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밤에 조명을 켜고 있으면 항상 곤충들이 몰려와. 밤새 날고 있는 모습을 보면 불안했는데, 이제 그런 일이 줄어들 수도 있대. 기뻐하는 곤충을 만나 무슨 일인지 물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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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로등 때문에 밤마다 위험했다며?
응. 지금 가로등에 주로 쓰이는 메탈할라이드 조명은 강한 백색 빛이나 황색 빛을 방출해. 이런 가로등은 곤충에게 덫과 같아. 빛에 이끌린 곤충은 서식지 밖으로 나가 조명으로 몰려드는데, 밝은 곳에 숨지 않고 몰려 있으니 쉽게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게 돼. 아니면 밤새 빛 주위를 맴돌다 탈진해서 죽는 경우도 많지. 그래서 기존 가로등은 우리 곤충들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고 생태계 교란을 일으켜.
곤충 세계를 기쁘게 한 연구가 발표됐다던데?
맞아! 그동안 우리 곤충들을 벌벌 떨게 했던 도심의 조명을 대체할 새로운 조명이 개발됐거든. 독일 라이프니츠-담수생태 및 내륙수산연구소의 연구팀은 곤충 친화적인 가로등을 개발하고 실험한 결과를 6월 12일 발표했어.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곤충이 모이는 정도를 비교했어. 그 결과 새로운 조명에 모인 곤충 수는 기존 조명에 모인 곤충 수보다 2~6배 적었어. 새로운 조명이 곤충을 적게 유인한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거지!
새로운 조명은 뭐가 어떻게 달라?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조명은 특정 파장의 빛만 방출하는 LED 조명이야. 빛은 같은 시간 동안 진동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파장을 갖는데, 새로운 조명은 곤충이 잘 보지 못하는 파장의 빛이 나오도록 만들었어. 잘 보이지 않으니 자극도 덜할 수밖에 없지. 또 필요한 곳만 밝힐 수 있게 가로등을 설계해서 위와 옆으로 확산하는 빛을 최소화했어. 곤충 유인은 물론 빛 공해도 줄일 수 있단다.
그냥 기존 조명의 밝기를 낮추면 안 돼?
그것도 실험해 봤어. 그런데 기존 조명은 밝기를 5분의 1로 줄였을 때 모인 곤충의 수와 평상시 밝기일 때 모인 곤충의 수가 별로 차이나지 않았어. 밝기보다 어떤 파장의 빛을 내뿜는 조명인지가 곤충 유인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거지. 연구팀은 앞으로 곤충 친화적 조명을 더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킬 계획이야. 언젠가는 모든 가로등이 곤충 친화적 조명으로 바뀔지도 몰라. 그러면 인간과 곤충이 모두 맘 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