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다양한 감염을 치료하는 데 꼭 필요한 약이야. 하지만 지나치게, 또는 무분별하게 먹으면 위험해. 평범했던 세균이, 이름도 무시무시한 ‘슈퍼박테리아’가 될 수 있거든.
항생제, 복용 기간 지키지 않으면?
항생제는 대부분 다양한 세균을 한꺼번에 무찌를 수 있어요. 하지만 세균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항생제에 맞설 힘을 기르지요. 이 같은 현상을 세균에 ‘항생제 내성’이 생겼다고 해요. 항생제를 먹어도 세균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세균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모든 항생제는 적절한 복용 기간이 정해져 있어요. 그 기간을 지켜 항생제를 챙겨 먹어야 세균을 적절히 처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항생제를 먹다가 증상이 좋아진 것 같아 일찍 복용을 중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 몸속에서 항생제 때문에 죽어가던 세균들이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 세균들에게는 더 이상 해당 항생제를 먹어도 약이 통하지 않아요. 만약 나중에 같은 세균에 감염되면 다른 항생제를 먹어야만 병이 나을 수 있지요.
이렇게 내성이 생긴 항생제를 피해 다른 항생제를 먹다 보면 자칫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세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해요.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는 거의 없어요. 여러 항생제를 써도 세균이 죽지 않아, 치료가 무척 어려워지지요.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항생제를 잘 복용해야 하는 이유예요.
남은 약은 수거함으로!
모든 약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의 안내에 따라 먹어야 합니다.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약국에서 약을 받으면, 약봉지에 약의 복용 횟수와 함께 주의 사항이 적혀 있어요. 속이 불편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는 약, 졸릴 수 있는 약 등을 알고 먹으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지요.
특히 대한약사회 서기순 부본부장은 “일부 항생제를 먹었을 때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항생제의 강력한 살균 작용이 우리 장 속의 유익한 유산균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서기순 부본부장은 “일단 항생제를 끝까지 다 먹는 게 중요하다”며 “설사 증상이 너무 심하면 유산균을 함께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의사나 약사가 “증상이 나아지면 굳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약이 있습니다. 남은 약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버려야 해요. 이때 약을 아무 데나 버리면 안 됩니다. 약에는 다양한 화학 성분이 섞여 있어요. 변기나 하수구에 약을 그대로 버리면 화학 성분이 그대로 강물로 흘러 들어가지요. 서울 중랑천의 성분 변화를 연구하는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김현욱 교수팀은 “하천에서 소염진통제 성분인 이부프로펜이 꾸준히 검출된다”며 “특히 코로나19로 해열제나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서 검출량이 더 늘었다”고 강조했어요. 강물에 녹아 있는 약 성분은 생태계를 교란하고,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다시 사람이 사용하는 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약은 안전하게 소각돼야 해서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려도 안 돼요.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센터, 보건소 등에 폐의약품 수거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이나 각 지역의 보건소 홈페이지에서 수거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