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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점프의 명수 혹등고래란다. 유엔이 정한‘2008년 지구의 해’를 맞아 친구들을 찾아왔지. 지구의 해에 중요하게 꼽힌 주제 중 하나는‘지구와 생명’이야. 특히 생물 다양성의 기원에 대해 주목하고 있어. 생명의 기원은 바다! 그럼 바다에서 태어나 긴 세월 진화를 거쳐 육지로 갔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독특한 동물은? 바로 고래야! 고래는 생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을 하며 진화했는지 알아보는 데 중요한 동물이지. 그러니 고래를 빼고 지구의 해, 생물의 진화를 말할 순 없겠지?
하지만 우릴 만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멸종 위기에 놓여 수가 줄어들었거든. 이게 다 사람들이 우리 고래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내 친구들이 직접 고래의 소식을 전하려고 찾아왔단다.
 


대왕고래 소식 고래가 뿔났다!

대왕고래
푸른빛이 도는 회색 고래로 멸종한 공룡을 포함해 지구상 동물 중 가장 크고 역동적이다. 몸길이 30m, 몸무게는 무려 179톤에 달한다.
 

고래 하면 덩치, 덩치 하면 대왕고래지! 고래를 알려면 우선 고래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자세히 알아야 해. 휴~. 그런데 고래 소식을 전하려니 우선 한숨부터 나와. 왜냐고? 멸종에 처한 친구들 생각을 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서 그래. 대왕고래는 인간이 본격적으로 고래를 잡기 전엔 16~24만 마리가 살
았지만 지금은 5000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아. 20세기 들어 거대한 포경선으로 고래를 무차별적으로 잡아 들인데다 인간이 바다에 친 그물, 환경오염과 항구, 공장 등의 시설물이 우릴 못살게 했거든. 바다 속을 누비는 잠수함에서 내보내는 음파에 스트레스를 받아 무리 전체가 죽기도 했지. 어휴~! 듣고 보니 내가 뿔날 만하지? 그런데도 여전히 우릴 잡으려는 사람들과 보호하려는 사람들이 팽팽히 맞서서 싸우고 있어. 아마 사람들이 고래의 상황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



고래들은 가끔 방향을 잃고 집단으로 해안으로 올라와 죽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인간들이 바다에서 사용하는 음파탐지기다. 음파탐지기의 큰 소리 때문에 고래의 뇌가 충격을 받아 죽는 경우도 있다.

고래잡이 YES!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를 외치는 일본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은 상업적인 고래잡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거대한 고래가 좋은 식량 자원인데다 고래잡이가 금지된 20년 동안 충분히 번식해서 인간이 잡는 물고기의 세 배 이상을 고래가 먹어치운다고 말하고 있어.
2006년 국제포경위원회에 고래잡이를 허용하자는 안건이 올라오자 아이슬란드는 다시 상업적인 포경을 시작했단다. 일본도 과학적 연구 목적이라며 2008년 4월 중순까지 900마리의 밍크고래와 50마리의 참고래를 잡는 걸 목표로 남극해에서 고래잡이에 나서고 있어. 국제포경위원회가 1986년부터 상업 포경을 금지하고 전 세계 고래의 4분의 1이 서식하는 남극을 고래보호구역으로 정했는데도 말이야.
 



고래잡이 NO!

고래는 무분별한 고래잡이로 멸종에 처한 종이 많아.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는 멸종위험에 처한 생물들을‘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고서’에 올려 보호를 권고하고 있단다. 이 목록에 포함돼 있는 고래류는 전체 80여 종 중 68종이나 되지.
현재 미국, 호주 등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나라들은 고래잡이를 허용하면 금세 고래가 멸종할 거라고 말하고 있어. 고래는 2~4년에 한 마리씩 새끼를 낳아 번식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라는 거지.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도 일부 고래의 수가 늘고 있지만 적절한 보존 없이 고래잡이를 허용하면 안 된다고 하고 있어. 연구 목적이라면 그물에 걸려 죽거나 해변에 밀려온 고래만으로 충분하다는 거지. 한국만 해도 1년에 300~400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거든.
유엔환경계획(UNEP) 이동성야생동물종 보전협약 사무국은 2007년을‘돌고래의 해’로 정해 고래 보호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어. 또 그린피스 같은 환경단체는 포경선과 직접 맞서고 있지. 한국에서도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3월 고래보호를 위한 시위와 고래탐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단다.

