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뭐하노?’를 들으면 경상도를 떠올리는 사람, 주목! 사람과 마찬가지로 앵무새도 지역에 따라 다른 사투리를 써. 듣자 하니 남미에 사는 앵무새들의 사투리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더군. 일리가 앵무새를 직접 만나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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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니?
안녕. 나는 중앙아메리카의 숲이나 맹그로브에 사는 노랑목아마존앵무야. 노랑목아마존앵무는 밤낮으로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서로의 울음소리를 배워. 이 울음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단다. 사람처럼 사는 곳마다 방언으로 소통하는 셈이지. 지난 8월 21일,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외 공동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16년까지 노랑목아마존앵무의 방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어.
조사 방법이 궁금해.
연구팀은 1994년 중앙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 니카라과에 사는 노랑목아마존앵무들의 울음소리를 녹음해 분석했어. 그 결과, 코스타리카 북부와 남부, 니카라과에서 모두 울음소리가 달랐어. 2005년에 다시 조사했을 때도 소리가 세 지역마다 분명히 달랐지. 11년간 지역 사투리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뜻이야. 그런데 2016년부터는 큰 변화가 나타났어.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가 있던 노랑목아마존앵무의 사투리가 서로 뒤섞이기 시작했지.
어떻게 뒤섞였는데?
코스타리카 북부 방언과 남부 방언 사이의 경계가 특히 희미해졌어. 북부에서만 쓰이던 방언이 남부에서 나타나거나, 남부에서만 쓰이던 방언이 북부에서 나타났지. 또, 북부 방언과 남부 방언을 모두 사용하는 새가 많이 관찰됐어. 남부에선 이전에 들리지 않던 아예 새로운 방언이 나타나기도 했고. 연구팀은 이 같은 변화가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노랑목아마존앵무의 개체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
개체 수가 줄어든 것이 무슨 상관이야?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노랑목아마존앵무의 개체 수는 절반으로 줄었어. 숲을 개간하면서 앵무새들은 먹이나 둥지를 틀 곳을 찾아 멀리 이동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북부에 살던 새와 남부에 살던 새가 서로 자주 만나 교류하면서 방언이 뒤섞인 거지. 노랑목아마존앵무는 2021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 중 ‘심각한 멸종위기종’에 등재됐어. 연구팀은 “동물의 방언이 생물 다양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