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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비밀의 정원> 꽃이 피지 않아요!

요즘 꿀록 탐정은 반려식물에 푹 빠졌어요. 탐정 사무소 마당에 작은 정원도 만들었지요.

“오늘 날씨가 좋네~. 우리 아이들에게 물을 줘야겠다.”

꿀록 탐정이 커다란 물통을 들고 정원으로 나가려던 그때, 개코 조수가 꿀록 탐정을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탐정님!”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비밀의 정원에 꽃을 피우려면?>;

 

“탐정님, 지금 이럴 때가 아니에요. 의뢰가 들어왔다고요! 빨리 해결하러 가요.”

개코 조수가 꿀록 탐정에게 겉옷을 건네며 말했습니다. 꿀록 탐정은 개코 조수를 따라 서둘러 의뢰인이 있는 장소로 갔어요. 그곳은 몇 달 전 메리가 발견했다는 비밀의 화원이었죠. 커다란 정원에서 메리가 둘을 반겼어요.

“꿀록 탐정님, 개코 조수님! 갑자기 연락드렸는데 바로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메리가 손에 묻은 흙을 닦으며 말했어요. 

“저희가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꿀록 탐정이 물었습니다.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고 꽃이 가득 핀 정원을 기대하면서 몇 달간 열심히 정원을 가꿨어요. 그런데 보시다시피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아요.”

메리가 걱정스럽게 말하며 정원을 둘러보았어요. 확실히 꿀록 탐정의 정원과는 다르게 황량하고, 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요.

꿀록 탐정은 정원을 둘러보며 어떤 식물이 있는지 차례차례 공책에 적기 시작했어요. 

“뭐가 문제인지 알겠어요. 식물이 꽃을 피우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답니다.”

꿀록 탐정이 힘차게 말했습니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꽃이 피는 데 필요한 것은?

 

봄이 되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꽃이 핍니다. 식물은 어떻게 봄이 오는 걸 알고 꽃을 피울까요? 과학자들은 오랜 기간 연구 끝에 식물이 꽃을 피우는 데 낮의 길이와 온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식물의 잎에는 빛을 인식하는 수용체와 하루 24시간의 주기를 인식하는 생체시계가 있어요. 이들 덕분에 식물은 밤낮의 길이가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낮의 길이가 얼마나 긴지, 또 짧은지에 따라 꽃을 피웁니다.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상일 때 꽃을 피우는 식물을 장일식물이라고 해요. 시금치, 사탕수수, 홍당무, 과꽃 등 주로 늦은 봄과 여름에 꽃이 피는 식물이 장일식물에 해당하지요.

 

낮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장일식물의 잎에서는 꽃을 피우는 호르몬인 플로리겐이 만들어집니다. 플로리겐은 줄기 끝으로 가서 꽃눈을 만드는 유전자를 활성화해 꽃을 만들라는 신호를 전달합니다. 

 

반면 낮의 길이가 10시간보다 짧아야 꽃을 피우는 단일식물도 있어요. 나팔꽃, 코스모스, 국화 등 주로 가을에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단일식물에 속한답니다. 낮의 길이와 상관없이 꽃을 피우는 토마토, 당근, 고추, 고구마 등은 중일식물이라고 해요.

 

그런데 꽃을 피우는 데 낮의 길이가 아닌 온도가 중요한 식물도 있어요. 예를 들어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같은 봄꽃은 추운 겨울을 지내야 다음 해 봄에 꽃을 피울 수 있어요. 이 식물들은 여름부터 꽃 피울 준비에 돌입해 가을에 미리 꽃눈을 만들어요. 그리고 곰과 같은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추운 겨울 동안 겨울잠을 잔답니다. 살아 있지만 성장하지는 않고 겨울을 견디는 거예요. 봄이 되어 일정 기간 이상 따뜻한 온도가 유지되면, 이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비로소 꽃을 피웁니다. 결국 이 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모두 필요한 셈이죠. 

 

 

#통합과학 넓히기

화려한 꽃 색깔은 꿀벌을 위해 진화한 결과?

 

식물은 다양하고 화려한 색으로 꽃을 피웁니다. 저마다 다른 색의 꽃이 피는 건 곤충이나 새 등의 수분 매개자를 유인하기 위해서예요. 그렇다면 식물은 어떻게 이들의 마음에 들도록 꽃 색깔을 진화시켜 왔을까요?

 

호주 모내시대학교 연구팀은 식물이 최초로 꽃을 피웠던 때 꿀벌의 조상이 보았던 환경을 분석해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에 발표했습니다. 연구 결과 꽃을 피우는 속씨식물은 2억 5200만~6600만 년 전인 중생대에 처음 나타났어요. 그때 이미 지구상에는 꿀벌의 조상이 있었고, 이들은 지금의 꿀벌처럼 자외선과 청색, 녹색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색깔을 인식해 방향을 찾은 덕분에 바위나 나뭇잎을 피해 안정적으로 날고 먹이를 발견했지요. 

 

연구팀은 가장 오래된 대륙 중 하나인 호주에서 바위, 흙, 나뭇가지, 나무껍질, 나뭇잎 등이 반사하는 빛을 측정하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초의 꽃이 나타났던 중생대 시기, 꿀벌이 보는 시야를 컴퓨터 모의실험으로 재현했어요. 그 결과, 연구팀은 꿀벌이 수분한 식물 꽃잎의 색깔이 주변 환경에 비해 꿀벌의 눈에 잘 띄었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꽃이 꿀벌에게 더 강한 시각적 신호를 보낸 거죠. 

 

연구팀에 따르면 최초의 꽃은 칙칙한 녹황색이었고, 처음에는 파리가 이들의 수분 매개자였어요. 그런데 꿀벌이 꽃가루를 먹기 시작하면서, 꽃이 꿀벌의 시각에 맞춰 새로운 색으로 진화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모내시대학교 알란 도린 정보기술학부 교수는 “꽃은 꿀벌의 조상을 유인하기 위해 칙칙한 초록색에서 노란색 등 더 화려한 색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꿀벌뿐 아니라 새들도 꽃의 색깔을 더 화려하게 만들었어요. 알란 도린 교수는 “새는 꿀벌이 볼 수 없는 붉은색을 볼 수 있다”며 “식물은 새의 눈에 맞게 빨간색 꽃을 피우도록 진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에필로그

 

“겨울 내내 식물들을 따뜻한 곳에 놨다가 옮겨 심었거든요. 그래서 꽃을 피우지 않았나 봐요.”

꿀록 탐정의 설명을 들은 메리가 말했어요.

“봄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낮은 온도에 두었다가 다시 정원으로 옮겨 심으면 꽃을 피울 거예요. 저희도 돕겠습니다!”

꿀록 탐정이 팔을 걷어붙이며 힘차게 말했습니다. 몇 주 후, 메리의 정원은 동화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꽃들이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이 되었답니다.

 

2024년 3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6호) 정보

  • 오혜진 객원기자
  • 에디터

    백창은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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