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마녀 일리가 숟가락을 휘어버렸어. 금속을 어떻게 물렁하게 만들지? 갈륨의 비밀을 알아보자.
특집•통합과학 교과서 中
… 액체 금속의 한 종류인 갈륨 방울을 올려놓고 … (하략)
… 관성은 물체가 기존의 운동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로 … (하략)
갈륨 Gallium
갈륨은 원자번호가 31번인 은색 금속으로 녹는점이 약 29℃예요. 사람의 체온보다 낮아 손바닥 위에 올리면 바로 액체로 변하죠. 상온(약 25℃)에서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데, 이처럼 상온 근처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금속을 ‘액체 금속’이라고 해요. 갈륨은 전기가 통하지만, 액체로 변할 수 있어 구부러질 수 있는 전자회로 등에 자주 활용돼요.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강지형 교수팀은 갈륨을 이용해 늘어나는 전자회로를 공개했지요.
갈륨은 녹는점이 낮지만, 끓는점은 2204℃로 높아요. 2204℃가 넘어야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수 있지요. 즉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온도의 영역이 넓다는 의미예요. 이러한 특성 때문에 갈륨은 온도계에 사용돼요. 수은은 끓는점이 약 300℃로 낮아, 갈륨 온도계는 고온 측정에 활용됩니다. 끓는점이 낮아 온도계 밖으로 나와도 쉽게 기체로 증발하지도 않고요. 또, 수은과 달리 독성이 적어서 온도계가 깨져 흘러나와도 위험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어요.
갈륨은 다른 물질과 결합해 다양한 곳에 활용됩니다. 비소와 갈륨의 화합물인 비소화 갈륨은 태양전지로도 쓰이고, 전기 에너지를 빛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어 빛을 내는 반도체인 발광다이오드(LED)에 쓰이기도 한답니다.
관성
정지해 있던 버스가 갑자기 출발하면 몸이 뒤로 쏠립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관성’ 때문이에요. 관성은 물체가 운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입니다. 물체가 외부로부터 힘을 받지 않는다면 정지해 있던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고, 움직이던 물체는 더 빨라지거나 느려지지 않고 한 방향으로 영원히 이동하지요. 예를 들어 버스에 타고 있다가 갑자기 출발하면, 우리 몸은 정지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버스는 앞으로 가버리면서 몸이 뒤로 쏠리게 돼요. 반대로 버스가 갑자기 멈추면, 버스에 탑승한 우리 몸이 여전히 앞으로 이동하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리죠.
그런데 관성이 있다면서, 바닥 위에서 굴러가던 공이 스스로 멈춰버리는 건 왜 그럴까요? 공이 계속 굴러가지 않고 스스로 멈춘 건, 바닥과 공 사이의 마찰력이 공의 운동을 방해했기 때문이랍니다.
관성과 마찰력을 살펴볼 수 있는 간단한 실험을 소개할게요. 물컵 위에 종이를 얹고 그 위에 동전을 올려보세요. 종이를 천천히 당겨 컵 위에서 빼면, 종이와 동전 사이의 마찰력 때문에 동전은 종이와 함께 이동합니다. 종이를 빠르게 당겨서 빼면 동전이 물컵 안으로 빠져요. 종이와 동전 사이에 마찰력이 작용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관성이 더 크게 작용해 동전이 아래로 떨어지는 거죠.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관성의 크기는 커집니다. 멈춰 있는 탁구공과 볼링공을 움직이려면 질량이 더 큰 볼링공을 미는 데에 더 많은 힘이 필요해요. 움직이는 탁구공과 볼링공을 멈출 때도 볼링공을 막을 때 더 힘이 많이 들고요. 질량이 클수록 운동 상태를 바꾸는 것이 어려운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