 

귀신고래 소식 고래는 물고기야 포유류야?

귀신고래
천연기념물 제126호인 귀신고래는 몸길이 16m, 몸무게 35톤의 대형 수염고래다. 30년 전까지 동해를 즐겨 찾았지만 한국 개체군은 1974년 멸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최근 사할린에서 100여 마리가 사는 것이 발견됐다. 무려 2만㎞를 동해 포유동물 중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다고 알려졌다.

 

우릴 놓고 싸우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 참, 내 소개부터 해야지? 난 사람들이 다가오면 귀신 같이 사라진다고 해서 귀신고래라는 이름이 붙었어. 지금부터 고래가 어떤 동물인지, 왜 중요한지 얘기해 줄게.
혹시 우릴 보고 물을 내뿜는 거대한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고래는 물고기가 아니야! 항상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는 온혈동물로, 허파로 호흡하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이는 포유류란다.
‘고래류의 동물(cetaceans)’은‘덩치 큰 바다 동물’과‘바다괴물’이란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졌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는 코끼리 44마리, 어른 2200명의 몸무게와 같을 정도니 정말 어마어마하지? 하지만 큰 고래만 있는 건 아냐. 크기는 1~30m, 몸무게는 45㎏~179톤으로 종류에 따라 다르단다. 사는 곳도 남극이나 북극 등 찬 바다에서부터 열대 바다나 큰 강까지 다양하다구.

고래와 돌고래는 무슨 사이?

고래와 돌고래를 어떻게 구분하는지 궁금하다고? 지구상엔 약 80종의 고래가 있어. 이 중 몸길이가 4m 이상이면 고래, 그보다 작으면 돌고래로 불려. 아주 쉽지? 먹이 먹는 방법으로는 수염고래류와 이빨고래류로 나눌 수 있어. 대형 고래는 보통 수염고래로, 이빨 대신 빗처럼 생긴 수백 개의 고래수염이 있어. 이 수염은 손톱의 주성분인 케라틴으로 만들어졌는데 크릴새우 등을 걸러 먹을 때 쓰지. 반면 이빨고래는 수염 대신 이빨로 먹이를 물거나 집어 먹어. 돌고래는 모두 이빨고래로, 수염고래보다 몸집이 작고 무리지어 다니며 사냥한단다.

 
수염고래류의 고래수염.

이빨고래인 돌고래.



북방긴수염고래 소식 신비로운 고래의 생태

북방긴수염고래
몸길이 18m, 몸무게 100톤으로 3~4년에 한 번 새끼를 낳아 번식 속도가 느리다. 입모양이 독특하며 호기심이 많고 느리게 헤엄친다.
 

나는 비뚤어진 입이 독특한 북방긴수염고래야. 긴수염고래들은‘참고래(rightwhale)’라고도 불려. 우린 비교적 느려서 사람들이 잡기 쉬운데다 많은 양의 고래 기름과 고기, 뼈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주요한 포경 대상이었지.
그나저나 고래의 생김새를 보고 나니 이렇게 육중하고 거대한 몸으로 무얼 먹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지? 고래들은 무겁고 느리게 보여도 고래 뛰기처럼 날렵하고 멋진 곡예를 부리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단다.

파드드득~ 꼬리 세우기

고래가 꼬리를 세우는 건 깊숙이 잠수하겠다는 신호로 보면돼. 깊숙하게 잠수하기 위해 수직으로 몸을 세워서 꼬리가 물 밖으로 곧추세워지는 거야. 가끔 꼬리로 수면을 힘차게 치기도 하는데, 일부 고래들은 이걸 공격 행동으로 쓴대.
 


