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2022 시민과학 페스티벌’이 열렸어요. 올해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시민과학 프로젝트인 지구사랑탐사대(지사탐)가 10주년을 맞이해 그 의미가 더욱 컸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시민과학 축제의 현장으로 함께 가 볼까요?
메타버스에서 시민과학 축제가?!
이틀 앞선 11월 17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서는 지구사랑탐사대 1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 시민과학 페스티벌이 먼저 열렸습니다. 사람들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 접속한 뒤 맵을 돌아다니며 지난 10년간의 활동 기록과 10주년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었어요. 참가자들은 생태 연구자들의 방을 구경하거나 숲속에서 생태 퀴즈도 풀기도 했지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진행된 본행사에서 동아사이언스 장경애 대표는 “최근 코로나로 외부 생태 탐사 활동이 어려웠는데도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어요. 어린이과학동아 김정 편집장은 “지구사랑탐사대가 10년이나 이어지면서 동생격인 플라스틱 다이어트, 우동수비대 등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며, “미래 세대가 생명 감수성을 갖는 데 시민과학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사탐은 내년부터 그간 과학자가 일일이 수동으로 분석해야 했던 생물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동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는 등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어요. 이는 앞으로 2년간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에서 지구사랑탐사대를 후원하기로 한 덕분이에요. 브라이언임팩트는 기술이 산업을 도와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설립된 민간재단입니다.
본행사가 진행되는 어울림홀 바깥쪽 전시공간에는 시민과학자들의 부스 전시와 포스터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지사탐 대원들이 준비한 다양한 체험 부스 옆에는 국립생태원 등 기관과 곰보금자리프로젝트 같은 생태 단체들도 함께했죠. 한글로 야생동물을 그리는 진관우 작가의 작품 전시도 방문객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민물고기 부스를 운영한 성무성 연구원은 “기록하지 않으면 소리없이 사라진다”며 시민과학자들의 참여를 응원했어요. 이날 성무성 연구원은 전국의 하천을 다니며 노트에 직접 펜으로 기록한 관찰 기록을 전시하고 직접 촬영한 민물고기 둑중개와 금강모치, 새미의 사진을 나눠주었지요.
대원들의 열정으로 함께하는 지구사랑탐사대
“맹꽁이, 정답!”
행사 중 지사탐 대장님인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의 소리 퀴즈가 진행됐습니다.
참여자들은 긴꼬리귀뚜라미와 맹꽁이 등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떤 동물인지 맞히며 생태를 배웠어요. 이어 시민과학자 8팀이 참여한 3분 스피치가 마련됐습니다. 닥터구리 팀 최윤정 시민연구원은 수원청개구리 연구에 참여하면서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 박사님을 만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곽용준 중학생 시민연구원도 “새 덕후인 누나를 따라다니며 탐사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직접 촬영한 멸종위기종 암끝검은표범나비 사진을 소개했지요. 초등학생 때 지사탐 대원으로 만나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이원재, 현준서 대원은 “지사탐에서 함께 생물 탐사를 다닐 수 있는 소중한 친구를 찾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순서로는 올해 지사탐 참여팀들을 위한 시상식이 진행됐어요.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기록을 올려 ‘천 번의 탐사 상’을 받은 온새미로 팀의 정인혁 대원은 “천 개를 채우려고 한 건 아닌데 열심히 하다 보니 천 개가 돼 신기하다”고 말했지요.
2012년 수원청개구리 연구에 참여했던 중국 난징임업대학교 아마엘 볼체 교수는 이날 행사에 방문해 “연구자들이 모든 서식지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과학이 필요하다”며 “10주년을 맞이한 지구사랑탐사대가 정말 멋지고 뿌듯하다”고 전했어요. 이어 “자연을 보호하려면 먼저 자연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장이권 교수는 감사패와 대원들이 직접 쓴 편지를 전달받으며 “정말 가슴 벅찬 순간”이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한 해를 시작할 때마다 어디서 어떤 동물을 탐사할지만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10년이 됐다”며 “내년에도 이 모습을 계속 이어가 멋진 한해를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