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 끙…. 아이고, 힘들어!”
여유로운 한낮,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선선해진 날씨를 즐기며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서 누군가 수레로 짐을 잔뜩 옮기는 모습이 보였지요.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빠지는 머리카락을 막아라!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수레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어요. 거기엔 라푼젤과 왕자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요.
“오랜만이에요! 수레가 정말 무거워 보이는데, 저희가 좀 도와드릴까요?”
꿀록 탐정이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뭔가요? 매끈하고 찰랑거리는 것이…, 설마…?”
개코 조수가 수레에 담긴 물건을 살피며 말했어요.
“휴…, 정말 감사해요. 이건 제 머리카락이에요. 늘 그렇듯이 가발을 만드는 곳에 기부하러 가는 중이었죠.”
“이게 다 머리카락이라고요?”
라푼젤이 한숨을 내쉬며 설명하자,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동시에 놀라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너무 많이 빠져서 걱정이에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수레가 부족할 정도로 모였답니다. 이러다 머리카락이 전부 빠져버리는 건 아니겠죠?”
설명하던 라푼젤이 울상이 되었어요.
“라푼젤이 요즘 다이어트를 한다며 밥도 잘 안 먹고, 운동을 무리해서 하긴 했는데….”
왕자의 이야기를 듣던 꿀록 탐정은 잠시 고민하다 말을 꺼냈어요.
“그렇다면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어요. 제가 설명해 드리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머리카락이 빠지는 이유는?
지금 머리를 빗으면 아마 머리카락이 몇 올 정도 떨어질 거예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사람의 머리카락 개수는 약 10만 개로 하루에 보통 5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지지요. 머리카락이 매일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머리카락은 평생 새로 자라고 빠지기를 반복합니다. 두피에는 머리카락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모유두세포가 있어요. 모유두세포가 세포분열을 활발히 하면서 머리카락이 자랍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머리카락의 성장기는 2~6년 정도로, 매달 1cm 정도 자라지요. 보통 전체 머리카락의 약 85%가 활발히 자라는 성장기 단계에 있어요. 성장이 끝난 머리카락은 2~3주 가량 세포분열이 급격히 줄어드는 퇴행기에 접어들며, 머리카락의 뿌리가 있는 모낭이 피부 위쪽으로 올라옵니다. 이후 약 3개월 동안 머리카락은 더 자라지 않고 빠지기 쉬운 휴지기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는 새로운 머리카락이 성장하기 시작하지요. 새 머리카락이 올라오면 휴지기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두피에서 빠집니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지 않거나 너무 일찍 빠져서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부분이 비어 있는 증상입니다. 노화나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자연스러운 탈모도 있지만, 몸의 균형이 깨지면 탈모가 일어나기도 해요. 질병에 걸려 약물 치료를 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탈모가 생기지요.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탈모 증상은 원인이 해결되면 없어지지요.
머리카락의 건강은 우리의 생활 습관과 밀접합니다. 탈모를 예방하고 머리카락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소 머리를 잘 감아서 두피에 있는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내야 하죠. 또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고, 잠도 규칙적으로 잘 자는 것이 좋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여름엔 직모보다 곱슬머리가 더 시원하다?!
인류는 진화하면서 다른 포유류 동물과는 다르게 몸의 털이 점점 줄어들었어요. 털로 감싸는 대신 땀을 흘려서 체온을 유지했죠. 그러면 왜 머리에만 털이 남아 있을까요? 최근 머리카락이 뜨거운 태양 빛을 막아 머리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그중에서도 직모보다는 곱슬머리가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어요.
지난 6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와 영국 러프버러대학교 공동연구팀은 마네킹과 가발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마네킹이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 뒤,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을 씌웠어요. 그리고 태양 빛과 비슷한 빛을 쪼여 온도 변화를 관찰했지요. 특히 수분(땀)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그리고 다양한 세기의 바람이 부는 상황 등을 설정해 비교했습니다.
실험 결과, 마네킹은 가발이 아예 없을 때보다 가발을 씌웠을 때 열을 덜 흡수했어요. 그러면 그만큼 머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을 덜 흘려도 되고, 수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죠. 연구팀은 마네킹에 직모나 곱슬머리 등 다양한 형태의 가발을 씌워 실험했는데, 그중 곱슬머리가 열을 막는 효과가 가장 뛰어났습니다. 곱슬머리는 직모에 비해 두피와 머리카락 사이에 공간을 많이 확보해서 바람이 그 사이로 지나가며 열을 식혔거든요.
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초기 인류가 두 발로 걸어 다닐 때, 머리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 빛으로부터 뇌를 지켜야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어요. 이어 “다양한 머리색에 따른 효과 등 머리카락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답니다.
#에필로그
“그렇군요.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나 봐요. 제 머리카락이 돌아올까요?”
머리카락과 탈모에 대한 설명을 들은 라푼젤이 말했어요.
“다시 잘 먹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면 머리카락은 금방 예전처럼 돌아올 거예요.”
꿀록 탐정이 웃으며 말하자, 개코 조수가 머리카락이 담긴 수레 손잡이를 잡으며 외쳤어요.
“그래도 머리가 빠진 덕분에 머리카락을 엄청 많이 기부할 수 있겠는데요?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같이 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