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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어린 왕자> 급하다 급해! 어린 왕자의 S.O.S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사막이 배경인 공상과학 영화를 보며 감탄했어요. 드넓은 사막에 일렁이는 모래 주름이 눈에 아른거렸지요. 그런데 그때, 꿀록탐정에게 국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어요.

“지지직.... 꿀록 탐정님! 도와주세요!”

 

●동화 마을에 무슨 일이? 사막에서 화장실 찾기

 

헬리콥터를 타고 사하라 사막에 온 꿀록 탐정은 어린 왕자를 발견하고 착륙을 시도했어요. 뿌연 모래바람이 솟구치는 가운데 멋지게 차려입은 어린 왕자의 모습이 드러났죠. 어린 왕자는 몸을 배배 꼬며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를 맞이했어요.

“꿀록 탐정니이임.... 개코 조수님. 빨리 와 주셨네요. 정말 감사해요.”

“왜 그렇게 몸을 움츠리고 계세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꿀록 탐정이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었습니다.

“그게....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없어 소변을 못 본 지 꽤 됐어요.”

꿀록 탐정은 의아한 눈빛으로 어린 왕자를 바라봤어요.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 그냥 볼일을 보시지....”

“그럴 수는 없어요. 제 고향 B612 행성에는 공중화장실이 100m에 한 개씩 있었단 말이에요. 아무 데서나 볼일을 보는 건, 제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꿀록 탐정은 지도를 펼쳐 화장실이 있을 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주변에는 공중화장실도, 사람이 지낼 만한 건물도 보이지 않았죠. 개코 조수도 망원경을 쓰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화장실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비행기를 타고 도시로 가야 할 것 같네요. 오줌을 그렇게 오래 참으시면 곤란해요.”

꿀록 탐정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음식을 소화하다 보면 혈액 속에 찌꺼기가 쌓입니다. 탄수화물과 지방은 작게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되고, 단백질이 분해되고 나면 암모니아가 만들어져요. 암모니아는 독성이 있어 곧바로 간으로 옮겨져 요소로 바뀝니다. 요소는 암모니아보단 독성이 약하지만 몸에는 필요 없는 성분이에요. 그래서 물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를 오줌이라고 하지요. 요소는 몸 밖으로 배출되기 전, 혈액을 타고 신장이 라는 기관을 거칩니다. 신장으로 들어온 혈액에는 요소뿐만 아니라 물, 포도당, 혈구, 단백질 등 몸에 필요한 물질이 있어요. 그래서 신장에서 필요한 물질은 남겨두고 노폐물인 요소만 걸러내야 하지요. 신장을 이루는 작은 기관인 ‘네프론’에서 이 작업이 이뤄집니다. 네프론을 자세히 보면 오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어요.

 

네프론은 사구체와 세뇨관으로 이뤄집니다. 사구체는 가느다란 혈관이 실뭉치처럼 모인 덩어리로, 주머니로 둘러싸여 있어요. 세뇨관은 사구체를 감싸는 주머니에 연결된 가느다란 관으로, 매우 가는 혈관이 주변을 감싸고 있지요. 사구체는 혈액에서 크기가 큰 혈구와 단백질은 남겨두고, 크기가 작은 물질인 물과 포도당, 요소만 걸러내 세뇨관으로 보냅니다.

 

세뇨관을 타고 흐르던 물질 중 물과 포도당은 세뇨관을 둘러싼 혈관으로 다시 흡수됩니다. 물과 포도당은 몸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물질이기 때문이죠. 사구체에서 미처 걸러지지 못하고 혈관에 남아 있던 요소는 세뇨관으로 옮겨져요. 세뇨관에 남은 물과 요소는 방광으로 모여 오줌이 되고, 오줌이 어느 정도 모이면 요도를 통해 몸 밖으로 배설됩니다. 오줌을 오래 참으면 요소를 포함해 몸에 해로운 물질이 방광에 오랫동안 머무르게 돼요. 따라서 오줌은 제때 배출하는 것이 좋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 1초에 3m나 찍! 매미 오줌의 비밀

여름철 나무 밑을 지나가다 매미의 오줌 세례를 맞아본 적 있나요? 매미는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300배에 달하는 나무의 수액을 마셔요. 수액에서 영양분만 섭취하고, 나머지 95%인 물은 오줌으로 배설하지요. 지난 3월 11일,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사드 밤라 교수팀은 매미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힘으로 오 줌을 발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페루의 아마존과 싱가포르의 래브라도 자연 보호 구역에서 매미가 어떻게 오줌을 배설하는지 관찰했습니다. 매미가 오줌을 얼마나 빨리 누는지, 한번에 오줌을 얼마나 많이 배설하는지 분석했죠. 그 결과, 매미는 오줌을 1초에 최대 3.16m의 속도로 발사하고, 한번 오줌을 눌 때마다 최대 0.574mL의 오줌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연구팀은 매미를 포함해 모기, 코끼리 등 크기가 서로 다른 15종의 동물이 오줌을 어떻게 배설하는지 살펴봤어요.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모기, 쥐 등 크기가 작은 동물은 소변을 한 방울씩 찔끔찔끔 누는 반면, 사람처럼 크기가 큰 동물은 소변을 물줄기의 형태로 콸콸 누는 경향을 보였지요. 연구팀은 매미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사람 같은 포유류처럼 오줌을 빠르게, 심지어 가장 빠른 속도로 분사한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사드 밤라 교수는 “매미의 배뇨 방식이 독특한 건 식습관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매미는 다른 곤충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합니다. 따라서 많은 양의 오줌을 관 밖으로 한 방울씩 밀어내기보다는 한번에 많은 양의 소변을 최대한 빨리 배출해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지요. 또, 매미는 곤충치고는 크기가 큰 편에 속합니다. 오줌이 배설되는 구멍의 크기가 다른 곤충보다 커서, 물방울보다 큰 물줄기의 형태로 배설할 수 있어요.

 

사드 밤라 교수는 “동물이 어떻게 소변을 보는지 탐구하면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계를 설계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에필로그

“휴, 꿀록 탐정님. 이제 살 것 같아요.”

화장실에서 나온 어린 왕자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어요. 덩달아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도 긴장이 풀렸지요. 꿀록 탐정은 헬리콥터 운전석에 다시 앉아 시동을 걸었어요.

“이제 사하라 사막을 여행할 일만 남았어요. 얼른가시죠!”

“좋아요. 저랑 같이 별 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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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8호) 정보

  • 배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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