푸우우우~ 물 뿜기? 숨 쉬기!

고래 하면 머리 위로 분수처럼 솟는 물기둥이 떠오르지? 분기라고 불리는 이 모습은 사실 물이 아니라 참았던 숨을 쉬는 거야. 공기를 들이마신 뒤 숨을 참고 물 속에 있다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 분기공으로 숨을 내쉬는 거지. 이 때 몸 속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의 찬 공기를 만나 물방울로 응결하면서 분수처럼 보이는 거란다. 겨울에 호오~ 하면 입김이 생기듯 말이야.

 

뚜두두두~ 소리로 보기

아무리 맑은 바다라도 60m 이상은 보이지 않아서 바다에서 눈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그래서 고래는 소리로 세상을 본단다. 특히 이빨고래는 콧구멍으로 다양한 음파를 내보내. 음파는 멜론을 지나 바다로 퍼져나가는데, 기름으로 가득 찬 멜론은 음파를 크게 키워 주는 역할을 한단다.
이 음파가 물체에 부딪쳐 돌아오는 반사파로 지형, 먹이, 적, 동료의 위치와 움직임을 모두 알아내지. 나무인지 금속인지까지 구별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지?
 



후루루룩~ 먹이 걸러 먹기

엄청난 몸집을 유지하려면 잘 먹어야 해! 대왕고래는 한입에 50㎏이나 먹고 한 끼에 크릴새우 500만 마리를 먹어. 수염고래들은 벌컥벌컥 바닷물을 마시고 수염사이로 바닷물을 뿜어 낸 후 크릴새우처
럼 맛있는 먹이만 걸러 먹는단다.

 


첨벙첨벙~ 고래뛰기

거대한 몸을 가뿐하게 휙~ 물 밖으로 날리는 고래뛰기는 장관중의 장관이야. 긴수염고래, 귀신고래, 혹등고래, 향고래가 고래뛰기 명수로 꼽히지. 혹등고래는 한 번에 200회가 넘게 고래뛰기를 하기도 해. 이건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거나 의지와 감정을 전하는 행동이란다.

 

 

밍크고래 소식 바다 품으로 돌아간 고래

밍크고래
몸길이 8.6m, 몸무게 12톤으로 한반도 고래조사에서 주요 연구대상이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1년에 70~80마리가 그물에 걸려 죽는다.
 

난 동해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밍크고래야. 아름다운 무늬로 유명하지.
고래의 생김새와 생태를 보니 바다 속의 거인 고래와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지? 한 가지 재밌는 게 또 있어. 나의 조상은 소나 하마같이 육상에서 살았다는 것! 원래 발굽달린 육상 동물이었지만 4000~5000만 년 전에 해양 동물로 진화했지. 보통 생물들은 바다에서 오랜 시간 진화해 육지로 올라왔는데 유독 고래만 바다로 돌아간 이유가 뭐냐고? 우린 먹이 다툼이 치열한 육지를 떠나 움직이기 쉽고 먹이가 풍부한 바다로 간 거야.
그래서 고래는 바다에 살기 좋게 진화했단다. 우린 사람처럼 무의식적으로 숨쉬지 않아. 의식적으로 호흡량, 혈류량, 심박수를 조절할 수 있지. 덕분에 잠수할 때 맥박을 느리게 해서 혈액순환을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산소를 아낄 수 있다구.

 


고래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고래의 진화


고래류의 진화 과정은 화석과 유전자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 가장 오래된 고래화석은 파키스탄에서 발견된 5000만 년 전의 파키케투스다. 뾰족한 엄니, 머리뼈에서 귀뼈의 위치등이 다른 육상동물과 달리 고래와 비슷해서 원시 고래로 밝혀졌다. 파키케투스보다 100만 년 뒤에 나타난 암불로케투스는 걷기도 하고 헤엄도 쳤을 거라고 생각된다. 4000만 년 전의 도로돈은 뒷다리가 퇴화되고 앞다리가 지느러미로 변했다. 이 때부터 바다에서 새끼를 낳고 꼬리의 힘으로 헤엄치는 진정한 고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500만 년 전 올리고세 말, 수염고래류와 이빨고래류가 나뉘면서 오늘날 볼 수 있는 다양한 고래로 진화했다.

