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냄새를 따라 숲길을 걷던 헨젤과 그레텔은 ‘아무나 와서 드시고 가세요’라는 팻말이 걸린 과자 집을 발견했어요. 며칠을 굶주렸던 둘은 과자를 마구 먹어 치우기 시작했죠. 그런데 갑자기, 헨젤의 온몸에 빨간 두드러기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가려움과 복통이 찾아왔죠. 고통스러워하는 헨젤을 보며 그레텔은 도움을 청하러 달려 나갔어요.
#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두드러기는 역시 사악한 마녀 때문일까?!
다행히 과자 집에는 CCTV가 달려 있었어요. 이 상황을 지켜보다 놀란 과자 집의 주인인 마녀는 즉시 꿀록 탐정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어요.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는 빠르게 과자 집으로 향했죠. 도착해보니 그레텔이 마녀와 대치 중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어린애들을 꾀어내 죽이는 마녀가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요. 당신이 그 나쁜 마녀예요? 우리 오빠를 독살하려고 한 거죠? 과자에 독을 넣고 배고픈 우리를 여기로 유인한 거야!”
마녀는 억울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며 말했어요.
“아니야! 오해야! 나는 그런 나쁜 마녀가 아니야. 나는 마법으로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어서 동화마을 미쉐린 파티시에가 되는 게 꿈이라고! 이 과자 집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무나 먹어보고 별점이랑 시식 평을 남겨 줬으면 해서 만든 거야. 저기 봐봐!”
마녀가 가리킨 곳에는 정말로 별점과 시식 평을 남기는 공간이 있었어요. 이미 많은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있었죠.
“그, 그럼 우리 오빠는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요? 여기 와서 과자와 디저트를 먹다가 갑자기 저렇게 됐다고요!”
그레텔의 말에 사건 현장(?)을 유심히 둘러보던 꿀록 탐정이 대답했어요.
“아, 그건 제가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헨젤 군은 아무래도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PDF에서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알레르기 반응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우유, 달걀, 땅콩, 새우, 고양이 털 등. 대부분 사람은 이런 물질에 전혀 반응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입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알레르겐’ 또는 ‘알레르기 항원’이라고 불러요. 알레르기 반응은 알레르기 항원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알레르기 항원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면역체계는 이를 위험한 물질로 잘못 인식하고 면역 반응을 시작해요. 바로 알레르기 항원을 공격하는 특별한 항체(IgE)를 만들게 되죠. 이 항체는 혈액을 순환하면서 면역세포 중 하나인 ‘비만세포’를 만납니다. 그리고 비만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항체가 붙게 되죠.
이후 같은 알레르기 항원이 또다시 몸속으로 들어오면, 비만세포가 활성화됩니다. 비만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있던 항체에 알레르기 항원이 붙으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분비하는 거죠. 그 결과 가려움, 두드러기, 재채기, 콧물, 붓기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중 대표적인 것이 ‘히스타민’입니다. 비만세포는 이 히스타민을 잔뜩 갖고 있어,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뚱뚱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비만세포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알레르기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부모님이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면, 자식에게도 유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최근에는 대기오염과 생활환경의 변화 등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더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보통 알레르기 반응은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쇼크로도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요. 이런 급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아나필락시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아요.
#통합과학 넓히기
스마트폰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가득하다고?
요즘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우리나라 성인의 97%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고, 스마트폰을 쓰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2020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등학생 4~6학년 2700여 명, 학부모 2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4~6학년 중 87.7%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밝혔어요.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에 각종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많아 알레르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미국 아이오와대학교와 보스턴 아동병원 공동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15명의 스마트폰에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의 수치를 측정했어요. 그 결과, β-D 글루칸(BDG)과 내독소가 높은 수치로 발견됐어요. BDG는 곰팡이의 세포벽에서 발견되는 물질로 기도를 자극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내독소는 세균의 독성물질로, 내독소가 검출됐다는 것은 그만큼 스마트폰에 세균이 많다는 뜻이에요.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스마트폰에서는 고양이와 개의 비듬과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발견됐어요.
우리는 하루에 평균 2600번 이상 스마트폰을 만진다고 해요. 스마트폰을 사용한 손으로 얼굴을 만지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호흡기나 피부, 눈에 닿아 비염이나 결막염 등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어요. 연구에 참여한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공중보건학과 피터 손 교수는 “알레르기와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더 자주 청소해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덜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연구팀은 알코올이 포함된 물티슈 등으로 스마트폰을 수시로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답니다.
# 에필로그
헨젤은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졌지만, 꿀록 탐정과 개코 조수가 혹시 모른다며 병원을 데려갔어요.
“그동안 땅콩으로 만든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오빠한테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줄 몰랐어요.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그레텔은 마녀를 오해해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나도 앞으로 커다랗게 주의 표시를 붙여놓을게. 알레르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오늘 보니 정말 신경 써야 할 것 같아.”
헤어지기 전, 그레텔은 마녀에게 별점과 시식 평을 남긴 메모를 건넸어요.
‘★★★★★ #대박맛있음 #이구역디저트맛집 #동화마을1호미쉐린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