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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그로운 원석에서 보석까지

10월 17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원석을 보석으로 연마 중인 서울 종로의 KDT 다이아몬드 작업장에 다녀왔습니다. 다이아몬드 원석은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지만, 원석이 보석이 되려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해요.

 

보석이 되기 위한 원석의 여정

 

“윙~, 윙~.”

 

연마실로 들어서자 연마사들이 다이아몬드를 깎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인도에서 온 숙련된 기술자들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죠. 연마사들은 원석을 이리저리 살피며 모양을 내고 있었어요.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과정 중 중간 단계인 ‘연마’ 작업이었지요.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하는 과정은 ‘플래닝, 레이저 가공, 연마, 라운딩, 품질 검증 및 폴리싱’의 총 5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실험실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원석을 만들면, 스캔 프로그램으로 원석의 입체 구조를 스캔해요. 원석은 값이 비싸기 때문에 가공하며 버려지는 부분이 가장 적도록 설계하기 위한 플래닝 과정이죠. 플래닝이 끝나면 레이저 기계가 원석을 목표하는 모양의 70% 정도로 깎아 1차 디자인을 해요. 이후 연마사들은 레이저로 깎인 원석을 계획한 대로 섬세하게 세공하고, 라운딩 기계로 매끄럽게 다듬습니다. 마지막으로 품질을 확인하면 원석이 마침내 보석으로 탄생합니다.

 

 

 

 

랩그로운과 천연, 눈으로는 구분 불가?

 

천연 다이아몬드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전문 보석감정사조차 맨눈으로 구별할 수 없어요. 둘은 탄소로 구성된 완전히 동일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둘에도 미세한 차이가 있어요. 바로 질소의 함량입니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100~1000ppm 정도의 질소가 포함돼요. 그에 비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질소가 100ppm 이하로 포함되게 만듭니다. 질소가 많이 섞일수록 다이아몬드의 색이 갈색을 띠거든요. 따라서 질소가 적을수록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일 확률이 높아요.

 

랩그로운과 천연을 확실히 구분하려면 다이아몬드에 자외선을 비추는 ‘형광 반응’이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자외선을 많이 흡수하면 천연 다이아몬드고, 조금만 흡수하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예요. 형광을 비춘 후 컴컴한 암실에 놓고 발광하는 색상으로 구분하는 거죠. 천연 다이아몬드의 발광 색상은 파란색인 반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연두나 주황 등 다양하게 발색합니다. 질소량의 차이 때문이에요. 질소가 많을수록 파랗게 빛나거든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사람은 점점 더 늘고 있어요. KDT 다이아몬드 강성혁 실장은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절반 정도가 천연 다이아몬드를 보러 왔다가 랩그로운으로 선회한다”며 “천연만 다룰 때에 비해 수요가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우리나라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1~2년 내에는 전국적으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용어 설명

ppm: 100만분의 1을 뜻하는 단위.

2023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동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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