상괭이 소식 고래를 아는 101가지 방법

상괭이
사람과 비슷한 크기인 상괭이는 몸길이 2m, 몸무게 45㎏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에 많이 산다. 국제적인 보호종인 상괭이는 연안생태계의 포식자로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깜찍하고 귀여운 회갈색 고래! 나는 미모의 고래 상괭이란다. 겁이 무척 많아서 사람이 다가오면 금방 숨어 버리지. 하지만 겁쟁이인 나도 우릴 열심히 연구하고 알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구. 고래 연구는 동물의 진화 단계와 해양 생태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려 주고 고래 보호를
위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거든.
고래를 연구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아. 고래는 바다에 살면서 숨을 쉴 때만 잠깐 물 위로 올라오는데다 덩치가 커서 수족관에서 연구하기도 어려워. 게다가 연구를 위해 마취를 시키면 의식을 잃으면서 호흡이 멈춰서 질식하게 돼. 그럼 고래는 어떻게 연구할까? 주로 죽어서 해안가로 밀려왔거나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로 연구한단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

우릴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하고 일반적인 방법은 눈으로 조사하는‘목시 조사(➊)’야. 고래의 수는 보통 눈으로 센단다. 말 그대로 바다에서 배를 타고 지느러미, 분기 모양 등을 보고 종류와 숫자를 파악하고 행동을 관찰하지. 첨단 장비라도 드넓은 바다를 모두 연구하기엔 힘든데다 음파를 이용해도 개체 수를 세는 건 어렵거든.목시 조사는 쌍안경, 캠코더, 카메라(➋)를 가지고 고래가 이동하는 방향의 반대로 움직이며 관찰하는 거야. 고래가 북쪽으로 이동하면 배는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한 번 센 고래는 다시 세지 않도록 한단다. 고래를 발견한 위치를 알아 낼 GPS, 고래의 노래를 녹음할 음성녹음기, 스케치 도구를 준비하는 건 필수야.

 

유전자를 검사해 봐!

유전자 비교는 각 지역의 고래가 서로 어떤 사이인지, 고래와 다른 동물들이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 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야. 주로 그물에 걸렸거나 죽어서 해안에 밀려온 고래를 검사해.
그리고 고래의 살점을 살짝 뜯어 낼 수 있는 공기총을 쏴서 얻은 피부로 검사하지. 이 검사를 토대로 고래의 보존과 관리에 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단다. 또 유전자를 다른 동물과 비교해 진화계통을 연구하면 조상을 찾을 수도 있지. 이 연구로 고래의 조상이 소, 하마와 같은 육상 동물이란 걸 밝혔단다.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연구단에서는 고래의 청각, 후각이 육상 동물과 다른 기능을 하게 만드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어.

고래수염과 이빨을 잘라 봐!

수염고래는 어미 뱃속에 있을 때는 이빨이 있지만 태어날 땐 이빨 없이 수염만 가지고 태어나. 이 고래수염을 잘라서 얇은 박편으로 만들면 나이를 알 수 있어. 한편, 이빨고래는 이빨로 나이를 알아 낸단다. 이빨을 잘라 보면 나무의 나이테처럼 줄이 있거든. 한 층이 대체로 1년을 의미해서 나이를 셀 수 있어.
 





고래 똥을 찾아봐!

