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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지구 지킨다] 전기가 집으로 오기까지

4화

콘센트에 코드만 꽂아도 전기는 쉽고 빠르게 통합니다. 전기가 어디에서 만들어져 어떻게 오는지 궁금했던 적 있나요? 지금부터 그 과정에 얽힌,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전기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집니다. 발전소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거대한 기계인 터빈이 있어요. 터빈이 돌아가며 발전기 안의 자석을 회전시키고, 전기를 만들어 내죠. 터빈을 돌리는 힘은 발전소마다 다릅니다. 화력 발전소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워 얻은 에너지로 터빈을 돌리고, 원자력 발전소는 우라늄의 원자핵이 분열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어 내요.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제일 많이 만드는 건 화력 발전이에요.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석탄, LNG 등 화력 발전은 60%●를 차지합니다. 화석연료를 태우면 연료 속의 탄소가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대기 중에 머무르며 지구를 뜨겁게 해요. 화력 발전 다음으로 전기를 많이 만드는 원자력 발전 역시 핵폐기물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핵폐기물은 방사선이 사라질 때까지 수만 년 동안 지하 깊은 곳에 보관해야 하는데, 폐기물을 저장할 공간이 부족해 한계가 있지요.

 

특히 우리나라는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과 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화력 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는 주로 인구가 적고 전력 소비가 적은 지방에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전기 생산량이 제일 많은 충청남도는 화력 발전으로, 두번째인 경상북도는 원자력 발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죠. 그런데 정작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 쓰는 전기의 33%는 지방에서 공급받고 있어요. 특히 서울은 지역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9%만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 91%는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쓰고 있죠●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전선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면 필연적으로 전력 손실이 발생합니다. 전선에는 전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이 있는데, 저항 때문에 전기의 일부가 열로 바뀌면서 전기가 소모되거든요. 전기를 멀리 나르기 위해 전선 길이를 늘일수록 저항이 커져 손실이 늘어납니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 때 배출되는 탄소와 전기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은 어마어마해 분명 변화가 필요해요.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에서 필요한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지않을까요?

 

●2023년도판 한국전력통계, KEPCO

●지역별 전력 현황과 전력자립도(2021),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2023년도판 한국전력통계, KEPCO


화석연료 없이도 에너지를 만들 수 있을까?

2023년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했어요. 오늘의 화석상은 세계 기후환경단체들의 모임인 기후행동네트워크가 수여하는 상으로, 1999년부터 기후 협상의 진전을 막는 나라 세 곳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지요. 우리나라가 불명예를 안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 기업이 호주의 LNG 개발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탓이에요. LNG는 석탄 다음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은 화석연료입니다.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무려 84나 높은 메테인을 배출해 문제가 되죠. 이렇게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국가의 노력은 기후 위기 시대 국가 경쟁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올랐어요.

 

우리나라는 석탄과 LNG 등 화력 발전과 원자력 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아직 비중이 작지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도 전기를 만들고 있어요. 신재생 에너지란 햇빛이나 바람, 물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해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죠.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를 경험하고자 체험 학습을 떠났어요.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는 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뜻을 모으는 꿈마을공동체가 있어요. 그곳에서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태양광 충전등을 만들어 봤어요. 태양 전지판과 충전지, 간단한 회로를 이용해 낮 동안 에너지를 저장하고, 밤에 에너지를 쓸 수 있는 충전등을 만들었지요. 또, 학교 근처에 있는 노원 에너지 제로 주택을 방문했습니다. 노원 에너지 제로 주택은 화석연료 대신 태양광과 지열을 이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아파트 단지예요. 선생님과 학생들은 노원 에너지 제로 주택이 어떤 기술과 자재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지 알아보며 지속 가능한 삶을 꾸리는 미래를 엿보고 왔답니다.

 

아쉽게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는 널리 쓰이지는 못하고 있어요. 신재생에너지는 햇빛이 있을 때, 바람이 불 때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전기를 만들 수 있어 석탄이나 원자력으로 만든 전기보다 훨씬 값이 비쌉니다. 또, 우리나라에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부족해 많은 양의 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죠. 다행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불규칙적으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원자력 발전소보다 크기가 작고 안전한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요. ‘오늘의 화석상’을 수상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기후 위기 시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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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8호) 정보

  • 정윤지(서울 용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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