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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PIXAR 애니메이션 이채연

지난 5월 30일,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디즈니픽사에서 일하는 이채연 3D 애니메이터를 만났습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6월 개봉한 <;엘리멘탈>;뿐만 아니라 <;버즈 라이트이어>;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 유명 작품에 참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픽사의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애니메이터라는 직업의 세계를 알아봤습니다.

 

애니메이터에게도 도전이었던 작품 <;엘리멘탈>;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재치 있고 열정 넘치는 불 캐릭터인 ‘앰버’가 주인공이지요. 엠버는 어느 날 우연히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아요. 웨이드와 동행하면서 앰버의 삶이 점점 달라집니다.

 

“학창시절 화학 시간에 봤던 주기율표에서 상상이 시작됐어요. 주기율표를 들여다보면, 118개의 원소들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처럼 보였거든요.”

 

5월 3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엘리멘탈>;의 피터 손 감독은 영화 속 세계관과 캐릭터를 떠올리게 된 계기를 말했어요. 이어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원소들을 의인화해 어린 시절 이민자 가정에서 살며 느낀 점과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지요.

 

<;엘리멘탈>;의 세계관을 영화로 만드는 건 제작진에게 어려운 미션이었어요. 불, 물, 공기, 흙으로 사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이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거든요. 실감나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엘리멘탈>;에는 보통의 작품보다 두 배나 많은 효과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답니다.

 

애니메이터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엘리멘탈>;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클로드’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먼저 다가가고, 호기심이 많다”며, 자신과 닮은 캐릭터라고 소개했지요.

 

 

Q애니메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애니메이터는 영화배우인 ‘캐릭터’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 애니메이터의 작업은 크게 스토리보드, 3D 모델링, 레이아웃, 애니메이션,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집니다. 먼저, 시나리오를 눈에 보이는 그림 형태로 의미를 전달하는 ‘스토리보드’를 그리고, 캐릭터를 3D로 만드는 ‘3D 모델링’을 한 뒤, 캐릭터를 화면에서 어떤 구도로 잡을지 정하는 ‘레이아웃’ 작업을 합니다. 이어 캐릭터에 감정과 의상을 입히고 움직임을 넣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 후, 캐릭터의 털 등이 더욱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시뮬레이션’ 하지요.

 

Q<;엘리멘탈>;의 캐릭터가 자연스러운 비결은?

<;엘리멘탈>;의 경우 감독님이 왜 이 장면이 탄생했는지 애니메이터들에게 많이 설명해주셨어요. 덕분에 장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었죠. 또 애니메이터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레퍼런스 필름을 찍기도 해요. 필름을 보며 사람의 움직임을 캐릭터에 적용한 뒤, 서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장면의 완성도를 높여나갔습니다.

애니메이터는 캐릭터가 실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도록 3D 모델링한 캐릭터에 뼈대를 심어주고,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소들을 컨트롤러로 설정해요. 보통 픽사는 하나의 캐릭터에 4000개의 컨트롤러를 심는데, <;엘리멘탈>;의 캐릭터에는 1만 개의 컨트롤러를 적용했어요. 덕분에 캐릭터들이 훨씬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었지요. 예를 들어, 앰버가 격정적으로 화를 낼 때 빛의 크기를 더 키우고, 투명도를 조절하고, 색을 다르게 바꿀 수 있었던 건 모두 세밀한 컨트롤러 덕분이에요.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더욱 자연스러워졌죠.

 

Q영화 속에선 10초면 지나가는 장면이 만드는 덴 한 달이나 걸린다고요?!

애니메이션에서 2~4초 분량의 장면을 만드는 데 일주일은 걸려요. 10초라면 한 달 정도 걸리는 셈이죠. 영화 속에선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이지만, 사실은 애니메이터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장면이랍니다. 장면 하나하나에 애정이 갈 수밖에 없어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작업 시간도 많이 줄어들지 않았냐고요? 사실 작업 속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어요.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요구하는 애니메이션 품질도 높아져 결국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똑같이 오래 걸리거든요. 한 작품을 만드는 데는 보통 3~4년의 작업 시간이 필요하고, 스토리 구상까지 따지면 더 길어집니다. <;엘리멘탈>;은 7년이 걸렸지요.

 

Q캐릭터를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게 있을까요?

앰버를 더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어요. 가스불을 켜 놓고 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관찰하고 촬영하기도 했죠. 또 앰버라는 캐릭터가 워낙 열정적이고 폭발하는 특징이 있어서 레퍼런스 필름을 찍을 때 카메라 앞에서 소리를 치고 화도 내봤어요. 이렇게 화를 많이 내는 캐릭터가 나오는 작업은 처음이었거든요. <;엘리멘탈>; 작업은 원소들의 움직임과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Q<;엘리멘탈>;에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뭔가요?

<;엘리멘탈>;은 아무래도 이민자를 다루는 영화여서,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생활을 하는 저에게도 특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업하는 동안 앰버에게 감정이입이 됐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지 배웠는데, 네 개의 원소를 생동감 있게 구현하는 데 있어서 저의 이런 경험들을 많이 담았어요.

 

Q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 있나요?

<;엘리멘탈>;의 클로드처럼 주변에 관심이 많아야 해요. 사람들이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관찰해야 하죠. 예를 들어 저는 길에서 다른 사람이 가방을 들고 가는 모습을 보면 ‘왜 저런 포즈로 가방을 들었을까?’ ‘가방 안에 무거운 물건이 들었을까?’ ‘가벼운 물건이 들었을까?’ 걸음걸이까지 자세히 보며 상상해요. 일을 하지 않을 땐 하루종일 카페나 버스 같은데 앉아서 사람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앉아 있는 자세, 동작 등을 살펴보다 보면, 그 안에서 미묘한 스토리가 보이지요. 이렇게 주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제가 만드는 캐릭터도 사람들에게 더 많이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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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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