고래처럼 직접 생태를 관찰하기 힘든 야생 동물의 똥은 귀중한 연구 대상이야. 고래가 심해3000m에서 뭘 먹는지 알고 싶다면 고래 똥을 보면 되겠지? 게다가 고래 똥은 임신 여부, 독소, 호르몬, 유전적 특징까지 알려 준단다. 고래 똥은 액체 상태로 배설과 거의 동시에 바다에 퍼지므로 재빠르게 건져서 살펴봐야 해. 고래 똥 냄새를 맡는 탐지견과 함께 망망대해에서 고래 똥을 찾는단다.

 




"고래연구는 쉽진 않지만 고래의 보존을 위해 꼭 필요하답니다. 친구들도 바다에 나가면 눈을 크게 뜨고 고래를 찾아보세요!"  안용락(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수산연구사)


향고래 소식 인간은 내 친구

향고래
몸길이 18m, 몸무게 57톤으로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크다. 깊은 바다에서 살며 동물 중 몸길이에 비해 머리 비율이 가장 크다.
 

난 네모난 머리 모양이 독특한 향고래야. 소설‘흰 고래 모비딕’의 주인공으로 사람들에게 꽤 유명한 몸이라고. 그런데 고래를 제대로 알려면 고래가 인간과 어떤 관계인지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인간과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던 고래 이야기를 들려 주려고 해.
고래는 거대한 몸에서 쉽게 많은 원료를 얻을 수 있어서 오랜 옛날부터 요긴하게 쓰였단다. 사람들은 고래 기름으로 불을 밝히고 고래수염으로 코르셋, 솔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었지. 1700~1800년대에 대형 포경선이 나오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고래잡이가 심해졌어. 특히 석유를 사용하기 전엔 고래 기름을 중요한 공업 원료로 사용했지. 20세기엔 고래 기름으로 마가린, 비누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돼 더 많은 고래가 잡혔어. 포경이 가장 심했던 1962년엔 한 해에 7만 마리의 고래를 잡았단다. 지금도 우리 향고래 머릿속에 있는 기름은 저온에서도 변하지 않아서 인공위성의 윤활유로 쓰이고 있지. 한반도에서도 고래는 사람과 밀접한 관계였어. 고래들은 옛날부터 동해바다를 즐겨 찾았거든.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 선사시대에도 향고래, 귀신고래, 긴수염고래, 범고래 등을 구별할 만큼 사람들이 고래를 잘 알았음을 알 수 있지. 동해는 고래의 낙원이었단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선사시대에 바위에 남긴 고래사냥 그림으로 다양한 종류의 고래가 정확하게 그려져 있다

.

꼭 다시 돌아오고 싶어!

어헛! 고래 중 날 빼놓으면 안 되지! 난 고래까지 잡아먹는 킬러 고래, 범고래야. 지금까지 고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어때? 고래가 정말 신비롭고 특별한 동물이란 생각이 들지 않니?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더! 마지막으로 고래가 해양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꼭 알려 주고 싶어.
 



 
범고래
몸길이 9.8m, 몸무게 10톤으로 큰 무리를 이루고 산다. 무리와 일생을 함께 보내며 무리만의 방언을 개발해 쓴다
 
고래는 해양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야. 먹고 먹히는 생태계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북극이나 남극에서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고 따뜻한 열대바다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 해양물질 순환에 기여한다고.
이런 고래를 마구 잡아들이려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안타까워. 과거에 고래에서 얻었던 원료들은 오늘날 대부분 대체제가 있어서 더 이상 잡을 필요가 없거든. 산업의 원동력이었던 고래 기름도 석유 같은 다른 에너지가 대신 쓰이고 있고, 고래수염으로 만들던 물건들도 플라스틱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고래 연구도 우연히 그물에 걸린 고래로 충분하단다.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들이 이제 동해를 다시 찾아와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어. 그러려면 더 많은사람들이 고래를 제대로 알아야겠지? 그래서 말인데,‘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고래 이야기를 해 주길 부탁할게! 그럼 안녕!

 
➊해안으로 올라온 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➋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서 고래 보호캠페인을 하고 있다.

 

2008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남연정 기자
  • 도움

    안용락 수산연구사
  • 도움

    고래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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