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지구사랑탐사대 대원과 가족 62명이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 모였습니다. 지구사랑탐사대장인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 연구원들과 함께 생태원을 탐사하기 위해서였죠. 1박 2일 동안 동식물은 물론, 곤충과 조류까지 관찰하고 온 대원들의 생생한 생태 탐사기, 지금 시작합니다!
단풍 팀 vs 은행 팀, 탐사대회 시작!
“노란빛 우승! 은행 팀 파이팅!”
10월 8일 오후, 첫 일정인 운동회가 시작되자마자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의 응원 소리가 국립생태원의 농업생태정원에 울려 퍼졌어요. 대원들은 단풍 팀과 은행 팀으로 나뉘어 각각 손목에 빨간 밴드, 노란 밴드를 착용하고 열띤 응원을 펼쳤습니다. 운동회 종목은 미션 이어달리기였어요. 먼저 루페(확대경)로 글자를 관찰해 퀴즈를 맞히고, 숟가락 위에 계란을 올린 채로 장애물을 통과한 뒤 미션을 완수해야 했죠.
한바탕 운동회가 끝나고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은 본격적으로 생태원 탐사에 나섰습니다.
“이게 바로 장수풍뎅이 유충이에요. 유충은 1령부터 3령까지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는데, 이렇게 하얗고 통통한 유충은 3령인 상태예요.”
습지 동물 탐사를 이끈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는 장수풍뎅이 유충을 집어 들었어요. 유충을 본 대원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지요. 군산대학교 생명과학과 김지윤 교수는 직접 연못으로 들어가 대원들에게 검정말을 보여줬습니다. 검정말은 가늘고 긴 원기둥 모양의 줄기를 지닌 수생생물이에요. 우리나라의 습지에 흔히 살고 있지요. 그밖에도 대원들은 늦털매미, 금개구리와 수련, 물수세미 등 생태원의 다채로운 동식물을 볼 수 있었지요.
국립생태원 생물의 낮과 밤 파헤치기
야외 탐사를 마친 대원들은 실내 전시관인 에코리움으로 향했어요. 에코리움에 들어서자, 잎꾼개미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잎꾼개미는 나뭇잎을 잘라 버섯 농사를 짓는 독특한 개미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가 처음 이름을 붙인 종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오로지 국립생태원에서만 볼 수 있지요. 우리나라생물탐사 팀 서원식 대원은 “잎꾼개미와 버섯은 서로 도우며 살아간다”며 “캠프에서 만난 다양한 생물 중 협력하며 사는 잎꾼개미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원들의 탐사는 밤까지 이어졌어요. 바깥이 깜깜해지자, 대원들은 숙소 뒤편의 제인구달 길로 올라가 야간에 활동하는 곤충을 살펴보고 곤충의 소리를 탐사했습니다. 가을밤의 산에는 청솔귀뚜라미, 땅강아지, 등검은메뚜기 등 낮에는 볼 수 없던 곤충이 가득했어요.
“이 스윙칩 무늬가 보이나요? 청솔귀뚜라미 수컷의 날개는 이렇게 지그재그 무늬가 있어요. 이 부분을 비비면서 소리를 낸답니다.”
대원들이 야간 탐사에 푹 빠진 와중에, 장이권 교수는 청솔귀뚜라미를 집어 날개를 펼치며 설명했어요. 이어 암수의 구분법 등 곤충 동정에 관한 요령도 알려주었답니다. 대원들은 설명을 듣고선 직접 곤충을 관찰하며 온몸으로 익혔지요.
자연 탐사는 경쟁이 아닌 관심!
탐사 마지막 날, 대원들은 아침 7시 장항 앞바다에 모였어요. 사람이 없는 조용한 갯벌에서 조류를 탐사하기 위해서였죠. 왜가리나 흰목물떼새들을 멀찍이 망원경으로 관찰하던 대원들 사이로, 탐사대장 장이권 교수의 솜사탕처럼 생긴 녹음 장비가 눈에 들어왔어요. 장이권 교수는 조용히 새들의 무리 비행을 지켜보며 울음소리를 녹음했습니다. 소리 탐사란 자연에서 생물들의 소리를 녹음해 주변 환경을 탐사하고 연구하는 활동이에요. 장이권 교수는 “탐사할 때 생물의 소리는 종 다양성, 종간 의사소통 등을 파악하는 데 귀중한 정보가 된다”고 소리 탐사의 중요성을 말했습니다.
“무작정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해서 좋은 탐사가 되는 건 아니에요.”
탐사를 마무리하며 장이권 교수는 대원들에게 탐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세를 설명해 주었어요. 이어 “생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생물이 주변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질문하는 자세가 진정한 탐사”라고 전했습니다. 캠프를 마치며 과학초보 팀 허동혁 대원은 “나방처럼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는 생물들도 연구원분들이 상세히 설명해 주셔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게 지사탐 캠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