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모로코에서 발견된 사이클로피지 시빌라 (Cyclopyge sibilla) 삼엽충 화석의 홑눈
지난 3월 8일, 독일 쾰른대학교 동물학과 브리지트 쇠네만 교수팀은 4억 년 전 바다를 누볐던 절지동물인 삼엽충의 이마 가운데에서 처음으로 ‘홑눈’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어요.
홑눈은 곤충이나 거미 같은 절지동물의 정수리에 달린 눈이에요. 잠자리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정수리에 3개의 ‘홑눈’이 있어요. 홑눈은 망막으로만 덮인 하나의 눈으로 빛을 모으는 공간인 유리체가 없어 주변 빛을 감지하는 역할만 하죠. 잠자리 머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개의 큰 눈은 ‘겹눈’이에요. 수십~수천 개의 ‘낱눈’이 벌집 모양으로 모여 생긴 눈으로, 수정체와 시세포를 갖고 있어 사물의 형태와 색깔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1982년 체코에서 발견된 사이클로피지 시빌라(Cyclopyge sibilla) 삼엽충 화석을 조사하던 중, 이마 가운데에서 작은 타원형 반점 세 개를 발견했어요. 세 개의 반점은 서로 평행을 이루고, 각 반점을 선으로 이으면 부채꼴 모양을 이뤄요. 연구팀은 세 개의 반점이 명확하고 규칙적인 외관을 갖는다며, 오늘날 절지동물이 갖는 ‘홑눈’과 특성이 일치한다고 설명했어요. 삼엽충 화석에서 홑눈을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절지동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홑눈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홑눈의 수는 절지동물마다 달라요. 오늘날의 곤충이나 갑각류는 3개만 갖고 있지만, 캄브리아기 초기에 살았던 원시 절지동물인 신다렐라(Cindarella)는 눈이 4개였지요. 독일 쾰른대학교 브리지트 쇠네만 연구원은 “절지동물이 가진 홑눈의 수를 통해 절지동물의 진화 단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