸느냐는 거야! 그런 글을 쓴 것도 잊고 있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 내가 기억 못하는 또 다른 흔적이 인터넷에 남아 있을까 봐 걱정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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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정체성’이 뭐예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우리 삶에서 디지털 기기의 영향력이 커지는 요즘, 점차 중요하게 떠오르는 개념이 있어요. 바로 ‘디지털 정체성’이에요.
정체성이란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모든 것으로, 말하는 방식이나 행동, 옷차림, 취미, 친구와의 관계 등을 통해 드러나요.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또 어떤 직업을 꿈꾸는지 등은 모두 우리 ‘정체성’의 일부랍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정체성이란 무엇일까요? 디지털 정체성이란 말 그대로 ‘디지털 세상 속의 나’를 나타내는 모든 것을 말해요. 디지털 세상에서 사진을 올리거나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 모두 디지털 정체성의 일부지요. 또,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할 때 사용하는 프로필과 아바타, 사용자 이름, 좋아요 표시, 댓글도 우리의 디지털 정체성이라 할 수 있어요.
디지털 정체성은 현실의 정체성과는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어요. 먼저 디지털 정체성은 주로 글,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표현된다는 특징이 있어요. 모든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원하는 모습을 골라서 보여주기 쉽지요. 따라서 디지털 정체성은 현실 속 나의 모습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전혀 새로운 모습이 되기도 해요. 예를 들어 평소에는 말이 별로 없는 친구가 디지털 세상에서는 활발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요. 같은 친구라 해도 이용하는 플랫폼에 따라 다양한 모습과 역할을 맡아 활동할 수 있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면서 우리는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더 잘 알게 돼요. 또 디지털 정체성을 통해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사회적 경험을 쌓을 수도 있지요.
건강한 디지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
디지털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주의해야 할 점도 많아요. 먼저 지나치게 디지털 정체성에 몰입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온라인에서는 매일 멋진 사진만 올리거나, 실제로는 하지 않는 활동을 마치 자주 하는 것처럼 꾸며서 올리는 경우처럼요.
반대로 디지털 정체성으로 현실의 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해서 속상한 경우도 생길 수 있어요. 글이나 사진, 동영상 등 제한된 정보로 표현되는 디지털 정체성으로는 내가 가진 다양한 장점을 온전히 보여주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현실의 내가 아닌 디지털 정체성에만 너무 몰입하면, 현실의 나와 차이점 때문에 진짜 내가 누구인지 혼란에 빠질 수 있어요.
디지털 정체성은 ‘디지털 발자국’을 남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해요. 디지털 발자국은 우리가 온라인에서 남긴 모든 활동의 흔적이에요. 인터넷에 올린 사진, 글, 댓글, 좋아요 표시, 검색 기록이 디지털 발자국에 속하지요. 현실에서 우리가 한 말이나 행동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거나 사라지지만 디지털 발자국은 한 번 만들어지면 영원히 남아요.
게다가 디지털 세상은 저장과 공유가 쉬워요. 내가 디지털 발자국을 삭제해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 남아 있을 수 있지요. 그러면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내 기록이 발견되거나 악용될 위험이 있어요.
또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이나 글이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있다면, 미래의 내가 다시 그 내용을 보고 후회할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나의 이미지를 왜곡하거나 심지어 나쁜 의도로 사용할 수도 있지요.
건강한 디지털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에서 내 생각과 감정을 거짓으로 꾸며내지 않아야 해요. 굳이 나의 마음을 전부 드러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디지털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주의해야 해요. 현실의 나와 디지털 세상의 나 사이의 균형을 지키며, 수많은 정체성의 중심에는 현실의 내가 있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해요.
마지막으로 디지털 정체성은 항상 디지털 발자국을 남긴다는 것을 기억하고, 누군가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해요. 디지털 정체성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도 예의를 지키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지요.
디지털 정체성을 통해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다 보면 나에 대해 스스로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진정한 나를 찾아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