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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사실…, 나…, 고민이 있어.”
친구들이 얼싸안고 좋아하는 내내 어두운 표정을 짓던 지원군 선배가 입을 열었어요. 그리곤 시원이와 친구들을 자기 방 냉장고 앞으로 데리고갔어요.
“이것 봐. 지금도 그래. 비밀 과학 집단이 노리는 건 나, 아니면 시원이인 게 분명해!”

스토리 따라잡기
페트병이 와그작!


“이 페트병 말이야….”

지원군 선배는 냉장고를 열어 물이 조금 들어 있는 한 페트병을 가리켰어요. 페트병의 오른쪽 위가 마치 엄지 손가락으로 꾹 누른 듯 찌그러져 있었지요. 배는 어두운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갔어요.

“한 1주일 정도 전부터 이래. 내가 냉장고를 열 때마다 페트병이 지금처럼 찌그러져 있는 거야. 여…, 여기 엄지로 꾹 눌러 찌그러뜨린 자국 보이지? 분명 누가 우리 방에 들어와 페트병을 찌그러뜨린 거야. 시원이 너랑 나를 노린 거라구~! 증거는 이뿐만이 아냐.”

지원군 선배는 방 오른쪽 구석에 쓰레기 더미처럼 쌓여 있는 물건들을 가리켰어요. 그곳엔 선배의 책, 옷, 등이 한데 엉켜 있었지요.

“여기 두었던 내 화학책이 사라졌어!”

누군가 방에 몰래 들어와 페트병을 찌그러뜨리고, 물건도 훔쳐간다니 다른 친구들도 모두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였어요.

“으하하하!”

시원이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어요.

“으하하! 선배,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선배를 노리지 않아요.”



[▼확대]





융합 개념 파헤치기

페트병 에어컨, 진짜 가능할까?

지난 달, 방글라데시의 광고 회사 ‘그레이 다카’는 전기 없이도 기온을 낮출 수 있는 '에코 쿨러’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그리고 그 과정을 촬영해 광고로 만들었죠.

에코 쿨러는 쉽게 말해 페트병으로 만든 에어컨이에요. 널찍한 판에 수십 개의 페트병을 끼워 넣은 모양으로, 이때 페트병은 중간쯤에서 잘린 모양을 하고 있어요. 그레이 다카는 이렇게 페트병이 끼워진 판을 벽에 붙이면 바람이 페트병의 넓은 부분에서 좁은 부분쪽으로 통과하며 온도가 낮아진다고 설명했어요. 광고 영상에선 이렇게 통과한 공기의 기온이 5~10℃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와요.

그레이 다카는 그 이유가 기체의 성질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공기는 페트병의 넓은 입구로 들어간 뒤 좁은 입구를 통과하면서 압축됐다가, 다시 페트병 밖으로 나오며 팽창해요. 그 과정에서 기체의 온도가 낮아진다는 거예요.

이 원리를 ‘줄-톰슨 효과’라고 해요. 우리가 입을 크게 벌리고 입김을 내뿜었을 때 따뜻한 공기가 나오는 반면, 입을 오므리고 입김을 뿜으면 차가운 공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줄-톰슨 효과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이 광고가 알려진 뒤, 페트병 에어컨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있어요. 자신을 ‘기계공학을 전공한 기업체 수석연구원’이라고 밝힌 한 블로거는 게시글을 통해 ‘페트병 에어컨에는 줄-톰슨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지요. 일반 공기엔 공기가 빠르게 지나가도록 하는 압력이 있어야 하는데, 보통 공기엔 그런 힘이 없다는 거예요.



게다가 줄-톰슨 효과가 적용된다고 해도 페트병 에어컨이 실내 온도를 5~10℃ 낮추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어요. 공기의 대부분이 질소라고 할 때, 약 27℃의 기온에서 5℃ 떨어지려면 25기압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하지만 페트병을 지나가는 공기에 자연적으로 25기압만큼의 압력이 가해지는 건 불가능하답니다.

페트병 에어컨 논란에 대해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최해천 교수는 “줄-톰슨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블로거의 설명에 동의한다”고 밝혔어요. 또 상명대 화학과 강상욱 교수는 “만약 그레이 다카의 실험 결과가 사실이라면 온도를 측정한 시각, 유리보다 낮은 페트병의 열 전도성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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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일러스트

    이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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