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끝자락, 오래된 골목에 찬 바람이 불더니
유령 약국의 문이 끼익 열렸어. 희미한 빛을 두른 할머니 유령이 조심스레 들어왔지.
“저기, 나 좀 도와줄 수 있을까 해서요….”
할머니 유령은 집의 위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혼자 남겨졌을 강아지가 걱정된다고 했지.
“얼굴은 떠오르는데, 골목이 잘 안 떠올라요.”
세라는 포이를 바라보며 말했어.
“포이야, 마중꽃 시럽을 만들자. 창고에서 1/3과 1/6 약병 중 더 많이 든 쪽을 가져오렴.”
포이는 약재 창고로 갔어. 은은한 불빛 아래, 약초 향이 공기 속에 퍼져 있었지. 선반에서 1/3과 1/6이라고 적힌 약병 2개를 찾았어.
“3보다 6이 더 크니까 /6이 더 많겠지?”
포이는 이 적힌 약병에 담긴 시럽을 덜어 유리잔에 담았어. 달빛처럼 반짝이는 액체가 잔잔히 흔들렸지. 포이는 “완벽해!”라고 중얼거리곤 만족스럽게 계단을 올라갔어. 포이가 지나친 1/3약병은 조용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