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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요정의 기묘한 모험] 5화. 버섯의 씨앗은 주름에서 난다? 주름버섯

 

버섯들의 번식 비결은 주름!

 

작년 여름, 버섯을 찾으러 전국 여행을 떠났을 때였어요. 강원도 양구군의 산길변에 있던 공원을 탐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환호성을 터트렸습니다. 평소에 꼭 보고 싶었던 이끼꽃버섯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거든요. 이끼꽃버섯은 버섯 전체에 미끈미끈한 점액질을 머금는 특징이 있어요. 그 점액질이 빛을 반사시켜 버섯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어 마치 에메랄드 밭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죠. 초록 버섯은 핑크다이아몬드처럼 세계적으로도 몇 종 없는 귀한 녀석입니다. 

 

 

기쁨에 취해 무아지경인 상태로 버섯 사진을 찍던 저는 말벌 한 마리의 급습에 냅다 도망쳤습니다. 그렇게 카메라를 놔두고 열심히 줄행랑을 쳤는데, 발 디딘 곳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가 난 곳을 보니 맹독을 지닌 까치살모사가 똬리를 틀고 있더라고요. 발을 살짝만 잘못 디뎠어도 까치살모사에게 발목을 물려 제 여정은 그날로 끝이 났을 겁니다.

 

이날 만난 이끼꽃버섯처럼, 버섯은 대체로 길다란 대가 있고, 대의 중심에 갓이 펼쳐져 있으며 갓 밑에는 주름살이 나 있는 모습입니다.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표고버섯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버섯들은 모두 이런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중 가장 중요한 구조는 주름살입니다. 버섯에서 포자를 형성하는 세포층을 자실층이라고 부르는데, 주름살이 바로 자실층이거든요. 이렇게 자실층이 주름살 형태를 갖춘 버섯들을 일컬어 주름버섯류라고 부릅니다. 마트에서 자주 보는 대부분의 식용버섯들과 야생 버섯이 주름버섯류에 해당합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주름버섯

 

붉은달걀광대버섯은 갓, 주름살, 대와 함께 또 다른 구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바로 대에 치마 저고리처럼 달려있는 ‘턱받이’와, 대의 기둥을 감싸고 있는 ‘대주머니’예요. 턱받이의 정확한 명칭은 ‘내피막’인데, 이들은 미성숙한 버섯의 주름살을 덮어 보호하고 있다가 갓이 벌어지며 자연스럽게 대로 내려오는 모습이 됩니다.

 

반대로 대주머니는 미성숙한 버섯을 알 껍데기처럼 감싸며 보호해줍니다. 이 때문에 대주머니를 ‘외피막’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외피막에 감싸져 있던 버섯이 점점 성숙하면서 대가 길어지고 갓이 펼쳐지며 외피막이라는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죠. 따라서 외피막이 있는 미성숙한 버섯을 보면 숲 바닥에 버려진 새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알을 깨고 나오는 버섯이라니,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대주머니와 턱받이가 있는 버섯들은 몇 개 분류군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광대버섯속이 대주머니와 턱받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털주머니버섯은 대주머니만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큰갓버섯속, 갓버섯속, 끈적버섯속 등은 턱받이만 갖고 있지요. 이들은 각각 자신만의 개성 있는 턱받이를 갖고 있는데요. 큰갓버섯은 반지 모양의 턱받이를 갖고 있으며 끈적버섯속의 버섯들은 거미줄 같은 턱받이를 갖고 있지요. 끈적버섯속의 학명은 ‘Cortinarius’예요. 거미줄을 뜻하는 영단어인 ‘Cortina’에서 유래했지요. 

지금까지 야생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름버섯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어떠셨나요? 생각보다 다양한 버섯의 모습이 놀랍게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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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박상영(생태사진작가)
  • 에디터

    박동현 기자 기자
  •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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