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주요기사] [도전! 섭섭박사 실험실] 내 마음을 받아 줘! 알루미늄 비밀 편지

섭섭박사님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하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차마 글로 직접 마음을 전할 수는 없었지요. 섭섭박사님은 고민 끝에, 은근하게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비밀 편지를 쓰기로 했어요.

 

▲GIB
 

 

 

➊ 알루미늄 포일을 천 장갑 등으로 문질러 평평하게 만든다.

➋ 색연필로 알루미늄 포일 위에 원하는 글씨 또는 그림을 그린다.

➌ 콜라를 부은 플라스틱 통에 알루미늄 포일을 넣고, 10분 동안 기다린다.

➍ 10분 뒤, 알루미늄 포일을 건져 물로 헹구고 식용유를 붓는다.

➎ 색연필이 벗겨지도록 키친타올 등으로 부드럽게 문지른다.

➏ 이리저리 빛을 비추어 색연필이 벗겨진 자리에 남은 그림을 관찰한다.

 

왜 이런 일이?

→ 결과 : 색연필로 그림을 그린 자국만 남았다! 

 

알루미늄은 금속이지만 굉장히 무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콜라처럼 산성을 띤 물질에 쉽게 부식됩니다. 그런데 산성 액체는 기름기가 있는 물질을 뚫지 못해요. 사진 속 하트 부분만 조금 더 짙게 보이는 이유도 색연필 속 기름 성분 때문입니다. 색연필로 칠한 부분은 콜라와 닿지 않아서 온전하죠.

 

한편, 색연필이 식용유에 쉽게 지워지는 건 분자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분자는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것끼리 잘 섞입니다. 특히 기름은 같은 기름 분자를 잘 끌어당겨요. 유성 색연필 속 기름 분자가 식용유 분자와 섞여 알루미늄 포일로부터 떨어지고, 식용유를 닦아내면서 흐트러진 색연필 기름 분자도 함께 닦이는 것이지요.

 

 

집에서 쓰고 남은 알루미늄 포일은 재활용하기가 힘들어요. 음식물이나 오염 물질이 묻어 있을 수도 있고, 한 번 구겨지면 새 것처럼 펼치기가 어려워서 다시 쓰기 난감하죠. 헹궈서 쓰자니 너무 얇아 자칫 찢어질 염려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폐알루미늄 포일을 꽁꽁 뭉친다면 어떨까요? 작고 가벼운 금속 공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2023년 8월, 중앙대학교 연구팀은 폐알루미늄 포일을 구겨서 만든 ‘크럼플드볼’로 정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어요. 정전소자는 두 개 이상의 물질이 마찰할 때 정전기가 일어나는 것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장치로, 보통 금속으로 만들어진 구로 마찰을 일으켜요. 물질이 운동해서 생기는 기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죠. 연구팀은 전기를 만들 때 소음이 덜 나고, 기계의 수명은 더 오래 가는 정전소자를 만들기 위해 알루미늄을 떠올렸어요.

 

알루미늄 크럼플드볼은 일반적인 금속 공보다 17배 가볍고, 소음도 3분의 1이나 적으며, 휴대하기에도 편리해요. 세 개의 크럼플드볼을 넣은 정전소자로 실험한 결과, LED 등 500개를 켤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전기가 발생했어요. 폐알루미늄 포일에 스테이크 소스, 꿀, 기름, 케첩 등 오염 물질이 묻어 있어도 전기를 만드는 데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았죠. 오염 물질은 보통 포일의 한쪽 면에만 묻어 있기 때문에, 더러운 쪽이 안으로 가게끔 크럼플드볼을 만들면 괜찮았어요. 연구를 이끈 중앙대학교 기계공학부 이상민 교수는 “그냥 버려지던 알루미늄 포일을 재생에너지의 재료로 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한 걸음 다가갔다”고 말했어요.

 

 

왜 이런 일이? 

→ 결과 : 녹이 깔끔하게 사라진다!

 

철로 된 물건에 붉은색으로 올라온 녹은 산소와 철이 만나서 생겨난 물질, 산화철입니다. 산화철은 철과 산소 분자 여럿이 붙어있는 구조예요. 그런데 알루미늄에는 산소 분자를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요. 산화철과 알루미늄 포일이 만나면 산화철 속 산소 분자들이 알루미늄 포일로 향하고, 산화철의 구조가 무너지게 됩니다. 산소 분자를 잃은 산화철은 살짝만 건드려도 부서지고, 물건의 표면에서 쉽게 떨어져 나오죠.

 

또, 알루미늄 포일은 철 조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같이 광택이 돌게 합니다. 알루미늄은 산소, 철로 된 물건과 부딪히며 ‘알루미나’라는 미세한 화합물을 만들어 내요. 알루미나는 물에 녹지도 않고, 녹는점이 660캜인 알루미늄과 달리 약 2000캜로 훨씬 높아 뜨거운 열도 잘 견딥니다. 이 물질이 철에 들어가면 표면이 매끄럽고 반짝이게 되죠.

 

게다가 알루미늄은 철보다 훨씬 무르기 때문에 아무리 철에 대고 문질러도 생채기나 흠집을 남기지 않아요. 까끌한 철 수세미나 산성이 강한 화학 약품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물건이 상하지 않도록 녹을 없앨 수 있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4년 7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3호) 정보

  • 조현영
  • 사진

    어린이과학동아
  • 디자인

    최은영

🎓️ 진로 추천

  • 화학·화학공학
  • 신소재·재료공학
  • 금속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