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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별주부전> 용왕님의 병환은 하수 때문?

분위기가 뒤숭숭한 이곳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용궁’. 용궁을 다스리는 용왕님이 병에 걸려 용궁 신하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용궁 신하들은 육지에 사는 꿀록 탐정이 용왕님을 고쳐줄 것이라 믿고 거북을 육지로 파견해 꿀록 탐정을 용궁으로 데려왔습니다.

 

 

 

동화마을에 무슨 일이?

더러운 물이 바다로 그냥 흘러들고 있어요!

용왕님을 진찰한 꿀록 탐정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용왕님은 용궁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세균에 감염되신 것 같아요. 이 세균이 어디서 흘러들어온 것인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꿀록 탐정의 말에 신하들이 술렁였어요. 그때 용왕님이 끙끙대며 말했어요.
“탐정 양반, 실은 과인과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신하가 여럿 있다오. 최근 들어 용궁에서 마시는 물에서 냄새가 나더만, 그것 때문인가….”
용왕님의 말에 꿀록 탐정의 눈이 반짝였어요.
“개코 조수! 용궁에서 쓰는 물이 문제일 거야! 샘플을 채취하러 가 보자!”
거북이 꿀록 탐정의 지시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어요.
“물이요? 거기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항상 마시던 물이었던 걸요.”
꿀록 탐정은 거북의 물음에 답했습니다.
“육지에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동해로 흘러들어올지도 몰라요. 하수처리시설을 점검하러 가보죠!”

 

 

 

통합과학
개념 이해하기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정화하자!

‘하수’란 인간의 활동으로 생긴 더러운 물을 뜻해요. 화장실, 설거지, 산업 폐수 등 집이나 공장 등에서 사용돼 오염되고 더 이상 쓰지 못하게 된 물을 뜻하죠. 또한 건물이나 도로 등으로 유입되는 빗물과 지하수 등의 물도 하수에 속해요. 이렇게 집과 공장, 도로 등에서 모인 하수는 하수관을 따라 흘러 하수처리장으로 이동합니다.


하수를 정화해 환경에 무해한 물로 만드는 일을 ‘하수처리’라고 해요. 하수처리를 해야 비로소 강이나 바다에 하수를 흘려보낼 수 있습니다. 만약 더러운 물을 그냥 하천이나 바다로 흘려보내면 악취가 날 뿐 아니라 수질오염으로 물고기와 같은 생물에도 영향을 끼칠 거예요. 오염된 하천에서는 물고기와 같은 식량 자원이 사라지고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하게 되겠죠. 공장 폐수를 그대로 버리면, 중금속으로 물이 오염돼 그 물에 사는 생물의 몸엔 중금속이 쌓이게 돼요. 결국 이런 생태계의 변화는 자연의 일부인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수처리장에서 하수는 침사지, 1차 침천지, 포기조, 최종 침전지, 소독조 등을 거치며 정화돼요. 침사지에서는 스크린이라고 하는 거름막이 설치되어 있어 비닐과 같은 부피가 큰 이물질이 걸러집니다. 1차 침전지에서는 침사지를 통과한 작은 부유물질을 가라앉혀 제거하죠. 포기조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최종 침전지에 다다른 하수를 가만히 두면, 미생물과 유기물이 엉킨 덩어리는 가라앉고 맑은 물만 뜨게 되죠. 여기서 얻은 맑은 물을 마지막으로 소독조로 보내 살균한 뒤, 하천으로 하수를 방류한답니다.

 

 

 

통합과학 넓히기

종식된 줄 알았던 소아마비, 하수로 검출했다!

소아마비란 ‘폴리오 바이러스’에 의해 신경계가 감염돼 다리가 마비되는 등 후유증이 남는 병을 말해요.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부분은 증상이 없지만, 200명 중 1명꼴로 영구히 다리에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중에서 5~10%는 호흡 관련 근육 마비로 사망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폴리오 바이러a스는 감염자의 인후분비물과 분변을 통해 배설돼 전파됩니다. 그래서 하수처리시설을 늘리는 등 위생 환경을 개선하면 폴리오 바이러스 감염이 줄어들지요.


폴리오 바이러스는 1950년대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한 백신으로 박멸되기 시작했습니다. 죽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주사 백신과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든 먹는 백신이 있지요. 예방접종과 위생 환경 개선 덕분에 우리나라는 1983년 이후로 소아마비 환자가 나오지 않았고, 2000년에 소아마비 박멸을 선언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소아마비가 퇴치되지 않은 나라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2개국입니다.


그런데 사라진 줄 알았던 폴리오 바이러스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어요. 8월 10일, 영국 보건안전청은 올해 2~7월 런던의 하수에서 추출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폴리오 바이러스가 116회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1984년 이후 런던에서 처음으로 검출된 거죠. 이에 따라 런던의 만 1∼9세 어린이에게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권고했습니다.

 

 


폴리오 바이러스가 검출된 건 영국뿐만이 아니에요. 올해 3월에는 이스라엘에서, 7월에는 미국 뉴욕주에서 소아마비 진단을 받은 확진자가 나왔어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바이러스는 먹는 백신에서 유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백신 속 약화된 바이러스가 대변이나 인후분비물 등을 통해 퍼지면, 소아마비에 면역이 없는 사람들이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앞으로 런던 외에도 다른 지역의 하수도 조사할 것이며, 미국 뉴욕주도 CDC와 협력해 하수를 계속해서 감시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에필로그

바다 위 하수처리장을 점검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용왕님은 건강을 되찾았어요.
“몸에서 힘이 넘치는구려! 물에서 이상한 냄새도 안 나고, 맛도 괜찮아졌소!”
거북은 용왕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육지에서 토끼 간이라도 구해와야 하나 고민했는데, 탐정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용왕님께서 건강을 되찾으셨어요.”
“해야 할 일을 한 건데요 뭘. 그럼 저는 다음 사건이 있는 곳으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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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태인 기자 기자
  • 일러스트

    박정제
  • 디자인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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